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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헌정사 관행 무너져"…민주 "헌정사 남을 자기부정"

입력 2022-10-26 18:16 수정 2022-10-2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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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의 불참 속에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의 어제 국회 시정연설, 이를 두고 여야의 공방은 오늘(26일)도 뜨거웠습니다. 윤 대통령은 "헌정사의 관행이 무너졌다"며 야권을 강하게 비판했고요. 민주당은 "자기부정의 극치"라고 맞받았죠. 곧 돌입할 국회 예산안 심사, 난항이 예상됩니다. 그런가 하면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혀온 조상준 국정원 기조실장이 돌연 자리에서 물러났는데, 관련 소식들을 유한울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오늘 준비한 소식은요. < 분열의 정치 > 입니다. 어제 국회에서 있었던 윤석열 대통령의 '반쪽 연설', 그 후폭풍이 큽니다. 윤 대통령,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을 매번 준비해온 발언으로 시작하죠. 여기부터 일침 들어갑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붉은색 넥타이를 메고 했습니다.

[용산 집무실 출근길 : 의원님들께서 전부 참석하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법정 시한 내 예산안 심사를 마쳐서 내년부터는 우리 취약계층의 지원과 또 국가 발전과 번영에 필요한 예산을 집행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면 하는 그런 마음이 있습니다.]

"아쉽기는 하다" 이 정도는 약과였습니다. "비어 있는 국회, 분열 정치의 상징이라는 비판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기자가 이렇게 질문을 던졌는데요. 윤 대통령, 이 질문 받아서 민주당에 작심 비판 쏟아냅니다.

[용산 집무실 출근길 : 과거에 노태우 대통령 시절부터 지금까지 약 30여 년간 우리 헌정사에 하나의 관행으로 굳어져 온 것이 어제부로 무너졌기 때문에 아마 앞으로는 정치 상황에 따라서 대통령 시정연설에 국회의원들이 불참하는 이런 일들이 종종 생기지 않겠나 싶고 그것은 결국 대통령뿐만이 아니라 국회에의 국민의 신뢰가 약해지는 것이 아니냐, 국회를 위해서도 과연 그것이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여지가 있습니다.]

어제 자신을 침묵시위로 맞는 민주당에 눈길 한번 주지 않은 윤 대통령이죠. 외면에 이어 작심 비판이라니 민주당도 참을 수 없습니다. "헌정사의 관행이 무너졌다"는 발언을 또 하나의 "헌정사"로 맞받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후안무치한 대통령, 적반하장의 참모들, 박수부대로 전락한 여당. 어제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은 헌정사에 남을 자기부정의 극치였습니다. 협치와 통합의 물꼬를 틀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끝내 걷어찼습니다. 대신 대결과 적대 정치를 지속하겠다는 뜻만 분명히 했을 뿐입니다.]

또 한 가지,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도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민주당은 어제 시정연설 참여 조건 중 하나로 이 논란에 대한 사과도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는데요. 여기에는 어제 면전에서 직접 윤 대통령에게 말했다가 거절 당한 정의당도 가세합니다.

[이은주/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사과를 하지 않고, '사과할 일을 하지 않았다', '사과할 일이 없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고집입니다. 사실 이 정국에, 얼음 같은 경색 정국을 풀 수 있는 키를 쥔 분은 저는 대통령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근데 국익 운운하면서 사과를 거부한 거는 이건 국회와 대화하지 않겠다는 것 아닌가…]

윤 대통령, 이 위원장이 밝힌 것처럼 "사과 할 일 하지 않았다" 이렇게 말했다고 하죠. 김진표 국회의장도 시정연설 전 이진복 정무수석, 국민의힘 지도부를 통해 이러한 의견 여러 번 전달했다고 하는데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입니다. 오히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에 힘을 보태면서 그것보다는 "특검과의 연계가 핵심 아니냐" 이렇게 지적하는데요. 여기서 갑자기 AI, 등장합니다.

[김행/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이 OO은 사실확인조차도 안 되어 있는 사실이라서. {사실확인이 안 됐어요, 그게?} 네, 그렇죠. AI로도 지금… {AI가 그게 어떤 AI인가요?} 음성인식 AI로도 검증이 안 된다고 하고 있고. {일반 국민들의 귀나 청력으로는 충분히 검증이 가능하던데요.} 그런가요? 일단 대통령께서 기억이 없으시다고 했고요. 문제는, 그것만 그런 것이 아니라 특검을 받아라,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9월 말 불거진 비속어 논란, 국감 시즌을 거쳐 예산 시즌까지 왔습니다. 하루에 2.6번꼴로 있었던 국감 파행 이끈 주범 중 하나이기도 하죠. 윤 대통령에게 민주당은 "선택적 기억이냐", 오늘도 비판하고 나섰는데요. 예산 시즌까지도 뒤흔들 가능성,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수진/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 자신의 기억마저 조작하는 대통령의 멘탈이 놀랍습니다. 하지만 진실과 국민의 기억마저 조작할 수는 없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 국민이 들은 욕설마저 '하지 않았다'며 기억 조작에 나섰습니다. 기억이 안 나고 혼란스럽다던 대통령이 결국 '발언하지 않았다'라는 결론에 이르는 과정은 뻔뻔합니다.]

이렇게 내년도 예산안을 뺀 공방만으로도 이미 뜨거운데요. 639조원 규모의 예산안, 그 내용을 두고도 여야 평가 엇갈립니다. 윤 대통령, 어제 시정연설을 통해 두 가지 기조 확실히 했죠. 전 정부 겨냥한 '건전 재정', 그리고 '약자 복지'입니다. 국민의힘도 바람직한 기조라며 엄호에 나섰습니다.

[성일종/국민의힘 정책위의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전체적으로 줄일 곳은 줄였고, 그러나 써야 될, 격차 해소에 대한 우리 노인이나 장애인, 아동, 여성 이런 곳에는 11%를 늘렸고. 또 미래 대비, 반도체라든지 첨단산업에 대한… 여기엔 한 3% 늘렸거든요. 그래서 이런 부분들은 다 늘려놨는데, 수치를 가지고 이렇게 한두 개를 뽑아서 전체인 것처럼 이렇게 공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겉만 번지르르 하게 포장된' 예산안이라고 비판합니다. 국회가 매년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세트로 통과시켜야 하는 게 있는데요. 바로 '세법 개정안'입니다. 윤석열 정부는 이번 개정안에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종부세 완화, 소득세 과세 표준구간 개편을 담겠다고 했죠. 한 마디로 '부자 감세' 기조, 분명해 보이는데 건전 재정, 약자 복지 웬말이냐는 것입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뿐만 아니라 초부자 감세로 세수 부족을 만들어놓고선 재정건전성을 들먹이며 시급한 민생예산은 칼질하는 모순도 그대로였습니다. 약자 복지는 어불성설입니다. 약자 무시이고, 약자 약탈일 뿐입니다.]

민주당이 이렇게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 청년·노인 일자리 예산, 그리고 지역화폐 예산이 깎이는 데 있습니다. 둘 다 문재인 전 대통령, 그리고 이재명 대표의 '대표 상품'이기 때문이죠. 민주당은 이렇게 깎여 나가는 '민생 예산'이 1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국회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모두 다시 살려내겠다! 전의 불태우고 있습니다.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참 비정한 정권입니다. 좋은 정부는 돈을 많이 버는 사람들에게 세금을 많이 걷어서 서민들의 복지 예산을 늘리는 따뜻한 정부이고, 나쁜 정부는 돈 많이 버는 부자들의 세금을 깎아주고 삶이 어려운 서민들의 복지 예산을 깎는 그런 비정한 정부라고 생각합니다. 윤석열 정부, 참 나쁜 정부입니다.]

여야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 그 어느때보다도 가시밭길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사실 국회의 예산안 처리가 쉬웠던 적은 없었습니다. 12월 2일, 법정 처리시한 넘긴 여당 단독 처리가 다반사입니다. 당장 지난해 여당이었던 민주당도 그랬죠. 하지만 이번에는 의석 구조상 그마저도 쉽지 않다는 전망 나옵니다.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이 있어야 하는데, 국민의힘만으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예산이 확정되지 못할 경우, 정부는 전년도 예산에 준해 최소한의 경비만 집행할 수 있는데요. 이와 같은 초유의 '준예산' 사태, 그 가능성도 지금으로서는 배제할 수 없습니다. 서로 물러설 줄 모르는 대통령과 여야, 그 탓에 '사상 첫'이라는 말 자주 듣게 되는 요즘입니다. 

[윤태곤/더모아 정치분석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야당이 이렇게 세게 나가면 여당이 좀 주춤거리고 압박이 돼야 되고 또 여당이 대통령께 세게 나가면 야당이 좀 압박이 돼야 되는데 서로한테 압박이 안 돼요. 그러니까 제가 어느 글에다 이런 말을 썼는데 '실력 없는 실력 행사', 물리력으로 뭐 어쩐다 저쩐다라고 하면 그게 실력, 힘을 쓰면 그게 힘이 통해야 되잖아요. 실력으로 나타나야 되잖아요. 실력 행사를 하는데 실력 영향을 못 받는 거죠, 서로 간에.]

두 번째 픽은 < 최측근 사의 > 입니다. 조상준 국정원 기조실장이 어제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국정원 국감을 하루 앞둔 시점인데요. 윤 대통령은 바로 사표를 수리했습니다. 국정원장도 대통령실을 통해 이 소식 전해들었다고 했습니다.

[유상범/국민의힘 의원 : 국정원장께서 어제 8시에서 9시 사이에 대통령실 관계자로부터 유선 통보를 직접 받으셨고 그래서 면직처리가 됐습니다. 그와 관련해서 조상준 실장이 직접 그 부분에 대해서 사의 표명의 전화를 하시거나 한 바는 없는 것으로 확인이 됐습니다.]

조 전 실장, 윤 대통령의 측근 중에 측근으로 꼽힙니다. 특수통 검사로 2006년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수사 때 윤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는데요. 그때부터 윤 대통령과 좋을 때도, 나쁠 때도 함께했습니다. 추미애 장관 시절에는 당시 한동훈 부장과 대검에 있다가 각각 부산·서울고검으로 발령이 났는데요. 조국 전 법무장관 수사로 눈밖에 난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손발 자르기'라는 평가 나왔었죠.

[김종민/더불어민주당 의원 (2019년 10월 17일) : 지검장이 할 일이 없고 반부패부장이 한다, 이건 잘못된 거 아닙니까? 그건 아예 검찰이 자체적으로… 뭐 그런 얘기를 왜 못 들어 보셨죠, 저는 여러 번 들었는데?]

[한동훈/당시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2019년 10월 17일) : 저는 처음 들어 보는 얘기입니다. {참 큰일 났네, 이거.} 총장의 책임 최종 책임하에 진행되고 있는 중요 사건이고 중앙지검에서 수사하고 있습니다. {자, 예, 됐습니다.} 저는 그 지휘라인일 뿐입니다.]

이러한 시절 거쳐 조 전 실장, 이번 정부 들어서는 검찰총장 하마평에도 오르내리던 인물입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지난 6월 국정원 '2인자', 기조실장으로 임명하는데요. 국정원 개혁을 위한 인사로 평가 받았었습니다. 하지만 "일신상의 이유"로 넉 달 만에 그만둔 것입니다.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 '조상준 기조실장이 원장에게 직접 전화를 했느냐'라는 질문에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대통령실에 의사 표명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는 답변이 있었습니다. 관련해서, 사임 이유와 관련해서는 국정원에서는 '밝힐 수가 없다'라는 입장이고요. 오후 국정감사 상황을 지켜봐야 될 걸로 보입니다.]

직속 상관인 국정원장이 아닌 대통령실에 직접 사의 표명을 했다는 것 보니 정말 '최측근'이다, 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반대로 그만큼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정치권에서는 나옵니다. 개혁 추진 과정에서의 국정원 내부 갈등설, 개인 비위설 등이 나오고 있는데요. 여권 관계자는 "개인 비위는 아닌 것으로 안다"고 한 언론에 밝혔습니다. 오후 국정원 국감에서 추가로 들어오는 소식, 다정회 통해서 계속 지켜봐주시고요.

오늘의 뉴스픽은 여기까지입니다. 3, 4, 5픽 들어가서 운영진들과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뉴스픽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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