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컬러 사진의 선구자' 프랑코 폰타나 사진전|아침& 라이프

입력 2022-10-25 07:43 수정 2022-10-25 09:47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김하은


[앵커]

바쁜 아침 잠시라도 여유를 가져보시라고 마련한 건데요. 화요일& 라이프 정우철 도슨트와 화제의 전시장으로 떠나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정우철 도슨트: 안녕하세요.]

[앵커]

도슨트님 오늘(25일)은 어떤 전시장에 다녀오셨나요?

[정우철 도슨트: 오늘은 전시 소개를 하기 전에 제가 김하은 앵커에게 질문 하나를 드리고 싶은데 뒤에 보이는 작품 두 점 중에서 어떤 게 사진일까요?]

[앵커]

이 작품이랑 이 작품이죠?

[정우철 도슨트: 네, 맞아요.]

[앵커]

하나는 그림이고 하나는 사진이에요?

[정우철 도슨트: 그건 비밀입니다.]

[앵커]

모르겠습니다.

[정우철 도슨트 : 어떤 게 사진일까요?]

[앵커]

사진이냐 그림이냐. 정말 문제입니다. 모르겠습니다.

[정우철 도슨트: 둘 다 사진입니다.]

[앵커]

둘 다 사진이에요?

[정우철 도슨트: 둘 다 사진이에요. 오늘 소개해 드릴 작가가 이탈리아 출신의 1933년의 노장 프랑코폰타나의 작품인데요. 국내에서 최초로 단독 회고전이 열리고 있어요. 이렇게 헷갈리게 사진임에도 굉장히 회화 같은 느낌을 주거든요. 그래서 이 작가 자체가 흑백필름의 시대를 지나서 컬러 사진의 시대를 연 선구자라는 평가도 받고 또 20세기에 가장 영향력 있는 현대미술 사진작가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게 헷갈렸던 이유가 뭐냐 하면 1960년대에 회화 경향이었던 추상과 미니멀리즘의 영향을 받아서 사진에 흡수를 시켰어요. 그래서 그 회화의 영향을 딱 카메라에 담았던 건데요. 마치 그림을 그리듯이 형태, 색채에 집중해서 자신만의 특유한 작품을 만드는 작가예요. 그래서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평생을 추구했던 예술 철학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약 120여 점을 전시하고 있어요.]

[앵커]

그런데 저는 두 점 다 사진이라고는 도저히 생각을 못했던 게 굉장히 추상화 같기도 하고 색감이 사진이라고 하기에는 굉장히 특이하거든요. 어디의 풍경을 찍은 거길래 이런 작품이 나올 수 있었을까요?

[정우철 도슨트: 프랑코 폰타나는 일단 자신이 태어난 고향 이탈리아를 비롯해서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어떻게 좀 경이롭고 비현실적인 풍경을 담아냈는데요. 지금 여기 아까 화면에 이제 보시는 작품은 이탈리아의 바실리카타라는 지역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사실은 저도 처음 봤을 때 이게 그림인 줄 알았어요. 그리고 색깔이 굉장히 예쁘잖아요. 이게 굉장히 아름다운 색감이면서도 또 구조적으로도 완벽한 균형을 갖추고 있는데 오히려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너무 완벽하게 비현실적인 거죠, 너무 완벽해서. 그리고 정말 놀라운 게 이 작가가 CG나 포토샵 같은 걸 안 쓴다고 해요. 후보정을.]

[앵커]

진짜요?

[정우철 도슨트: 그래서 이 사진 보면서 생각했던 게 장소를 찾기 위해서 얼마나 오랜 시간 돌아다녔고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지 감동을 하게 되는 거죠.]

[앵커]

저건 잔디밭인 걸까요?

[정우철 도슨트: 정확히 설명이 안 돼 있어요. 그래서 저희가 약간 상상에 맡겨야 됩니다.]

[앵커]

아니, 후 보정이나 포토샵을 전혀 안 했는데 저런 색감이 나오는지 정말 신기하거든요. 저게 정말 자연에 존재하는 색일까 싶거든요.

[정우철 도슨트: 더 비현실적인 작품도 있는데요. 지금 보시는 작품은 이탈리아 폴리아 지방에서 찍은 사진이에요. 한번 보면 파란 하늘과 꽃밭 같은 땅이 딱 이렇게 반으로 갈라져 있는데 똑같은 장소인데 오른쪽에 있는 작품에는 구름 두 점이 떠 있죠. 이렇게 폰타나는 우리 일상의 한 풍경 속의 모습을 약간 색의 대비, 보색을 굉장히 잘 써요. 써서 약간 또 전체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좀 들어가서 일부를 보여줌으로써 색과 구도의 관계를 잘 보여줍니다. 작가의 별명이 색의 마술사예요. 그래서 이걸 보고 있으면 그 별명이 왜 붙었는지 알고 정말 색사용에 거의 정점 같은 작품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왜 색의 마술사라는 별명이 붙었는지 이 사진만 봐도 알 것 같아요. 그리고 더 구름이 두 점이 떠오를 때까지 기다렸을 생각을 하니까 또 굉장히 많은 인내심이 필요했을 거란 생각도 들거든요.

[정우철 도슨트: 이 멘트는 작가도 되게 작가도 좋아할 것 같은데요. 저도 생각하지 못한 멘트인데 완전 되게 오래 기다렸을 것 같아요, 구름이 뜰 때 까지.]

[앵커]

아니, 저렇게 뭔가 이렇게 포착해내는 능력이 아주 뛰어난 작가인 것 같거든요. 평범한 사람들과는 달리 일상의 풍경을 좀 남다르게 보는 능력이 있는 것 같아요.

[정우철 도슨트: 맞아요. 보통 작가들이 그런 게 좀 있는데 다음 작품을 보시면 아마 더 그런 생각이 들 겁니다. 이번에는 자연 풍경이 아니라 도시의 모습인데요. 미국 LA 건물의 외벽을 찍은 거예요. 수직과 수평 그리고 면과 면이 만들어내는 어떤 기하학적인 화면 구성이 딱 눈에 띄는데 원근감을 없애고요. 입체적인 현실 세계를 완전히 평면적인 세계로 보여주는 거예요. 그래서 마치 추상화가 몬드리안 작품 같아요. 이렇게 폰타나는 우리 주변의 도시 풍경을 약간 특별한 시점으로 해석해서 담아내는데요. 평소 사실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마주하던 세상을 새롭게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만들어줍니다.]

[앵커]

진짜 몬드리안처럼 색감도 좀 비슷한 것 같고.

[정우철 도슨트: 맞아요. 정말 회화 같은 느낌이 들어요.]

[앵커]

그런 경계선이 뚜렷하다는 것도 비슷한 점인 것 같아요.

[정우철 도슨트: 맞습니다.]

[앵커]

저런 작품들을 계속 보고 이렇게 전시도 관람하고 하면 우리도 세상을 보는 눈이 좀 달라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정우철 도슨트: 그게 아마 예술이 주는 영향력일 것 같은데 실제로 재미있었던 게 이 전시를 보고 나오신 분들이 전시장 앞에 나가면 도시의 그런 도시숲이 펼쳐지거든요. 빌딩 숲이.거기서 다 카메라를 들고서 마치 프랑코 폰타나처럼 사진을 찍고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작가가 얘기하는 건 이거예요. 자신만의 시각으로 새롭게 세상을 봐라. 아마 딱 전시를 보고 나오면 여러분도 다 사진작가가 되는 느낌이 들 겁니다.]

[앵커]

정말 그림 같은 사진을 보는 시간 세상을 보는 나만의 눈을 발견해라라는 의미도 전해 준 그런 전시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정우철 도슨트였습니다. 고맙습니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