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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로 강제 입양되는 우크라 어린이들..."종족말살" 비판

입력 2022-10-23 16:25 수정 2022-10-2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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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8일 도네츠크 한 고아원에서 온 어린이들이 러시아 남서부 로스토프 한 캠프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지난 7월 8일 도네츠크 한 고아원에서 온 어린이들이 러시아 남서부 로스토프 한 캠프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강제 이주시키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현지시간 22일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가 입양을 통해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전리품으로 만들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부모와 떨어져 마리우폴 결핵 환자 요양시설에 머무르던 우크라이나 소녀 안야(14)는 지난 봄,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머물고 있던 시설이 무너지는 일을 겪었습니다.

당시 안야는 건물을 벗어났다가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아 자포리자행 구급차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얼마 뒤 구급차는 러시아 검문소에서 경로를 바꿨습니다. 목적지는 도네츠크에 있는 한 병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안야는 가족에게 연락할 수 없었습니다. 급히 탈출하다가 엄마의 전화번호를 적은 스케치북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결국 안야는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러시아로의 이주 대상이 됐고 얼마 뒤 모스크바의 한 가정에 맡겨졌습니다.

안야는 "가고 싶지 않았지만 아무도 내게 묻지 않았다"며 "우크라이나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 내 친구와 가족은 여기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안야의 어머니는 딸이 러시아로 보내졌는지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안야의 어머니인 옥사나는 "사방을 수소문 해봤지만 딸을 찾을 수 없었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지난 16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아이들이 파괴된 러시아 군용 차량에 아이들이 올라가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지난 16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아이들이 파괴된 러시아 군용 차량에 아이들이 올라가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이처럼 러시아가 강제로 데려간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의 수는 수천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난 4월 러시아는 2천명 이상의 어린이가 러시아에 도착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렇게 보내진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은 러시아 국적을 취득하게 되기도 합니다.

지난 5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귀화 절차를 간소화한 뒤 우크라이나에서 온 어린이들이 빠르게 러시아 국적을 취득할 수 있게 허용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7월에는 우크라이나에서 온 어린이들이 처음으로 러시아 시민이 됐습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런 행위는 전쟁범죄뿐만 아니라 종목말살이라며 비난했습니다.

국가의 집단을 파괴할 목적으로 어린이들을 강제 이송하는 것은 국제법상 대량학살 행위라는 겁니다.

NYT는 "안야와 같은 어린이들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로 보내지는 과정은 강압과 기만, 폭력이 어우러진 고통스러운 과정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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