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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된 미디어렙법, 현실에 맞게 바꿔야"…크로스미디어렙 도입 촉구

입력 2022-10-2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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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글로벌 OTT시대, 광고시장 변화와 대응 방안 모색' 세미나 [사진 장경태 의원실]오늘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글로벌 OTT시대, 광고시장 변화와 대응 방안 모색' 세미나 [사진 장경태 의원실]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늘(20일) 오후 2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국방송학회(회장 도준호)가 주최한 '글로벌 OTT 시대, 광고시장 변화와 대응 방안 모색' 세미나(후원 JTBC·EBS)가 열렸습니다. 발제를 맡은 남서울대학교 광고홍보학과 한광석 교수는 "변화한 미디어 시장과 달리 광고 시장의 규제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 교수는 최근의 미디어 시장 변화상에 대해 "글로벌 OTT 서비스와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모바일 동영상 광고 시장이 급성장하고 메타버스 마케팅 시장까지 확대되는 등 디지털 미디어 분야가 급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실제로 제일기획의 '2021년 매체별 광고 시장 규모'를 보면 디지털 검색형 광고 등 디지털 분야의 광고 시장 점유율은 63.4%로 방송 및 신문 광고와 같은 전통적 광고 시장 점유율(33.3%)을 압도했습니다. 그런데 광고 시장의 '칸막이' 규제는 이런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게 한 교수의 주장입니다.

"시장은 이미 온라인 중심…10년 된 미디어렙법 바꿔야"
한 교수가 대표적으로 든 예가 방송광고 판매대행 등에 관한 법률(미디어렙법)입니다. 현행 미디어렙법은 지상파 방송사와 종합편성채널방송사의 경우 광고 판매를 대행하는 미디어렙사를 통해서만 광고를 판매하도록 정하고 있는데, '방송' 광고만을 판매하도록 규제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이나 모바일 플랫폼 등에 대한 광고 판매는 원천적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반면 방송광고 시장에서 1위 사업자인 CJ ENM은 직접 광고 영업에 방송·온라인·디지털 광고 판매까지 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같은 광고시장에서 '비대칭 규제'가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합니다.

 20일 국회에서 열린 '글로벌 OTT 시대, 광고시장 변화와 대응 방안 모색' 세미나 자료. 현재 지상파·종편의 미디어렙사는 방송 광고 판매만 가능해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20일 국회에서 열린 '글로벌 OTT 시대, 광고시장 변화와 대응 방안 모색' 세미나 자료. 현재 지상파·종편의 미디어렙사는 방송 광고 판매만 가능해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 교수는 "과거 지상파 방송 등의 시장 지배력이 타 매체 광고 시장으로 전이되는 가능성을 막기 위해 마련된 규정"이라면서 "하지만 이미 시장에서는 전통 매체와 인터넷 매체의 영향력이 역전됐다"고 진단했습니다. 미디어렙법의 입법 전제였던 시장 환경 자체가 바뀌었기 때문에 이제는 법도 바뀌어야 한다는 게 한 교수의 판단입니다.

한 교수는 "2012년 2월 미디어렙법이 제정된 후 10년이 지난 상황에서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법률 제정 목적이 상실됐다"며 "미디어렙법은 현재의 미디어 환경을 담지 못해 수명을 다 했다"고 말했습니다. 한 교수는 "금지행위 개선을 통해 과잉 금지 위반 논란을 해소하고, 최소 침해 취지에 맞는 변화가 필요하다"며 개정 예시를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개인적 의견으로는 사실 개정이 아니라 폐지를 해야하는 게 맞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고 덧붙였습니다.
20일 국회에서 열린 '글로벌 OTT 시대, 광고시장 변화와 대응 방안 모색' 세미나 자료20일 국회에서 열린 '글로벌 OTT 시대, 광고시장 변화와 대응 방안 모색' 세미나 자료

한 교수는 지상파 등 방송사도 디지털 영역 광고 판매가 가능해질 경우 ▲광고주는 효율적인 크로스미디어 광고 집행으로 광고 효과 상승 ▲방송사는 방송과 통신을 활용한 다양한 광고 상품 개발 ▲미디어렙사는 다양한 서비스 제공으로 광고 산업의 전문성 강화 등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봤습니다.

"CJ ENM은 되고 SBS는 안 되고"…발목 묶인 지상파·종편
오늘 세미나에 토론자로는 동덕여대 홍원식 교수, SBS 박석철 전문위원,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강신규 연구위원, 방송통신위원회 천지현 방송광고정책과장이 참석했습니다. 홍원식 교수는 "디지털 광고 시장이 방송 광고 시장보다 커진 상황에서는 오히려 크로스 미디어렙처럼 융합형 광고가 방송 광고로 유입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방송 공공성을 달성하기 위한 조건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석철 전문위원은 "크로스미디어(온·오프라인 결합광고) 광고 판매가 가능한 1위 사업자 CJ ENM은 2위 사업자와 광고매출액이 1000억 이상 차이가 난다"며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는 지상파·종편 방송사는 크로스미디어 광고 판매를 할 수 없어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장경태 의원 "글로벌 OTT까지 가세, 빨리 대책 세워야"
세미나를 주최한 장경태 의원은 "이미 오래 전부터 미디어광고시장의 중심이 방송에서 포털·유튜브 등 온라인으로 옮겨가던 와중에 OTT까지 가세하게 되면 국내 방송산업은 더욱 설 자리를 잃게 된다"며 "하루 빨리 국내 방송광고 시장을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방송학회 회장인 도준호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미디어렙 제도 등은 광고 상품 판매에 있어서 제약으로 작용하면서 보다 매력 있는 광고 상품의 효율적 판매를 제약하는 요소로 작용했다"며 "시장의 변화를 반영하는 광고 판매 제도의 변화는 불가피하다"고 말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박홍근 원내대표, 정청래·박찬대·고민정 최고위원(과방위 소속)도 축사를 통해 세미나 주제에 공감을 표했습니다. 박찬대 의원은 "글로벌OTT 기업은 광고기반 저가 요금제를 내놓고 있는 반면 우리 방송사는 대행사를 통해서만 광고 판매를 할 수 있어 해외기업의 공세에 속수무책인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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