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정우성 "난민에 대한 지속적 관심, 전쟁 빨리 끝내는 무기"

입력 2022-10-20 08:27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 정우성 '폴란드 미션' 간담회
이 달 초 폴란드 직접 방문, 우크라이나 난민 이야기 청취
일부 난민 수용 의견 비판에 "활동 후회한 적 없어, 공격도 감당"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 정우성 '폴란드 미션' 간담회
이 달 초 폴란드 직접 방문, 우크라이나 난민 이야기 청취
일부 난민 수용 의견 비판에 "활동 후회한 적 없어, 공격도 감당"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인 배우 정우성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에서 열린 2022 유엔난민기구 '폴란드 미션'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소견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인 배우 정우성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에서 열린 2022 유엔난민기구 '폴란드 미션'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소견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 정우성(49)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발생한 난민들을 직접 만나고 돌아왔다.

정우성은 이달 초 제임스 린치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 대표 등과 함께 폴란드를 찾아 우크라이나 난민들의 이야기를 청취했다. 유엔난민기구 협력 기관이 운영하는 난민지원센터 '블루 닷'과 난민들의 주요 유입 기차역인 루블린 역 등을 방문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발생한 난민들을 만났다.

이번 현장 방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이후 약 3년 만. 정우성은 19일 서울 중구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폴란드 현장 미션' 기자간담회에서 상황 보고와 함께 시민 연대의 힘, 난민에 대한 정부의 인식 제고 역할 등을 강조했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올해 2월 24일 전쟁이 발생한 이후 우크라이나를 떠난 난민은 600만 명 이상이다. 이들은 각국에서 난민의 지위를 부여 받거나 임시 보호 제도의 적용을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에 등록된 난민은 가장 많은 약 140만 명이다.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인 배우 정우성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에서 열린 2022 유엔난민기구 '폴란드 미션'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소견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인 배우 정우성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에서 열린 2022 유엔난민기구 '폴란드 미션'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소견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인 배우 정우성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에서 열린 2022 유엔난민기구 '폴란드 미션'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소견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인 배우 정우성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에서 열린 2022 유엔난민기구 '폴란드 미션'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소견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정우성은 "2019년 방글라데시를 방문한 후 생업에 몰두하다보니 '다시 현장에 갈 준비가 됐는지' 스스로 질문을 던지게 됐다. 이번엔 어떤 것에 주안점을 두기 보다는 우크라이나에서 피난 온 사람들 개개인의 사연을 귀 기울여 들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우리 한국 사회에 가장 민감하게 전달되는 것 같아 폴란드를 선택했다"는 정우성은 "전 세계 난민이 1억 명이라는 수치를 바라볼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할까 많이 고민하는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현지에서 정우성은 다이어리를 들고 다니며 이름과 대화 내용을 꼼꼼히 기록했다고.

정우성은 "미술을 공부하는 20대 여성 이나 베레즈카라는 친구는 탱크가 자신이 있던 건물로 진격하는 모습을 보고 피신을 결심했다고 한다. 우연히 만난 젊은 아이 엄마와 아이도 만났는데 전쟁을 나간 남편과의 연락이 끊길지 모르는 상황이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음식을 사러 차량으로 이동하다 폭격을 받아 정신을 잃었지만, 다시 의식을 찾고 가족과 재회한 건설회사 직원 이반의 사례도 소개했다. 정우성은 "난민들의 전쟁의 장기화로 지쳐가고 있지만, 언젠가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긴 싸움을 이겨낼 준비를 하는 것 같았다"고 대변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인 배우 정우성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에서 열린 2022 유엔난민기구 '폴란드 미션'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소견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인 배우 정우성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에서 열린 2022 유엔난민기구 '폴란드 미션'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소견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러시아 청년 20여 명이 동원령을 피하기 위해 요트를 타고 한국에 왔다 입국이 거부된 사례에 대해서도 언급한 정우성은 "'누구를 위한 전쟁이냐, 무엇을 위한 전쟁이냐'라고 질문할 수 있을 것 같다. 궁극적으로 시민의 아픔은 시민들끼리 연대와 공감 속에서 해결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고 토로했다.

이어 "정치적인 선택 이면엔 국가 간 이해관계로 노림수들이 다 다르다. 지도자의 잘못된 선택을 비판하기 보다는 유엔난민기구에서는 '시민 연대의 힘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말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난민 사태는 평화에 대한 이야기"라고 어필했다.

또 "지속적으로 난민에 관심을 두는 것이 전쟁을 빨리 끝낼 수 있는 하나의 무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난민에 대한 인식이 우호적이지 않다. 정우성은 "우리 다음 세대나 젊은 세대에게는 분단이 '전쟁의 위기'보다는 '한반도의 현실 체제'로 돼 있는 것 같고, 굉장히 멀게 느끼는 것 같다"며 "어느 국가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 있는 어려움이란 것을 상기해야 되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인 배우 정우성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에서 열린 2022 유엔난민기구 '폴란드 미션'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소견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인 배우 정우성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에서 열린 2022 유엔난민기구 '폴란드 미션'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소견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본인의 활동과 이를 바라보는 비판적 시각에 대해서도 "제가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인데 그걸 어떻게 피하겠나. 상황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서, 또는 오해로 공격할 수 있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감당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활동을) 후회한 적은 없다"고 단언했다

정우성은 앞으로의 계획도 밝혔다. "미얀마 쪽 상황을 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는 정우성은 "전쟁의 어려움에 봉착한 사람들을 돕자는 피상적 접근이 아니라, '이들이 왜 어려움을 겪는 지'에 대해 시민들이 연대해서 저항하는 목소리를 내야 하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한편 이달 말 임기가 마무리되는 린치 대표는 "한국에서 어쩔 수 없는 이유로 발생한 난민에 대한 이해가 더 형성되고 있다"며 "다양한 방법을 통해 기부하는 분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 한국 사회가 좀 더 많은 난민에 대한 이해를 갖기 시작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소회를 남겼다.

2014년 유엔난민기구 명예사절을 시작으로 이듬해부터 친선대사로 활동 중인 정우성은 그간 레바논과 남수단, 로힝야 등 주요 난민 발생 국가를 찾았다. 이번 폴란드행은 그의 여덟 번째 현장 방문이다.

또한 꾸준히 난민에 대한 관심과 지원 촉구에 목소리를 높여 왔으며, 2018년 예맨 사태 때도 소신 발언을 이었고, 2019년엔 에세이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을 펴내기도 했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