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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센트] 여성 단독 출산율 '0%' 그대로 괜찮은가

입력 2022-10-16 19:45 수정 2022-10-1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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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년 전, 연예인 사유리 씨의 사례로 '비혼 출산'이 화제가 됐었죠. 이렇게 배우자 없이, 여성 혼자 아이를 낳는 걸 무상 지원해주는 나라도 있지만 우리나라는 사실상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출산율이 0%인 건데요.

통계로 말하는 뉴스, 퍼센트의 안지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6일 국감장. 국내에선 '사유리'씨와 같은 비혼 출산이 불가능한 점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남인순/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유리 씨의 경우에도 한국에서 난자 냉동을 했는데 결국엔 일본에 가서 출산을 할 수밖에 없었어요.]

[조규홍/보건복지부 장관 : 저는 비혼자 보조생식술 허용 문제는 단순한 의학적인 문제를 떠나서 사회적 논의와 사회적인 합의가 선행돼야 하지 않을까…]

사회적 논의가 우선돼야한다는 건데, 국내에서 이같은 비혼 출산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1년 전, 국감장에서 장관도 이를 인정했습니다.

[권덕철/당시 보건복지부 장관 (2021년 10월 7일) : {장관님, 우리나라에서 비혼 출산이 가능한가요?} 현재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사회적으로 충분히 좀 논의를 해서 그 부분이 가능할지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 같습니다.]

비혼 출산을 실질적으로 막고 있는 건 '대한산부인과'학회'의 윤리 지침입니다.

윤리지침에는 여성 단독 출산 위해서 필수적인 보조생식술을 '사실혼을 포함한 부부에 한해서'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나서, 지난 5월 "법률상 금지 규정이 없는데 배우자 없는 여성의 출산을 제한하는 건 차별"이라고 시정을 권고했지만, 학회는 '사회적 합의가 우선'이란 이유 등으로 거부한 상태입니다.

비혼 출산 관련해서 그래서 저희가 주목한 퍼센트는요, 바로 0%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유리' 씨와 같은 여성의 단독 출산율은 0%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요구는 늘고 있죠.

한 여론조사에서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을 것을 생각해본 적 있다'고 답한 사람은 비혼 여성 응답자의 26%였습니다.

[비혼 출산 희망 여성/30대 : 가임력 검사라는 게 있잖아요. 그걸 받았는데 이미 40대 중반이더라고요. 누군가를 만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지 않았고, 지금으로선 일단 임신을 하지 않으면 굉장히 어려워지겠다…]

그러나 이들이 마주하는 현실의 벽은 높습니다.

[비혼 출산 희망 여성/30대 : 서울 내 중소병원뿐만 아니라 지방에 있는 병원에도 가봤습니다. 시술을 거부하셔서… 저는 많은 걸 바라는 게 아니라, 일반적인 부부들이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 것처럼 그 아이랑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싶은 거거든요.]

해외의 경우, 일본은 개인 간 정자 기증을 통한 여성 단독 출산이 가능하고요.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유럽 등에선 연령 제한의 차이만 있을 뿐, 비혼 여성의 단독 출산을 허용하고 있고, 덴마크는 국가가 무상 지원까지 해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여성 단독 출산을 불안정하다고 생각하는 인식도 있죠.

부부와 부부가 낳은 자식으로 이뤄진 가구만을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인식이 여성의 단독 출산을 막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인 건데요.

실제로 이같은 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가구는 565만 가구로, 전체 가구 가운데 27% 정도입니다.

1인 가구는 이보다 많은 31%고요. 한부모 가구 역시, 10%나 됩니다.

혈연으로 맺어진 부모와 자식으로 이뤄진 가정이 27%인 상황에서 합계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인 게 우리 현실인 겁니다.

이런 가운데, '제2의 사유리'는 없는 여성 단독 출산율 0% 그대로 여전히 괜찮은지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때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퍼센트의 안지현이었습니다.

(영상디자인 : 신하림 / 영상그래픽 : 장희정 / 취재지원 : 김연지·이채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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