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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최고 순간은 아직…' 또 다른 내일 약속한 방탄소년단 부산 콘서트

입력 2022-10-15 20:24 수정 2022-10-16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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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옛 투 컴' 인 부산BTS '옛 투 컴' 인 부산
노력과 고민의 흔적이 공연에 묻어났고 팬들에겐 끊임없이 '믿음'을 줬다.

앞서 'BTS '옛 투 컴' 인 부산(BTS 'Yet To Come' in BUSAN)'은 준비 과정에서 공연 장소·공연 비용·바가지 숙박료·온라인 암표 등 온갖 잡음으로 큰 곤욕을 치렀다. 게다가 짧은 러닝타임·방탄소년단의 노 개런티 출연까지 더해지면서 무대 퀄리티에 대한 우려를 자아냈지만, 마치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특별한 유닛 퍼포먼스는 물론, 멤버들의 아이디어를 녹인 다채로운 무대로 아미(팬덤명)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15일 오후 6시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개최된 'BTS '옛 투 컴' 인 부산'은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하고자 진행된 공연이다. 국내에서 완전체로 오랜만에 관객들과 호흡한 방탄소년단(RM·진·슈가·제이홉·지민·뷔·정국) 멤버들의 얼굴에는 가슴 벅찬 기쁨과 설렘이 무대 내내 엿보였다.
BTS '옛 투 컴' 인 부산BTS '옛 투 컴' 인 부산
◇ 공연장 변경은 신의 한 수
고민 끝 내린 결정은 신의 한 수로 다가왔다. 당초 '옛 투 컴' 인 부산'은 전 한국유리공업 부산공장 부지의 특설 무대에서 열릴 계획이었으나, 수 만 명의 인파가 몰릴 경우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교통 대란의 문제가 있어 논란이 일었다.


결국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 뮤직은 기존 안내됐던 일광 특설무대에서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으로 변경하는 강수를 뒀다. 접근성과 편의성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보다 쾌적하고 원활한 관람 환경을 조성하고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은 5만 3700여 석 규모지만 시야가 제한된 사각지대를 제외하고 스탠딩 관람석을 마련하면서 총 5만 명 수용으로 정해졌다. 해당 공연장은 72개의 출입구로 구성돼 수만 명의 관객들 입·퇴장이 수월했다. 또 설치된 현장 응급의료소·관람객 탈진에 대비한 회복 차량 위치 찾기 용이해 응급 상황 대비가 원활하게 이뤄지기에 충분했다.

가장 많은 인원이 모인 스탠딩 좌석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곳곳에 배치된 안내 요원들 노력과 공연장 입성 관객들 중 제일 늦게 들어왔음에도 질서정연한 아미들 덕분에 압사 위험을 최소화, 별다른 사고 없이 무사히 공연을 마무리했다.
BTS '옛 투 컴' 인 부산BTS '옛 투 컴' 인 부산
◇ RM의 다짐대로… 느껴진 멤버들 책임감

리더 RM의 다짐대로 멤버들 책임감이 고스란히 느껴진 공연이다. 콘서트 전날 늦게 RM은 팬 커뮤니티 위버스에 올린 "행복하게 축제처럼 즐겨주시면 감개무량하겠다. 그런 느낌이 우리의 의도와 가장 부합하다. 방탄소년단은 공연이니 최선과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말이 헛되지 않았음을 몸소 증명했다.

이번 공연은 '2021·2022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2021·2022 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투어와 180도 다른 세트 리스트를 구성했다. 음악으로 자신들의 가치를 증명한 방탄소년단의 역사가 담긴 앤솔로지 앨범 '프루프(Proof)'와 결을 같이 했다. 이들을 지금의 자리에 있게 한 핵심 포인트가 그대로 새겨졌다.

형형색색 불꽃쇼에 이어 블랙 착장으로 모습을 드러낸 방탄소년단은 '마이크 드롭(MIC Drop)'·'달려라 방탄'·'런(RUN)' 무대를 잇따라 선보였다. 멤버들은 반가운 함성소리에 감격한 모습을 보였고, 이를 본 아미들은 이들의 손동작 하나하나에 반응하면서 격한 환호를 보였다.


이와 더불어 보컬팀 진·지민·뷔·정국의 00:00 (Zero O'Clock)·'버터플라이(Butterfly)'부터 랩팀 RM·슈가·제이홉의 '욱(UGH!)'·'BTS 싸이퍼 파트.3 킬러(BTS Cypher PT.3 : KILLER)'까지 각 유닛의 색깔이 두드러진 무대는 또 다른 신선함을 안겼다. 로봇 강아지와 함께 등장한 '다이너마이트(Dynamite)' 역시 관객들의 뇌리에 남기 충분했다.

무엇보다 90분이라는 다소 짧은 공연 시간(90분)에 19곡 무대를 구성한 점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VCR·멘트 구간을 최대한 줄이고 관객들에게 다양한 무대를 펼쳤다. 힘이 부칠 법도 했지만 방탄소년단은 모든 무대를 '올 라이브'로 선사해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안겼다.
BTS '옛 투 컴' 인 부산BTS '옛 투 컴' 인 부산
◇ 병역 이슈에는 침묵
짧은 멘트 시간에도 방탄소년단은 아미들에 대한 애정을 끊임없이 내비치며 공연장을 훈훈하게 물들였다. 특히 고향인 부산에서 콘서트를 하게 된 지민·정국은 "설레고 행복하다. 이곳에 모실 수 있다는 것이 이상하면서 좋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안전사고 유의 멘트도 빼놓지 않았다. 뷔는 "여러분들에게 할 말이 있다. 내가 전에 위버스에 올린 내용 기억하는지 모르겠다. 지금 몇 명의 아미가 다친 것 같다. 우리 안전에 유의하면서 파이팅하자"고 희망했다.

모두의 관심이 쏠렸던 병역 이슈에는 말을 아꼈다. 방탄소년단 병역 문제는 빌보드 차트 입성 이후 크게 번졌다. 일부 정치인들은 방탄소년단 후광 효과를 얻고자 병역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논의 끝에 국방부는 국위선양에 현저한 공이 있다고 인정될 경우 입대를 30살까지 연기할 수 있도록 일부 개정된 병역법 법률안을 공포했다.


2018년 한류 및 한글 확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최연소 화관문화훈장을 수훈한 방탄소년단은 대중문화예술인 입영연기 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고 1992년생 맏형 진의 입영이 내년으로 미뤄졌다. 2022년이 두 달 반 정도 남은 상황 속 계속되는 침묵은 아쉬움을 남겼다.

다만 '다음'과 미래를 약속하는 확실한 말들로 팬들을 안심시켰다. 슈가는 "이번 콘서트가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지나간 건 지나간 거다. 즐거운 기억을 만들었다는 게 중요하다. 큐시트를 짜면서 활동 곡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더라. 지금 후련하다. 어떤 사람들은 방탄소년단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지만 앞으로 20년~30년은 이 자리에 서 있을 것 같다. 여러분들도 같이 늙으면 좋겠다"고 했다. 제이홉은 마지막 곡 '옛 투 컴(Yet To Come)' 시작 전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외쳤다.

또 이날 방탄소년단은 "우리는 영원할 것"이라며 "시간이 이렇게 빨리 흘러갔다는 건 우리가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는 증거다. 아쉬움보다 더 큰 기대감을 갖길 바란다"는 끝인사로 짙은 여운을 남겼다.

부산=박상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anghoo@jtbc.co.kr(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하이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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