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국감 퇴장' 김문수, 오늘도 "문재인 김일성주의자라고 생각"

입력 2022-10-13 17:54 수정 2022-10-13 21:37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어제(12일) 환노위 국감장에서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이 한 발언의 파장이 거셉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김일성주의자라고 표현한 건데요. 야당은 김 위원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며 고발을 검토하고 있는데요. 김 위원장은 소신대로 말한 것이라고 물러서지 않고 있습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어제 환노위 국감장, 두 개의 폭탄이 연달아 터졌죠.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던진 말폭탄인데요.

[노웅래/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김문수 위원장은 우리가 그래도 국회의원 선배라고 정말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려고 했는데 지금 하시는 말씀 보니까 우리가 처음 시작할 때 사고 칠 거다, 이렇게 생각했어요 솔직히.]

거두절미하고 논란이 된 첫번째 발언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 다시 묻겠습니다. 윤건영이 종북 본성을 드러내고 있다,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수령님께 충성하고 있다. 이 생각에 변함이 없습니까?]

[김문수/경제사회노동위원장 : 저런 점도 있는 측면이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 지금도 그렇습니까?]

[김문수/경제사회노동위원장 : 그러나 저렇게 딱 잘라서 말씀드리기보다는 문제가 있는 점이 많이 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환노위 국감장, 사실 국감장이라기보다는 김 위원장의 사상 검증장이 돼버렸는데요. 김 위원장이 과거 SNS에 민주당 윤건영 의원을 향해 종북 본성을 드러내고 있다는 글을 쓴 적 있죠.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는 걸까요? 어제 환노위원과 경사노위원장으로서 대면했습니다. 여기서 윤 의원이 해당 SNS 글에 대한 입장을 물었는데요. 김 위원장이 여전히 그런 측면이 있다고 답하면서 한바탕 소란이 일었습니다.

"무슨 소리 하는 거예요!" "빨리 취소하세요!"

[김영진/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소위 인간에 대한 모독, 그리고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을 저렇게 표현하는 것 자체는 기본적으로 국회의 공직을 수행할 수 없는 자격이다라고 보고요.]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애초에 이 질문을 던질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근데 답변을 듣고 나니까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그런 느낌입니다.]

야당 의원들이 집단으로 반발하면서 오전 감사는 파행을 맞았는데요. 김 위원장이 사과의 뜻을 밝히기로 하면서 오후 2시 40분쯤 감사가 재개됐습니다.

[김문수/경제사회노동위원장 (어제) : 윤건영 의원님께서 느끼셨을 여러 가지 모욕감과 복잡한 감정에 대해서 제가 다시 한번 정중하게 사과를 드립니다.]

하지만 야당 입장에서는 사과가 충분치 않았던 모양입니다. 사과의 구체성이 없다고 반발한 겁니다.

[노웅래/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윤 의원이) 그런 면이 있다라고 얘기하는 것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그 부분에 대해 정확하게 사과를 해야죠. 김문수 위원장은 한 마디로 맛이 갔든지 제정신이 아니에요.]

뭐를 잘못했고 뭐가 미안한지 정확히 말해야 한다는 요구인데요. 여당은 이미 사과했는데 뭐가 문제냐고 맞섰습니다.

[이학영/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발언) 사실에 대한 번복을 해주시지 않으면 국민들은 '아 김문수 위원장께서 아직도 속셈으로는 윤건영 의원을 빨갱이로 생각하고 있다. 김일성 수령 추종자라 생각하고 있구나' 이 사실은 변하지 않는 겁니다.]

[임이자/국민의힘 의원 (어제) : 본인이 인지하고, 거기에 대해서 지금 사과했잖습니까. 뭘 더 이상 사과하란 말입니까. 이렇게 해서 국감 하시려고 할 것 같으면 차라리 파행을 하세요.]

이렇게 국감은 또 다시 파행으로 치달았는데요. 이후 간신히 재개된 국감에서 김 위원장은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럼에도 당사자인 윤 의원은 여전히 분이 안 풀렸던 모양인데요. 오늘도 진정한 사과는 아니었다고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국회 모욕으로 고발하겠다고 하니까 억지로 떠밀려서 하는 사과라고 생각됐습니다. PPT가 안 보여서 그랬다는 둥 변명만 늘어놓다가 사과를 했는데 저는 그게 진정한 사과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더 큰 폭탄은 그 다음에 떨어졌죠. 김 위원장이 윤 의원의 정신적 지주인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거론한 건데요.

[김문수/경제사회노동위원장 (어제) : 문재인 (전) 대통령은 본인이 신영복 선생을 가장 존경하는 한국의 사상가다, 이거 굉장히 문제가 많은 발언으로 생각합니다. 신영복 선생을 가장 존경하는 사상가라면 확실하게 김일성주의자입니다.]

김 위원장, 문 전 대통령은 종북을 넘어 아예 김일성주의자라고 말했죠. 해당 발언도 마찬가지로 민주당 전용기 의원이 김 위원장의 과거 SNS 글을 추궁하는 과정에서 나왔는데요.

[전용기/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문재인 586 주사파 운동권들은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는 종북 김일성주의자들입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종북 주사파라고 생각하십니까?]

[김문수/경제사회노동위원장 (어제) : 문재인 (전) 대통령이 신영복 선생을 가장 존경하는 사상가라면 확실하게 김일성주의자입니다.]

전 의원, 순간 동공이 흔들렸는데요. 김 위원장에게 다급히 정정 기회를 줬지만 김 위원장은 끝내 소신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전용기/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정정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김문수/경제사회노동위원장 (어제) : 문재인 (전) 대통령이 평창올림픽에서 북한의 김영남부터 김여정이 있는 가운데서 신영복을 존경하는 대한민국의 사상가라고 이렇게 했습니다. {대단하시네요.} 그건 굉장히 문제가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지적한 문 전 대통령의 발언, 지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사전 리셉션 환영사에서 한 말인데요.

[문재인/당시 대통령 (유튜브 'KTV 국민방송' / 2018년 2월 9일) : 제가 존경하는 한국의 사상가 신영복 선생은, 겨울철 옆 사람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나가는 것을 정겹게 일컬어서 '원시적 우정'이라고 했습니다.]

신영복, 지난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돼 20년간 복역한 인물입니다. 전향서를 쓴 뒤 1988년 출소해 성공회대 교수로 재직한 바 있는데요. 출소 이후에도 "난 사상을 바꾼다거나 동지를 배신하는 일은 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보수진영에서는 여전히 '주체사상 신봉자'라고 보는 이들도 있습니다. 김 위원장도 그 중 한 명인 듯합니다. 그래서 김 위원장이 국감장에서 펼친 삼단논법, '문 전 대통령은 신영복을 존경한다, 신영복은 김일성 주체사상 신봉자다, 따라서 문 전 대통령은 김일성주의자다'인데요. 사실 삼단논법의 올바른 예는 이거죠.

이미 윤건영 의원 관련 발언에서 1차로 충격을 받은 민주당 의원들, 김 위원장의 삼단논법에 할 말을 잊은 듯했는데요. 이내 정신을 차리고 격하게 반발했습니다. 결국 감사는 하루새 세번이나 파행을 겪었습니다. 

[전해철/국회 환경노동위원장 (어제) : 경사노위 위원장이 이야기한 것은 저는 아주 부적절하고 유감스럽게 생각을 합니다. (김 위원장이) 퇴장을 하든, 아니면 오늘 오전, 오후에 유보되었던 고발을 다시 하든 조치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렇게 요란한 밤이 지나고 평화의 아침이 찾아오나 싶었는데요. 김 위원장, 아침이면 까마득히 생각이 안 나 불안해 할지도 모를 것 같다는 건 착각이었을까요? 오늘 아침에도 소신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김문수/경제사회노동위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김일성 사상을 자기 사상으로 아는 신영복 선생의 사상을 가장 존경하는 사상이라고 한다면 김일성주의자라고 봐야죠. 그것도 김여정과 김영남 앞에서. 그래서 김일성주의자죠.]

어제 한 말은 진담이었다고 다시 한 번 못박은 셈인데요. 삼단논법에 논리적 비약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도 주장을 꺾지 않았습니다.

[김문수/경제사회노동위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그러면 김 위원장님, 신영복 선생을 존경하는 사람은 다 김일성주의자인가요?} 신영복 선생의 사상을 존경한다, 이렇게 특정하면 그 신영복 선생의 사상이 김일성 사상이거든요. 김일성으로부터 무기도 받고 돈도 받고. {김 위원장님, 그러면 김일성주의자 밑에서 우리가 5년 동안 우리 국민들이 살았다, 그런 대통령 밑에서. 이렇게 보시는 거예요?} 저는 아주 악몽 같은 5년을 보냈습니다.]

김 위원장, 문 전 대통령을 향해 이 못지 않게 과격한 발언을 한 적도 있죠.

[김문수/전 경기지사 (2019년 8월 20일) : 이명박 대통령이, 무슨 다스가 누구 거면 어떤데 그걸 가지고 대통령 구속시켜요? 그러면 문재인 이분은 뭐 지금 당장 총살감이지. 어떻게 문재인이 이런 식으로 이명박·박근혜 다 구속시키고 줄로 그냥 다 구속시키고…]
 
오늘은 아예 작심한 듯 저 생각에도 변함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김문수/경제사회노동위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그거는 박근혜 대통령을 22년형을 살렸지 않습니까? 이명박 대통령은 17년형. {그건 뭐 법원에서 결정한 겁니다만.} 이거는 굉장히 문제가 있다. 그래서 이거는 너무 심하다, 그런 식으로 한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훨씬 더 심하게 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저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도요?} 지금도 그렇습니다.]

민주당도 더는 참을 수 없었나 봅니다. 김 위원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는데요. 김 위원장에게 손절의 편지를 띄웠습니다.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신영복 선생을 존경하는 사람은 무조건 김일성주의자다, 문재인 대통령도 신영복 선생을 존경한다고 했으니 종북 김일성주의자다, 이게 요지거든요. 이게 대명천지에 가능한 논리입니까?]

[김영진/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 (더불어민주당) : 환경노동위원회는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을 고발 조치할 것입니다. 이런 사태를 만든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은 지금 당장 자진 사퇴하십시오.]

자, 오늘 '줌 인'은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의 발언이 불러온 후폭풍을 전해드렸는데요. 민주당의 공격에도 김 위원장은 전혀 물러설 생각이 없는 듯하죠.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과거 TV 광고로 대신하겠습니다.

"아니오! 예! 모두가 아니라고 할 때 예라고 할 수 있는 친구 YES도 NO도 소신있게"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