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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의도 의심케 하는 '고딩엄빠', 자극적 사연팔이

입력 2022-10-12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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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딩엄빠2고딩엄빠2
MBN 예능프로그램 '고딩엄빠2'가 매회 자극적인 사연팔이에 나서고 있다.

지난 11일 방송된 '고딩엄빠2'에서는 19세에 엄마가 된 김가연 씨와 딸 예빈 양의 일상이 공개됐다. 김가연 씨가 엄마가 된 과정과 미혼모 시설에 입소한 이유, 현재 집을 구해 힘겹게 살고 있는 사연이 전파를 탔다. 시댁에 살며 구박받았던 경험을 재연을 통해 구체적으로 담아냈고, 아이 아빠에게 폭력적 성향이 있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딸 예빈 양의 자폐가 의심되지만, 돈이 없어 치료를 포기했다는 인터뷰까지 방송에 고스란히 담겼다.

'고딩엄빠2'의 MC 하하가 "믿지 못할 정도"라고 말할 만큼 자극적이었다. 매회 그래 왔듯, '고딩엄빠2'의 김가연 씨 편 또한 방송 후 온라인상에서 크게 화제를 모았다. 방송 내용을 고스란히 담은 기사는 다음날 오전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많이 본 뉴스 1위'에 올랐다. 이뿐 아니다. 이 모든 사연을 담아내는 과정에서 딸 예빈 양의 얼굴이 그대로 노출됐다. 김가연 씨는 스스로 출연 여부를 결정했다지만, 아직도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다.

'고딩엄빠2'의 방송 수위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중학교 2학년 때 첫 임신했고, 둘째 아이는 막달까지 임신 사실조차 알지 못해 화장실에서 출산했다는 '고딩엄빠'도 등장한 바 있다. 사이비 종교 단체에서 11년간 성 착취 피해를 입었고, 고등학생 때 13세 연상 남자를 만나 임신해 성범죄 의심을 받았다는 사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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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에는 조작 논란까지 일었다. 부부 출연진 가운데 아내가 남편에게 전화를 13통이나 건 내용이 전파를 탔는데, 제작진이 아내의 의부증을 강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연출했다는 폭로가 터져 나온 것. 해당 여성 출연자는 '아무리 방송이라지만 너무한다. 작가들이 옆에서 전화해 보라고 계속 요구했다. 편집으로 과장한 건 이해한다. 방송이니까. 하지만 자의로 전화한 것도 아니었다'고 호소했다. 이에 제작진은 "상호합의 하에 일정 부분 제작진의 개입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출연자들의 행동에 대해 제작진이 별도의 요구를 하거나 디렉팅을 한 적은 없었다"며 조작 의혹을 부인했으나, 여성 출연자는 '전화하라고 시킨 것은 별도 요구가 아닌가. 할머니에게 전화를 건 것도 남편에게 한 것으로 나갔다. 연락을 준다더니 연락도 없다. (제작진의) 정신승리. 돈 많이 벌라'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일각에서는 자극적인 사연을 담아내면서도 이를 예능으로 포장해 미화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성인 남자와 미성년자 여자의 임신과 출산을 세기의 사랑으로 그린다거나, SNS를 통해 성인과 만난 미성년자의 출산을 "진도가 너무 빨랐다"는 MC의 멘트 하나로 정리했다. 이에 '고딩엄빠2'는 '절대 고딩은 보지 말아야 할 예능'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고딩엄빠2'의 기획 의도는 '벼랑 끝에 선 고딩엄빠들이 어엿한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응원하고, 지지하고, 방법을 모색한다'다. 10대의 임신과 출산에 관한 이야기를 양지로 끌어올리려는 노력이다. 그러나 회차가 지날수록, 기획의도는 사라지고 화제성만 좇는 자극적 사연팔이만 남고 있다.

MC를 맡고 있는 이인철 변호사는 '고딩엄빠2'를 향한 비판에 '미성년자의 혼전임신은 결코 미화될 문제는 아니지만 무조건 비난할 문제도 아니다. 청소년 부모와 아이에 대한 현실적 대책이 부족한 것이 안타깝고 선입관과 편견을 없애기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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