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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 도전' 김기현 vs 안철수…유승민 '출마 초읽기'

입력 2022-10-10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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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 차기 당권 레이스가 막이 오른 분위기입니다. 이미 출마 의사를 밝힌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 간 신경전이 뜨거운데요. 여기에 유승민 전 의원도 곧 출사표를 던질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6월 지방선거 이후 국민의힘의 지난 4달, 이른바 '이준석 안개'에 갇혔단 평이 나왔었죠. 지난 6일 두 번째 비상대책위원회가 법원으로부터 효력을 인정받으면서 간신히 안갯속을 빠져나왔는데요.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난 6일) : 심기일전해서 하나 된 힘으로 앞으로 전진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최선의 헌신으로 봉사할 것을 다짐 드리겠습니다.]

지도부 난맥상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서 이제 관심은 차기 당권에 쏠리고 있습니다. 주자들 간 신경전이 달아오르고 있는데요. 일찍이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두 사람의 경쟁이 특히나 치열합니다.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입니다.

[정치부회의 (지난달 28일) : 일단 '철수'란 단어가 눈에 쏙 들어옵니다. 뒤이어 확실하게 확인 사살을 했는데요. "그때그때 간을 보다가 여야 논쟁이 치열해지면 뒤로 숨어버리는 '비겁한 정치'"라고 말입니다. 철수와 간을 보다! 누가 봐도 안철수 의원을 타깃으로 삼은 건데요.]

두 사람 모두 21대 후반기 국회 개원과 동시에 세 몰이에 나섰죠. 경쟁적으로 당내 공부 모임을 주최한 건데요. 김 의원, 안 의원에 비해 대중적인 인지도는 떨어진다는 평가 때문일까요? 안 의원을 향한 공세의 고삐를 죄고 있는데요. 안 의원의 불투명성을 타깃으로 삼았습니다. 어떤 사안이든간에 늘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지난 4일) : 적어도 우리 당을 대표하겠다는 사람이라면 우리 당의 입장을 강력하게 얘기하고 국민들을 설득하고 전선에 나서야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근데 그 전선에서 싹 빠져서 자기 이미지 관리만 한다, 스타일리스트처럼 보인다, 그것도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김 의원은 안 의원이 중도를 표방하는 것도 못마땅한 듯합니다. 안 의원이 중도란 방패 뒤에 숨어 어중간한 태도를 보인다는 비판인데요. 그러면서 안 의원의 출신도 문제 삼았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7일) : 민주당의 전신인 정당의 대표를 하셨던 분이신데 우리 당에 입당한 지, 아직 사실 잉크도 채 안 마른, 몇 달밖에 안 됐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지금은 후신인 민주당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민주당이 중도보수 정당이었나, 저는 그래서 약간 의문이 있고요.]

안 의원이 한때 몸 담았던 민주당도 중도보수는 아니었다는 건데요. 국민의힘 경력이 짧은 것도 약점이라고 봤습니다. 합당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당내 기반이 튼튼하지 않은 만큼 당 대표는 무리라는 판단인데요.

잠자코 있던 안 의원도 이제는 인내 게이지가 모두 차올랐나 봅니다. 뿌리가 깊은 나무가 오히려 독이 된다고 반격했는데요. 뿌리가 깊으면 그만큼 챙겨야 할 사람도 많기 때문에 당 대표로서 공정성을 잃기 쉽다는 논리입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시사스페셜)' / 어제) : 또 어떤 분들은 제가 뿌리가 좀 약하지 않느냐고 말씀을 하시는데, 오히려 이 당에서 오랫동안 뿌리가 아주 깊은 분들은 봐줘야 할, 그러니까 당대표에 당선이 되면 공천을 시켜줘야 될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입니다. 근데 오히려 저 같은 경우는 그런 부담이 없습니다.]

안 의원은 자신이 윤석열 정부에 지분이 있다는 점도 강조했는데요. 단일화로 윤석열 정부 탄생에 기여한 일등공신이란 겁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시사스페셜)' / 어제) : 도대체 누가 이번 총선을 지휘할 때 우리가 다수당을 점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인지, 그것만 보고 판단할 겁니다. 그리고 사실 저 같은 경우는 이 윤석열 정부의 연대보증인입니다. 정말 성공을 해야만 되고, 저로서는 윤석열 정부가 실패하게 놔둘 그런 자유가 없는 사람입니다.]

이런 두 사람의 기싸움에 끼어든 잠재 주자도 있습니다. 윤상현 의원인데요. 심판으로 나선 윤 의원은 안 의원의 판정승을 선언했습니다. 김 의원이 안 의원의 과거를 거론한 건 지나쳤다고 쏘아붙였는데요. "민주당 대표를 지낸 사람과 단일화하면 안 된다고 왜 그때 목소리 내지 않았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따지고 보면 윤 대통령이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도 민주당과 연을 맺었던 바 있죠. 그런 점에서 "이번 비판은 반칙"이라는 겁니다. 여기에 윤 대통령도 사실 입당 원서에 잉크가 마르기 전에 대통령 후보가 된 건 주지의 사실입니다.

[김기현/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 : 우리가 대한민국을 살리겠습니다!]

김 의원은 그래도 물러설 생각이 없는 모양입니다. 줄기차게 안 의원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안 의원을 겨냥한 글을 올렸는데요. 당 대표가 2024년 총선을, 자신의 대권 가도를 위한 발판으로 삼아선 안 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안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당내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조성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심을 드러낸 겁니다.

이렇게 두 사람이 링 위에서 다툼을 벌이는 동안 한 발짝 물러나 장외에서 관전 중인 주자도 있습니다. 유승민 전 의원인데요. 최근 발표된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적합도 여론조사, 유 전 의원은 29.7%의 지지를 얻으며 1위를 기록했죠. 안 의원과 김 의원을 모두 제치는 결과인데요. 유 전 의원은 자신이 7주 연속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SNS에 공유했습니다. 이어서 자신에게 호의적인 칼럼도 소개했는데요. '이 꼴 저 꼴 다 보기 싫을 때, 유승민'이라는 제목입니다. 이 칼럼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질 수록 반사 이익을 보고 있는 유 전 의원에게 당권 출마를 권유하는 내용인데요. 이 정도면 정치인의 화법상 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해석입니다.

[유승민/전 국민의힘 의원 (유튜브 '대구MBC뉴스' / 지난달 29일) : 이 나라를 위해서 제가 해야 될 일이 있다면 꼭 하겠다.]

유 전 의원은 실제로 비윤 표심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과 이준석 전 대표의 징계 등 여러 당내외 사안을 두고 잇따라 쓴소리를 해왔죠. "국민을 개·돼지로 취급하는 코미디를 멈춰라", "양두구육이 징계사유라면 '이 XX들' 막말을 한 윤석열 당원은 왜 징계하지 않나" 등 발언 수위 역시 높습니다.

김 의원과 안 의원, 일단 둘이 다투고는 있지만 유 전 의원에게는 공동 전선을 형성한 모양새입니다. 둘 모두에게 위협적인 공동의 적이라고 본 건데요. 김 의원은 "내부 총질에 익숙한 배신의 정치"라고 유 전 의원을 직격했었죠.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지난 4일) : 당내 여러 가지 갈등과 분열을 계속 일으킨다든지 이렇게 되면 당의 통합을 통해서 총선을 승리로 이끌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끌어내는 데 여러 가지 부족할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들고요.]

안 의원도 유 전 의원의 출마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는데요. 유 전 의원의 아킬레스건, 당심부터 잡고 보란 조언입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시사스페셜)' / 어제) : (유승민 전 의원이 당대표에 출마할 것으로 보세요?) 아, 저는 힘들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번에 경기지사 경선 때 50 대 50 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졌습니다. 그래서 아마 이번에 70 대 30, 그러니까 당심이 70인 그러한 룰 하에서 과연 출마를 해야 될 것인가…]

당 안팎에선 아직 등판하지 않은 주자들에게도 시선이 쏠리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윤심의 선택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차기 당 대표의 급선무, 당을 추스르고 국정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일일 텐데요. 그만큼 대통령실과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 이가 당 대표가 되는 게 맞다는 시각도 우세합니다. 앞서 언급한 신윤핵관 윤상현 의원과 원조 윤핵관 권성동 의원의 당권 도전설이 흘러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그리고 특히 윤석열 대통령께서 아무리 당무에 간섭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유승민 전 의원이 대표가 되는 것은 죽어도 못 볼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현재 여러 사람들이 나와 있잖아요. 나와 있는 것을 단일화해서 제가 볼 때는 윤핵관인 권성동 혹은 윤상현 이런 사람으로 단일화 시켜가지고 유승민과 1 대 1 구도로 갈 것이다.]

여기에 당심이 곧 윤심이라고 자부하는 이가 한 명 있죠. 나경원 전 의원입니다. 유 전 의원이 SNS에 올린 여론조사를 언급했는데요. "같은 여론조사에서 국힘 지지층 7주 연속 1등은 나"라고 강조했습니다. 유 전 의원 지지도가 높게 나오는 건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는 응답자들의 '역선택'이란 의구심도 나타냈는데요. 국민의힘 지지층에게 유 전 의원을 지지하는 건 '자해'라는 인식도 심어주고 싶었나 봅니다. 유 전 의원이 이준석 전 대표에게 배턴을 넘겨받아 정권 흔들기에 나선 것이라고 진단했는데요. 결국 나 전 의원이 하고 싶은 말은 '날 좀 바라봐'인 듯합니다.

오늘은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의 소식을 정리해드렸는데요. 이제 정기국회가 마무리되면 당권 주자들의 윤곽도 명확히 드러나면서 본격적인 전당대회 레이스가 개막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 링 오른 김기현·안철수, 신경전 격화…유승민 참전 '초읽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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