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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없는영화' 진용진 "부국제 초청 깜짝…박정민·변요한과 작업하고파"

입력 2022-10-08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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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없는영화' 진용진 "부국제 초청 깜짝…박정민·변요한과 작업하고파"

유튜브 '없는영화' 신드롬이 부산국제영화제까지 사로 잡았다.

래퍼 출신인 진용진이 운영하는 유튜브 '진용진'은 25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한 '없는영화' 콘텐트는 200~300만뷰를 기록하며 유튜브 인기 콘텐트로 자리 잡았다.

스스로 감독이 된 진용진은 "이건 영화가 아닌 세상에 '없는영화'"라고 말하지만 그 어떤 작품과 견주어도 손색 없는 획기적인 기획력과 현실 고증, 하이퍼 리얼리즘을 앞세워 공감을 받고 있다. '일진', 'BJ' 등 일상에서 찾은 소재로 인생을 논한다.

그 결과 '없는영화'는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커뮤니티비프 '커비컬렉션'에 초청돼는 영광을 안았다. 영화인들의 꿈이라는 '부국제 입성'을 일년도 채 되지 않은 시간 안에 일궈냈다. '커비컬렉션'은 커뮤니티비프가 엄선한 주목할 만한 화제작과 유튜브, 케이팝 아티스트 콘셉트 비디오 등 영상 문화 트렌드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

[인터뷰] '없는영화' 진용진 "부국제 초청 깜짝…박정민·변요한과 작업하고파"
진용진은 '없는영화' 중 '어르신(02년생)', 'RPG 게임(도를 아십니까)', '마스크(나를 좋아해주는 사람)', '그리운 사람(당신의 이야기)' 총 4편을 소개한다. MZ세대들의 노후 이야기, 사이비에 빠져 버린 심리, 마스크에 빗댄 이중성, 어느새 번진 젠더갈등 등을 짧지만 강렬하게 그려낸 작품들이다. 진용진은 GV(관객과의 대화) 등 직접 관객과 만나는 시간도 마련됐다.

GV를 앞두고 부산에서 만난 진용진은 "부산에 일찍 내려와서 다음 작품을 촬영 중이다. 부국제는 아직 제대로 즐기지 못했는데 유튜브 콘텐트인 '없는영화'로 오게 될 줄 몰랐다. 너무 감사하고 기쁘다.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부산에서 어떻게 지냈나.
"9월 말에 내려와서 계속 촬영했다. 인터뷰 전날에도 새벽 1시까지 촬영했다. 이번엔 학생들에 관련된 이야기로, 6부작으로 준비 중이다."

-감독으로서 첫 부산국제영화제 초청 소감은.
"불러주셔서 감사하다. 같이 했던 배우들한테 너무 고맙고 감독으로서 기가 산다(웃음). 잘돼서 기쁘다. 잘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이었는데 인정 받은 거 같아 기쁘고, 같이 고생한 스태프들도 그렇고 지금까지 해 온 것들이 떠오르고 너무 좋다."

-'없는영화'는 캐스팅 맛집으로 꼽힌다.
"아무래도 덜 알려진 분들이 많은데 간절함이 대단하다. '이게 마지막이다' 하면서 도전하거나, 지원하는 분들이 많다. 열정도 대단해서 내가 오히려 촬영하며 많이 배운다. 의견 제시도 많이 해주고 나도 초보 감독이다 보니 의지를 많이 하게 된다."

-캐스팅 경쟁률도 점점 높아질텐데.
"그렇다. 필름 메이커스에 글을 올리거나 메일로 지원 받는다. 지원자 중에서 이미지나 연기 영상을 본다. 신작의 경우 500~600명이 지원하기도 한다. 그 중에서 필요한 배역이 5~6명 정도라고 보면 100대1의 경쟁률은 되는 거 같다."
[인터뷰] '없는영화' 진용진 "부국제 초청 깜짝…박정민·변요한과 작업하고파"

-'없는영화'의 화력을 체감하나.
"사실 유튜브 채널 자체는 오래 전부터 했어서 댓글 달리고 이런 건 익숙하다. 다만 이 화제성이 배우들에게 이어질 때 느껴진다. DM도 많이 온다고 한다. 그런 게 신기하다."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네 작품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어르신'은 설날 특집으로 만들었다. 이 상태로 할아버지되면 어떨까에서 시작했다. 내가 31살인데 아직도 초등학교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거기서 출발했다. MZ세대가 나이 들면 이렇게 될 거 같다는 휴먼 영화다.

'RPG게임'은 직접 취재를 통해 알게 된 소재다. 사이비에 빠지면 그 세상이 전부인거 같더라. 일을 하거나 사회에 적응해서 살아가는 것보다 그 안에서 더 행복한 아이러니함을 느꼈다. 취재를 한 건 몇년 전인데 최근에 영화화하게 됐다.

'마스크'는 내가 연애를 어려워한다. 얼추 비슷한 고민이었던 거 같다. 사람들 보면 만나기 전에는 그 사람에 대해서 상상을 한다. 나 역시 유튜버, 크리에이터다 보니 상상하는 이미지가 있다. 유튜버로서 내 모습을 다 보여줄 순 없다. 이미지라는 것에 대해 마음대로 상상해서 호감을 갖고 접근하는 건 이기적인거 같다. 그런 메시지를 '없는영화'에 담고 싶었다. 코로나 팬데믹에도 적절하겠다 싶었다.

'그리운 사람'은 초등학교 때만 해도 젠더갈등이 없었는데 요즘은 악플부터 오프라인에서도 너무 심한 거 같다. 어쩌다 우리가 이렇게 됐을까 그런 걸 질문하고 싶었다. 그래서 메시지는 심플하다. '그때가 그립지 않나, 굳이 싸워야 하나'의 질문으로 만들었다."

-디테일이 장점으로 꼽힌다. 취재는 어떻게 하는지.
"다년간 쌓아 온 빅데이터가 감독으로서 내 장점이라 생각한다. 그 동안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목욕탕 주인, 조폭 등 셀 수 없이 많다. 인터뷰 하셨던 분들중에 아직도 연락하는 분들도 계신다. 최근에 취재한 BJ 같은 경우는 내가 메일을 보내서 제안하거나 건너 건너 아는 사람들에게 부탁해서 하기도 한다."

-'없는영화' 하게 된 이유는.
"원래 영화를 너무 좋아했다. 시간 나면 영화를 봤던 사람이다. 언젠가 영화 콘텐트를 해보고 싶었다. 그러다가 '없는영화'를 해볼까 싶었다. 처음에 다들 안될거라 했었다."

-갈수록 더 반응이 뜨겁다.
"너무 빠른거 같아서 놀라기도 했다. 급작스럽게 올라가고 있다. 감독으로서 더 준비를 많이 해야겠다. 더 좋은 콘텐트 하고 싶으면 내 자체가 더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터뷰] '없는영화' 진용진 "부국제 초청 깜짝…박정민·변요한과 작업하고파"
-'없는영화' 콘텐트에 대한 자신감은.
"재능으로 한 건 아니다. 노력으로 한 콘텐트다. 내가 다른 유튜버들처럼 게임을 잘한다거나 많이 먹거나 이런 것도 아니고, 보기만 해도 잘생긴 것도 아니다. 그만큼 노력을 했다. 연구도 많이 했다."

-유튜브에서만 체감하던 반응을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실제 관객들과 만나게 됐다.
"GV 기대된다. 오히려 내가 질문 많이 드리고 싶다. 감독이라고 해서 폼을 잡는다거나 있어 보이게 대답해야지 보다는 고민을 나누고 싶다. 부족한 점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묻고 싶고 속에 있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진용진'의 콘텐트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가려운 걸 긁어주는 게 있는 거 같다. 현실고증이 커서 그런가보다."

-'없는영화', 이제는 '있는영화'가 된 게 아닐까.
"OTT에서 드라마 제안이 많이 온다고 들었다. '없는영화' 스케줄상 당장 할 수는 없다. 지금은 내가 시나리오도 쓰고 캐스팅에 연출까지 다 하다 보니 시간이 없다. 점점 전문가들과 협업해 역할을 분담하면 언젠가 새로운 도전도 해보고 싶다."

-함께 작업하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박정민, 변요한 배우와 꼭 해보고 싶다. 박정민 배우는 현실적인 연기를 너무 잘한다. 대사가 몇마디 되지 않아도 눈빛이나 표정으로 다 표현한다. 이래서 박정민 박정민 하는구나 싶었다. 박정민 배우는 현실고증이 있다면 변요한 배우는 팔색조 배우다. 드라마 '미생'이나 신인 때 했던 독립영화에서 모두 모습이 다르다. 천생 배우다."
[인터뷰] '없는영화' 진용진 "부국제 초청 깜짝…박정민·변요한과 작업하고파"

-사회적인 이슈에도 관심이 많은지.
"뉴스를 보긴 하지만 그것보단 일상에서 소재를 찾는 편이다. 요즘 세대들이 참 힘들다. 더 나아갈 미래가 있어야 하는데 쉽지 않다. 그래서 답답한 고구마보다는 사이다를 원하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도 다루고 싶은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간호사, 도박중독 등 '없는영화'로 풀어보고 싶다."

-'없는영화'를 만들 때 삼는 철칙은.
"'없는영화'는 질문으로 끝나는 거 같다. 결론을 짓지 않는다. '이런 걸 한번 생각해보자' 정도로 끝낸다. 유튜브 콘텐트다 보니 초등학생도 볼 수 있다는 걸 생각하면서, 모두가 볼 수 있는 콘텐트를 만들고자 한다. 그리고 몽타주 컷이라도 대충 찍는 건 없다. 진심으로 임한다. 앞으로도 '없는영화'만의 감성과 내 철칙은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할 거다."

-어떤 창작자가 되고 싶은가.
"뭘해도 다르게 하고 싶다. 신선하고 싶고 최초이고 싶다. 그리고 몸하고 마음하고 같이 늙었으면 좋겠다. 몸은 늙어서 더 이상 그렇게 나오지 않는데 마음은 늙지 않아서 억지로 잡고 있는 사람이 되고 싶진 않다. 앞으로도 높은 사람이 되고 이런거보다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

-구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감사하다. 난 딱히 내세울 재능이 없었다. 평범한 사람이고 평범한 이야기를 했었다. 노력 하나로 일어서고 있다. 노력만큼은 유튜버 중에 제일 노력했다고 생각한다. 3등 안에는 들지 않을까. 열심히 하고 있다. 초심을 잃지 않겠다. 나의 콘텐트를 사랑해 주시는 분들은 아실 거다. 앞으로도 더 노력하겠다."

부산=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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