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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종빌런' 김주헌 "'빅마우스' 보며 카타르시스 느껴"

입력 2022-10-0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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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헌김주헌
배우 김주헌(42)이 MBC 금토극 '빅마우스' 최종 빌런으로 활약했다. 이토록 악랄하고 잔인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소름 끼치는 열연을 펼쳤다. 이 작품을 위해 외형적인 변화까지 신경을 썼다. 초반엔 10kg 늘리고 후반부엔 그 늘린 10kg을 쏙 뺐다. 예민함을 살리기 위한 노력이었다.


연극 '갱스터 no.1'(2007)으로 데뷔한 김주헌은 2018년 '고래먼지'를 통해 매체 연기에 첫 도전했다.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은 건 바로 드라마 '남자친구'(2018·2019)다. 박보검의 절친한 형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그는 이후 '낭만닥터 김사부2' '사이코지만 괜찮아' '도도솔솔라라솔' '스타트업'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를 거쳐 지금의 '빅마우스'를 만나 폭발적인 힘을 발휘했다.

-종영 소감은.

"최도하라는 인물을 맡겨준 감독님, 함께 작업을 했던 선배님들, 동료들한테 감사하고 무엇보다 마지막 회까지 함께 시청해준 분들께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작품이) 잘되길 바랐다. 항상 작품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게 있는데 잘 되고 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잘 되어서 기분이 좋다."

-이 작품에 합류하게 된 계기는.

"드라마 '스타트업' 특별 출연일 때 오충환 감독님을 보고 대단하다고 느꼈다. 연출할 때 믿고 빠져들 수밖에 없는 포인트가 있더라. 그때 감독님이 '다음에 같이 해요'란 말을 건넸었는데 이렇게 빨리 재회하게 될 줄 몰랐다.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오충환 감독님과 식사 자리가 있었다. 그때 최종 빌런이란 얘길 들었다. 끝판왕이라고 하더라. 그 얘기에 더 설렘을 느꼈다. 그런데 막상 대본을 보고 설계를 해나가는 것에 있어선 부담감이 밀려오면서 쉽지 않구나란 생각을 했다. 시놉시스에 나와있는 정보와 감독님이 한 얘기가 전부니까 막막함이 밀려왔다. 일단 참아야 한다, 모습을 드러내기 전까지 작품에서 눈에 잘 안 보였으면 좋겠다는 감독님의 주문과 바람이 있었다. 그래서 그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작품을 위해 노력했던 점이 있다면.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가 끝나가고 '빅마우스' 준비할 무렵부터 체중을 늘렸다. 외형적으로 봤을 때 몸이 단단해야, 더 커져야 그런 힘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때 82kg로 시작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다이어트를 해서 72kg까지 뺐다. 후반으로 갈수록 승기는 최도하가 잡고 있지만 엎치락뒤치락 하니 불안감이 커졌을 것이다. 스스로 예민함을 보여주고 싶어 체중을 줄였다. 연기하는 입장에서 대본을 받았을 때 한 치의 의심도 없어야 했다. 행위에 대한 의아함은 없었다. 그래야 장면을 좀 더 설득력 있게 보여줄 수 있지 않나. 그게 나의 첫 번째 임무라고 생각했다."

-급하게 끝난 결말에 아쉽다는 의견이 있다.

"결말에 대한 허무함보다 최도하가 더 큰 벌을 받았으면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악인을 봤을 때 더욱 처절하게 배로 받길 바라는 게 있지 않나. 그래서 그런 의견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연기하며 어떤 점이 가장 어려웠나.

"참는 게 어려웠다. 혼자 창호를 걱정하며 버스 정거장에 있는 미호를 바라보는 시선을 찍었을 때 고민이 많았다. 결국엔 뭔가 정확한 걸 드러내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리고 반복했던 것 같다."
김주헌김주헌

-악인을 연기하며 실생활에도 영향을 받은 게 있나.

"일상에서 성격이 변한다는 건 별로 없었다. 방송을 보면서 내가 연기할 때보다 더 큰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장례식장 장면을 스케줄 때문에 본방사수를 하지 못했다. 그런데 작가님께 '재밌었다'라는 전화가 왔다. 집에 도착해 재방송을 보면서 댓글들을 봤는데 너무 통쾌하고 재밌더라. 혼자 웃으면서 봤다. 웃을 장면이 아닌데 너무 재밌었다. 수많은 거짓으로 죄책감이 없는 인간이지 않나. 우리가 흔히 느끼는 가슴의 찡한 눈물이 아니라 머리에서 생각한 눈물이었다. 유리한 선택을 항상 하는 인물이니, 원초적 눈물이란 걸 통해서 가장 빠르게 현주희를 설득시킬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작품을 끝낸 후 후유증은 없나.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자유롭다. 과거 연극을 많이 하지 않았나. 2인극을 했을 때 시인 이상 연기를 한 적이 있다. 무대 위에서 막걸리를 마시며 연기했는데 이상이 가진 비극적인 요소가 많아 공연 끝나고도 술을 마셨다. 우울감이 지속됐다. 그때 '이게 내가 학습된 행동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연인과 헤어졌을 때 술을 찾지 않나. 미디어를 보며 자라서 습득된 게 아닌가 싶었다. 배우 생활을 하면서 빠져드는 것에 속는 게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오히려 이런 부분들을 멀리 했다. 몰입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이종석·임윤아·옥자연 등과의 호흡은 어땠나.

"(양)경원 씨는 공지훈이란 인물을 매번 다양하게 혼신을 다해 연기해줬다. 경원 씨가 있어서 최도하가 살 수 있었다. 연기하는 걸 보기만 해도 재밌었다. 그만큼 경원 씨가 연기를 잘한 것이다. 상대 배역에게 자극을 주는 그런 좋은 배우였다. 적정량의 에너지를 끊임없이 쓰는 게 어려운데 너무 잘하더라. 자연 씨 같은 경우 차분함이 있다. 차분함에서 나오는 안정감이 함께 연기할 때 편안함을 전해준다. 그리고 겸손함이 돋보인 배우다. 윤아 씨는 함께 연기하다 보면 상대방의 감정을 불러일으켜주는 배우다. 식물원에서 아버지 염색 공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원래는 어떤 고층 건물의 헬기 착륙장에서 찍었었다. 바람이 엄청났다. 바람이 너무 세서 입 주변이 얼 정도였다. 집중력을 흐리기에 적합한 장소였는데 윤아 씨가 끝까지 집중해 소화하더라. 그걸 끝까지 하길래 집중력이 엄청나구나, 무언가를 한번 잡으면 해야 한다는 게 있구나 싶더라. 종석 씨는 연기를 잘한다. 제가 미끼 던져서 왔을 때와 면회하러 갔을 때, 풍파를 겪고 노박의 변호사로 왔을 때 모두 느낌이 달랐다. 진짜 이 친구가 보통 아니구나라고 생각했다. 키도 크지만 인물로서 더 크게 보이더라."

-ENA채널 수목극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도 특별 출연을 해 활약했다.

"촬영 시기는 '빅마우스' 끝나고 한참 후였다. 처음 촬영 나갔을 때는 방송 시작 전이었고 추가 촬영 때는 '우영우'가 시작해서 재밌다는 얘길 들었을 때, 마지막 촬영 때는 대박이 난 상황이었다. 잘 되는 작품에 특별 출연을 했는데 사실 유인식 감독님 석 자만 듣고 갔다. 제겐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2가 있고 감독님의 인간을 보는 시각이 좋다. 시놉부터 봤는데 특이하고 재밌더라. 아니나 다를까 좋은 결과를 내니 너무 좋았다."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3 출연이 확정됐다.

"연극할 때도 너무나 행복했고 흐름이 좋았다. 연극을 떠나 쉰 적이 있다. 그때 배운 게 많은 기대를 하지 않는 것과 작품이 내게 들어오는 건 흐름, 운인데 그런 것에 기대지 말고 나한테 투자하고 나를 더 발전시키자는 것이었다. 그런 걸 더 선호하는 편이다. 현재 잘 되는 작품을 하고 있다는 건 너무 영광이다. 결과적으로는 그 흐름을 잘 타고 있는 것인데, 그걸 더욱 잘 타려면 좋은 마음으로 즐기는 게 더 중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너무 좋아하는 작품 '낭만닥터 김사부'를 시리즈로 할 수 있어 좋다. 감사하다. 오랜만에 만날 생각 하니 기분이 좋다."
김주헌김주헌

-스케줄 외에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나.

"일을 기본으로 하는데 운동이라는 루틴이 잡혀 있다. 배우 생활이 불규칙적이긴 한데 불규칙 속에서 불규칙하게 사니 안정이 되지 않더라. 촬영 없는 날도 새벽에 깨는 편이다. 아침 6시에 깨서 아침 운동을 한다. 내가 만든 루틴이 정해지니 삶이 정서적으로 안정되더라. 이게 너무 좋다. 오늘 같은 경우도 아침에 일어나서 영양제 챙겨 먹고 운동 가서 오후 1시까지 했다. 창작 활동을 하는데 자유로워야 하지 않나. 정서적 불안감이 많아 안정적인 게 있어야 하는 것 같다. 집에 배우들을 초대해서 맛있는 걸 먹으며 수다를 하곤 한다. 이런 평온함이 좋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내가 원하는 배우로서의 모습은 낯선 배우다. 언젠가 익숙해지겠지만 처음 보는 배우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돌고래 유괴단'이라고 있는데 거기서 저승사자도 하고 인간 아닌 존재를 많이 했다. 무생물을 시켜달라고 한다. 예를 들어 하늘을 날아가는 봉지 연기를 해보고 싶다. 너무 궁금하다. 무생물인, 상상 속 동물도 연기해보고 싶다. 한 번도 코믹 연기를 해본 적 없다. 너무 어려운 연기지만 해보고 싶다."

-연말 계획은.

"현재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와 영화 '크로스' 촬영을 하고 있다. 이후에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3도 곧 촬영에 들어갈 것 같다. 내년까지 촬영할 것 같다. 일단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을 잘 끝내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바쁜 와중에 여유를 잘 못 챙겼는데 나만의 루틴을 지켜가며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챙기고 싶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솔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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