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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전 대통령 조사…"특권 계급이냐" vs "권력의 사냥개"

입력 2022-10-04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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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후에 나오는 외통위 소식은 내일(5일) 추가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감사원의 서면 조사 요구, 문 전 대통령은 '무례한 짓'이라며 거부 의사를 밝혔죠. 하지만 여야의 공방은 오늘도 뜨거웠습니다. 민주당은 대통령실의 의중이 담긴 '정치보복 감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는데, 윤석열 대통령은 "감사원은 독립적인 기관"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공방은 국감장으로도 옮겨붙었죠. 관련 소식을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자의 반, 타의 반, 제 취미 생활을 재개하게 됐습니다. 국정감사가 오늘부터 시작된 겁니다. 국회가 정부를 감사·견제하는 국정감사, 보통 야당이 창을, 여당이 방패를 들게 되죠. 오늘 국회상황실에서 다룰 국감 재료는 감사원의 문재인 전 대통령 서면 조사문제입니다. 이 문제에선 창과 방패를 바꿔 든 것 같은 모양새이기도 한데요. 문 전 대통령은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고 말했다고 하죠. 국민의힘은 전직 대통령이 "특권 계급이냐, 과민반응이다" 비판했고요. 민주당은 "정권 차원의 명백한 정치 탄압"이라고 맞섰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무례하다고 하신 부분 자체가 저는 왜 저렇게 과민반응을 하실까, 싶은 생각이 있어요. 오히려 이게 무슨 큰 문제가 있나, 왜 이러지,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감사원이 오히려 조사하지 않으면 저는 감사원의 직무유기라고 보고 있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윤석열 정부의 충직한 사냥개임을 자인한 감사원의 칼끝이 끝내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것입니다. 뒷배가 없다면 불가능한, 명백한 정치탄압입니다.]

문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의원이 전한 문 전 대통령의 말 '대단히 무례한 짓'이란 표현이요. 문 전 대통령이 잘 쓰지 않았던 강한 표현입니다. 그만큼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윤 의원은 감사원을 향해 "권력의 사냥개"란 표현까지 쓰며 대통령실의 의중이 반영됐을 거라고 직격했습니다.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집권 한 달 만에 해경과 국방부가 아시다시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아무 근거 없이 발표를 번복했지 않습니까. 바로 다음날 감사원이 특별조사국 소속 인력까지 투입시켜서 감사 착수를 발표합니다. 정치보복 감사, 주문생산형 감사라고 이야기하는 거고…]

신구 권력의 충돌 양상으로 가는 모양새인데, 윤 대통령은 오늘 감사원은 독립적인 헌법기관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용산 집무실 출근길 : 감사원은 헌법기관이고, 대통령실과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그런 기관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대통령이 뭐라고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야당에선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문 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정치탄압이 노골화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이미 헛발질로 판명 난 북풍몰이를 빌미로 해서 전직 대통령에 대해서 보복감사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국민을 지키라는 총칼로 경쟁자를 짓밟았던 독재정권처럼 정의를 지키라는 사정 권력으로 공포정치에 나선 것입니다.]

민주당은 감사원에서 공언해온 '고래 사냥'이 결국 문 전 대통령을 향한 거였다고 보고 있습니다. 중립적이어야 할 감사원이 방통위와 권익위, 그리고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표적 감사'로 전 정부를 타깃으로 삼았다는 게 민주당의 입장입니다. 결국 종착역은 문 전 대통령이었단 겁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조사한다면서 서훈·박지원 전 국정원장 조사도 마치지 않은 점을 들어, 절차적으로도 무리라고 했습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절차가 지금 맞지 않는다는 거죠. 그리고 무르익지 않았는데 과일을 성급하게 따려고 하는 것. 왜 과거 검찰 수사에서도 오너나 CEO는 제일 끝에 한 번 부르잖아요. 하물며 전직 국가 원수인데 중간 과정이 없이 바로 서면조사를 해가지고 뭘 얻겠다는 건지…]

국민의힘은 '서면'으로 조사를 요청한 건 오히려 전직 대통령을 예우하는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성역없는 조사에서 왜 전직 대통령만 예외가 돼야 하냐고도 했는데요.

[장동혁/국민의힘 원내대변인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서면조사 자체가 어쩌면 전직 대통령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예우해서 서면조사로 한 것인데 이것을 매우 무례한 짓이라고 화를 내는 것은 매우 이율배반적이고 자신이 말한 '법 앞에 평등'이라고 하는 말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엔 명예회복을 요구하는 유가족들이 있죠. 고 이대준씨의 부인은 "제가 오히려 무례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문 전 대통령의 말을 받았습니다. 형 이래진씨는 야당 대표 시절의 문 전 대통령의 트윗까지 인용하면서 비판했는데요. 국정농단 수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검찰도 대통령이라고 예우할 것이 아니라 그냥 피의자로 다루면 된다'고 한 트윗입니다. 이씨 본인이 검찰에 고발하고 감사원에 감사의뢰했다면서 "당당하다면 수사와 조사를 받으시라"고도 했는데요. 국민의힘이 이런 공세를 펴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유상범/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국정원, 해경, 또 국방부에 어떤 탈북으로 몰아가는 일련의 과정이 결국 청와대가 개입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점이고요. 대통령의 어떤 묵인 또는 승인이 없었다면 과연 이런 일이 일련에 벌어질 수 있을까 하는 강한 의혹이 들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당연히 확인을 할 필요가 있지 않겠습니까.]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니 국면 전환용으로 문 전 대통령 조사 카드를 꺼내놓은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감사원은 과거 노태우,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도 서면 조사를 했다고 밝혔지만 당시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은 정치 탄압이나 보복으로 비칠 것을 우려해 감사원 감사를 반대했다고도 했습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또 율곡사업과 관련된 서면 감사에 대해서는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정치탄압의 어떤 오해를 살 수 있다면서 오히려 대통령이 반대했는데, 지금은 지지율이 하락한 현 정부 초기에 이전 정부에 대한 사실상 뒤집어씌우기 감사를 하고 있는 걸로 오히려 보이고 있는 거거든요. ]

국민의힘은 문 전 대통령의 '무례하다' 발언을 계기로 똘똘 뭉치는 분위기입니다. 최근 국민의힘 내에선 이준석 전 대표의 법원의 가처분 신청을 옹호하고,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을 비판하는 등 당내 설왕설래가 있었죠. 이 전 대표 측 인사들도 이 문제에서만큼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한목소리로 비판하고 있습니다.

[김용태/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정치보복 프레임이라고 보여지는 데에 저는 동의할 수 없고요. 과거에 2017년도를 돌이켜보면 문재인 정권에서는 4대강에 대해서 감사 지시를 내려서 감사가 이루어졌었는데 이번 건은 정권에서 지시했다는 어떤 그러한 것이 드러난 것이 없고요.]

이제 본격적으로 국정감사장으로 갑니다. 국회 최대의 화약고, 법사위는 사실 오늘 감사원이 아니라 대법원이 대상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민주당이 '정치탄압 중단하라'는 피켓을 걸면서입니다. 국민의힘 역시 '정쟁국감 NO, 민생우선 YES'라는 피켓을 내걸었는데요. 피켓을 준비했다는 건, 충돌을 미리 준비했단 얘기죠.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은 "대법원 국정 감사와 정치탄압이 무슨 관계가 있느냐"며 피켓을 치워달라고 했는데, 감사를 시작하기도 전부터 여야가 맞붙었습니다.

[기동민/더불어민주당 의원 : 검찰의 편파적인 수사 진행되고 있는 거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우리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국민에게 알려야 될 의무가 있는 거죠. 그런 차원에서 정당한 의사표시라고 그렇게 이해해 주십시오. 그리고 얼른 회의 진행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감사나 수사가 성역이 있어야 되나요? 그러면 전직 대통령에게는…?) 모면하기 위해서 정치탄압을 하고 있다!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입니다! (가서 앉으세요. 가서 앉으세요!) 위원장님께서 계속 반문하니까 제가 말씀드리는 겁니다! (뭘 반문을 해요! 가서 앉으세요!)]

감사원이 서면 조사를 요구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국방위 담당 안건이죠. 국방위에서도 설전이 벌어졌는데요. 국민의힘은 고 이대준씨가 피살당하고 시신이 훼손되기까지 6시간 동안 문재인 정부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자료를 공개하라고 공세를 폈습니다. 이후 긴급 관계장관회의에서 '추락 보고'가 '월북 추정'으로 바뀐 이유가 뭐냐고도 캐물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 대책 회의가 아니라 은폐 회의였다는 의심이 드는 겁니다. 왜냐, 그 이전까지는 계속해서 추락으로 추정된다고 보고하고 있다가 그 23일 날 01시 회의 이후에는 갑자기 보안 유지라는 엄명이 떨어졌죠? 그런 다음에 이어서 그날 월북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맞죠? {예.} 은폐하기 위해서 거기에서 작전 지시가 떨어지고 이런 작전지시를 세웠다는 거를 밖에 얘기하지 마라.]

민주당은 사건 당시엔 국민의힘 국방위원들도 이씨를 '월북'으로 봤던 점을 강조하고 있죠. 이씨의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온 직후 있었던 국방위 비공개 회의록을 공개하자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코너에 몰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문재인 정부를 몰아세우고 있다며 철 지난 이야기를 그만 두라고 했는데요.

[설훈/더불어민주당 의원 : 월북이냐 아니냐 하는 문제는 이미 우리가 정리를 했습니다. 이미 NLL 선을 넘어갔습니다. 넘어간 상태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아무것도 없습니다. 6시간 아니라 어떤 상태에서도 대한민국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건 상식에 맞는 얘기 아니겠습니까? 그걸 왜 못했느냐고 이야기한다면은 뭘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

상황은 신·구 권력의 충돌로 가는 모양새죠. 국방위 소속 이재명 의원은 윤 대통령의 대통령실 이전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했습니다. 민주당은 대통령실을 이전하면서 국방 관련 부대 이전까지 1조원이 넘는 돈이 들어간다고 추산하고 있죠. 국방부 장관 입장에서 적절하냐고 추궁했는데, 장관의 답변도 들어보시죠.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대통령실이 이전하느라고 국방부 관련 부대들 온 동네 옮겨 다녀야 되죠? 이게 거의 1조 원 가까이 비용이 들 거라고 추산이 되는데 이 돈 국방 방위력 개선하는 데 쓰는 게 차라리 낫지 대통령실 이전이 뭐 이리 중요하다고…이 국방부 관련 부대들 이전하느라고 이렇게 엄청난 돈을 써야 됩니까? 국방부의 의견은 대통령실을 이렇게 옮기는 것이 맞다고 보십니까, 부적절하다고 보십니까?]

[이종섭/국방부 장관 : 일단 먼저 1조원이라는 그 말씀은 아니라는 말씀…]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제가 질문하는 거에 대한 답을 해보세요!]

[이종섭/국방부 장관 :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국방부 장관 입장에서 잘했다고 생각한다고요? 자식들에게 부끄러우실 겁니다!]

오늘부터 시작된 국정감사, 외통위 국방위 법사위 할 것 없이, 대부분의 상임위가 여야의 전쟁터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국회와 정부의 상호 견제가 잘 되는지, 정회원 여러분, 다정회 정주행 하시면서 함께 지켜보시죠.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문 "감사원 무례한 짓"…"특권 계급이냐" vs "권력의 사냥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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