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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생은 아름다워' 류승룡이라는 '치트키'

입력 2022-09-29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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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생은 아름다워' 류승룡이라는 '치트키'

류승룡이 하니 얄미운 남편도 귀엽게만 느껴진다.

배우 류승룡은 28일 개봉한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최국희 감독)'에서 첫사랑을 찾아 달라는 아내 세연(염정아)의 남편 진봉으로 열연했다.

극 중 진봉은 아픈 세연에게도 차갑기만 한 남편이다. 짜증은 기본이고, 보고 있으면 한숨이 나오는 장면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류승룡의 힘일까, 어느덧 화가 나기보단 짠한 구석도 있고 귀여운 면모도 보인다.

류승룡은 "원래 첫 시나리오에서 진봉은 훨씬 더 격한 인물이었다. 그런데 요즘 그런 남편이 어딨겠나. 그래서 감독님과 논의 끝에 수정하게 됐다"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또 실제로는 어떤 남편이냐는 질문에는 "난 다르다. 그래서 진봉을 대체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더라"고 너스레를 떨며 "아내에게 밖에서 있던 이야기도 다 하고, 대화를 많이 한다. 결혼기념일마다 건강검진도 함께한다"고 미소 지었다.
[인터뷰] '인생은 아름다워' 류승룡이라는 '치트키'

-긴 기다림 끝에 개봉이다.
"2년 동안 설렘 속에 지냈다. 염정아 배우도 개봉 소식을 듣고 너무 좋다고 했다. 나도 좋다. 대중이 많이 좋아하던 주크박스라서 그런지 기다림이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뮤지컬 영화에 출연하게 된 이유는.
"주크박스 뮤지컬이라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평소에도 흥얼거리고 노래방에서 부르고 그랬던 노래들을 상황과 대사에 맞게 전달하려는 부분에 용기를 가졌다. 클래식 뮤지컬이었다면 선뜻 하지 못했을 거 같다."

-진봉이라는 역할은 어떻게 바라봤는지.
"강진봉 역할이 너무 세서 놀랐다. 많이 순화 시켰다. 요즘 이런 아빠, 남편 없다. 그저 영화적인 장치다. 그래서 수용하게 됐다. 세연의 캐릭터를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로서의 기능이란 생각이 든다."

-20대 역할까지 직접 소화했는데.
"현재 역할만 하는 줄 알았다. 20대까지 한다는 걸 알고서는 '이걸 내가 한다고?' 하면서 걱정이 됐다. 그러면서도 옛날 향수, 그 때 시절로 돌아간다는 느낌은 기대됐다. 90년대 20대 역할을 어떻게 할 건가 고민했을 땐 실제 친구들과 함께하면 착시효과가 있을 거 같았다(웃음). 그래서 친구들과 함께하게 됐고 너무 즐거웠다."
[인터뷰] '인생은 아름다워' 류승룡이라는 '치트키'

-염정아와의 호흡은.
"세연 그 자체였다. 정말 사랑스럽고 촬영하는 내내 정말 프로구나 싶었다. 염정아 배우는 대본대로만 한다. 그 안에서 음표가 어마어마한 거 같다. 정직함과 기본을 지키는, 120% 이상을 하는 배우구나 싶었다. 그래서 감독님, 제작사들이 좋아하는 배우라고 생각했다."

-뮤지컬을 위한 춤과 노래는 얼마나 연습했는지.
"일년 정도 연습했다. 뮤지컬도 해봤지만 우리 민족은 다 노래 잘하는 명창들이다. 오디션 프로그램도 너무 많고, 대사를 얹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노래로서의 기능만이 아니라 감정과 대사처럼 들리게 해야겠다 때문에 오래 연습했다."

-코미디 장르와 잘 맞는다 생각하나.
"코미디를 보고 있으면 인생의 '희로애락'이 있는데 내가 지향하는 거 같다. 특히 웃음이 없어지는 시대일수록 코미디에 대한 사명감도 생기고 나도 찍으면서 재밌다. 건강한 웃음을 좋아한다. 사실 코미디가 힘들긴하다. 솔직히 액션보다 힘들다. 나만 하는 거 아니고 앙상블도 있고, 녹음도 해야하고 시간 자체가 배 이상 드는 거 같다."

-클래식한 뮤지컬 영화도 해보고 싶진 않은지.
"이 영화가 마중물 역할을 해서 앞으로 활성화 되는데 기여했으면 좋겠다. 만약 '인생은 아름다워2'가 나오면 좋은 노래들이 많아서 편하게 할 수 있을 거 같다. 하지만 클래식한 뮤지컬은 이미 그 영역에서 훌륭하신 분들이 많아서 그 분들이 하시는 게 좋을 듯 하다."

[인터뷰] '인생은 아름다워' 류승룡이라는 '치트키'
-박세완, 옹성우의 과거 장면은 어떻게 봤나.
"너무 좋았다. '아이스크림 사랑'을 같이 하는데 착착 맞아 떨어지더라. 옹성우는 처음으로 찍은 영화였는데 그럼에도 능청스럽게 잘 해줬다. 박세완은 볼수록 놀랍다. 심달기도 마찬가지로 너무 훌륭한 배우들이다. 하현상도 가수인데 잘하더라. 연기학원 다니면 못하는 연기였다. 딸로 나온 다인 배우도 웃는데 너무 예뻤다. 염정아 배우가 끌어안고 예뻐했다. 염정아도 나도 아이들이 있고 그래서 더 공감이 많이 됐던 거 같다."

-K콘텐트의 위상이 높아졌다. 뮤지컬 영화는 생소한 영역이라 부담은 없었는지.
"뮤지컬의 고향은 저쪽(브로드웨이)이고, 한국 주크박스 뮤지컬로만 따졌을 땐 세계 최고인 거 같다(웃음). 워낙 가무에 뛰어난 민족이라 언젠가 그걸로도 놀라게 할 수 있을 거 같다."

-힘든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보내왔다. 영화인으로서 어땠나.
"영화를 통해 울고 웃고 분노하고 공감했던 우리나라이기에 영화가 중요한 기능을 한다고 생각한다. OTT도 TV도 다 중요한데 극장에서 오롯이 집중해서 어떤 분들에겐 인생의 전화점이 되고, 너무나 소중한 플랫폼이다. 물론 가늠이 안된다. 결국에는 좋은, 정직한, 잘 만든 작품들로 성실하게 준비해야겠단 생각이 든다."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기혼자 뿐 아니라 미혼인 분들도 부모님 계시니까, 모두 공감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가까이 있는 분들하고 보시면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데 도움이 될 거 같다. 젊은 분들한텐 우리가 좋아했던 노래들, 세대 공감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지금 불러도 좋은 노래들이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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