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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수술 때 충분한 설명 없었다면 위자료 배상해야"

입력 2022-09-23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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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JTBC〉〈자료사진=JTBC〉
A씨가 키우는 8살짜리 고양이는 2019년 11월 B 동물병원에서 0.4cm 정도 구개열(선천적으로 입천장에 구멍이 난 질병)이 확인돼 수술을 받았습니다. 이후 병이 재발하자 같은 병원에서 2020년 6월까지 네 차례 수술을 더 받았습니다.

하지만 병은 또 재발했습니다. A씨는 고양이를 2021년 6월 C 동물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게 했습니다. 그런데 수술 전보다 구개열 구멍이 더 커져 다시 수술이 필요한 상태가 됐습니다.

A씨는 C 병원에 구개열 수술을 받은 후 크기가 더 커져 흡인성 폐렴 등과 같은 중대한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커졌다며 상태 악화에 대한 손해 배상을 요구했습니다.

C 병원 의료진은 수술 동의서를 쓸 때 수술 이후에도 피판(이식을 위해 피하 구조에서 외과적으로 분리된, 혈관을 가진 피부나 다른 조직)의 허혈성 괴사, 조직 손상 등으로 재발할 수 있다고 충분히 설명했다며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사건 조정 결정을 맡은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C 병원 의료진에게 위자료 30만 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고 오늘(23일) 밝혔습니다.

반려동물 수술 때 합병증이나 부작용에 대해 보호자가 상세한 설명을 듣지 못해 자기 결정권이 침해됐다면 의료진에게 설명 의무 소홀에 따른 위자료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겁니다.

위원회는 "'B 병원에서 여러 차례 수술받았지만, 구개열 크기가 커진 적은 없어 수술 후 크기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만약 이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들었다면 수술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는 A씨 주장을 인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일반적으로 의사는 수술과 시술, 그리고 좋지 않은 결과가 발생할 수 있는 의료 행위를 하는 경우 환자나 법정 대리인에게 질병의 증상과 예상되는 위험 등에 대해 설명해 의료행위를 받을 것인지 선택하도록 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동물에 대한 의료행위에 대해서도 동물 소유자의 자기결정권이 인정돼야 한다"며 "의료진이 구체적인 설명을 했다는 증명을 하지 못한 경우 설명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위자료 배상을 결정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올해 개정돼 지난 7월 5일부터 적용하고 있는 수의사법에 따르면 수의사는 '수술 등 중대 진료' 전 보호자에게 △진단명 △중대 진료의 필요성과 방법·내용 △발생 가능한 후유증이나 부작용 △소유자 준수 사항을 설명하고 서명을 받아야 합니다. 이를 어기면 과태료 30만 원이 부과됩니다. 2~3차 위반 때는 각각 60만 원, 90만 원 과태료를 물어야 합니다.

위원회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향후 반려동물 치료 관련 분쟁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동물병원은 치료 전 그 내용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보호자는 치료 여부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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