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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개장 먹고 분향 안 한 꼴"…외교 참사? 영국 요청?

입력 2022-09-20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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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석열 대통령이 교통문제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조문하지 못했죠. 장례가 끝난 뒤에, 조문록을 쓰는 걸로 대체를 했는데요. 대통령실은 영국의 왕실의 요청에 따라서, 일정을 조정한 것 뿐이라는 설명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에선 조문없는 조문외교라며 '외교 참사'라고 날을 세우고 있는데요. 명백한 의전 실패라고 주장했습니다. 관련 내용, 정치 인사이드에서 짚어봤습니다.

[기자]

엘리자베스 2세 장례식 참석을 위해 영국을 찾았던 윤석열 대통령! 그런데, 정작 도착 당일 조문은 하지 못했죠? 대통령실은 런던의 교통 상황 때문에 영국 왕실의 요청에 따라 조문이 취소됐다고 밝혔는데요. 이른 오후에 도착한 정상들까지만 당일 조문이 가능하다는 설명을 들었다는 겁니다. 윤 대통령은 도착 시간이 늦어, 조문을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는데요. 민주당은 한마디로 '외교 참사다'! 날을 세웠습니다.

[김성환/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 교통통제를 몰랐다면 무능한 일이고, 알았는데도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면 더 큰 외교 실패, 외교 참사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런던의 혼잡한 교통상황!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이었다는 겁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의전을 담당했죠. 탁현민 전 청와대 비서관은 윤 대통령이 빈소를 찾아 육개장만 먹은 꼴이다! 꼬집기도 했습니다.

[탁현민/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금 윤석열 대통령께서는 육개장 먹고 발인 보고 오셨다는 거잖아요. 실제로 빈소에 방문해서 헌화나 분향이나 어떤 조문 행위는 하지 못하고.]

민주당에선 홀대론까지 제기를 했는데요.

[서영교/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교통통제가 있기 전에 그쪽에서 더 요청이 있어야 되지 않았나? 그렇다면 또 홀대의 문제는 아닌가?]

국민의힘에선 우리나라가 홀대 받을 나라는 아니다, 선을 그었습니다.

[유상범/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적어도 대한민국이 영국으로부터 그렇게 홀대받는 나라는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특히 이번에 굉장히 중요한 게 영국 대사가 한국어를 아주 잘하는 대사입니다. 그게 무슨 얘기인가 하면 과거에는 영국 대사 한국어를 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 정도로 영국도 대한민국 국가의 위상을 인정하고 있는 겁니다.]

탁 전 비서관도 홀대의 문제는 아니라고 봤습니다. 오히려 제때 도착하지 못한 우리 정부의 결례라고 지적을 했는데요.

[탁현민/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조문을 가장 중심으로 둔 외교일정이었잖아요. 일찍 갔어야죠, 한두 시간이라도. 이게 지금 민항기 타고 이동하시는 게 아니잖아요. 얼마든지 비행기 시간을 당길 수도 있고, 늦출 수도 있단 말이에요. 그러면 그렇게 초 단위, 분 단위로 일정을 짤 게 아니라, 조금 더 여유 있게 움직였으면 되는 일인데 그걸 하지 않았다는 것부터가 문제죠.]

한국어를 잘하는 영국대사, 그럼 소통이 더 잘됐었겠죠? 도착 당일 영국 왕실이 조문 취소를 통보해왔다는 대통령실의 설명에 물음표를 달았는데요. 영국의 의전 방식, 토씨 하나까지 챙길 정도로 꼼꼼하다는 겁니다.

[탁현민/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영국을 놓고 보면 사전에 아주 디테일한 부분까지를 설명을 다 해주는 쪽이에요. 심지어는 갖다 놓는 정상 앞에 놓는 종이의 색깔까지도 지정해 주니까. 그러니까 영국이 시간 개념이나 혹은 시간별 운용 계획에 대해서 한국 정부에게 얘기해 주지 않았을 거라고 판단하는 건 무리라고 보고요.]

설령, 영국 왕실에서 정확한 사전 설명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외교부와 의전비서관실이 현장에서 상황을 타개할 말한 센스를 발휘했어야 한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김영배/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문재인 전 대통령이 뉴욕 정상회담을 가셨을 때, UN이죠. 교통편이 원활치가 않아서 걸어서 회의장을 이동하시는 모습을 다 보셨을 겁니다. 마크롱 대통령 부부도 걸어서 조문을 하셨던데요. 우리 대통령실이 대통령을 잘 못 모시는 거라고 저는 봅니다.]

지난 2017년, 문재인 전 대통령이 뉴욕의 거리를 걷는 모습입니다. 맨해튼의 교통 정체, 소문이 자자하죠. 당시 유엔 총회로 각국의 정상들까지 한자리에 몰리며 도로가 꽉 막혔는데요. 동포간담회 일정이 있었던 문 전 대통령, 3블럭, 약 1km 정도를 걸어서 이동했습니다.

윤 대통령, 조문은 하지 못했지만, 버킹검 궁에서 열린 찰스 3세의 환영 만찬엔 참석을 했었죠. 버킹검 궁과 빈소가 마련된 웨스트민스터 사원까진 걸어서 14분 정도 거립니다. 실제로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걸어서 이동해 조문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이라고 못 걸을 까닭이 있었을까요? 의전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장성철/공론센터 소장 (MBC '표창원의 뉴스하이킥' / 어제) : 교통상황이 막히더라도 대통령께서 조문하실 수 있도록 다 여러 가지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게 공무원들이 할 일인데, 그것을 안 했다라는 것 자체가 상당히 이해가 안 되고요. 저는 '이건 당연히 문책감이다'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의 안일한 자세도 꼬집었는데요. 윤 대통령은 조문 일정이 유동적이다, 직접 밝히기도 했었죠.

[3개국 순방 기내 기자단 방문 (지난 18일) : 6·25 참전용사 헌화하러 가고, 그다음에 (여왕) 추모하고, 그다음에 리셉션(환영 만찬)하고 세 개인데, 세 개를 다 할 수 있을지 정확하게 알 수 없습니다.]

실제로 일정 3개 가운데 환영 만찬만 이뤄졌는데요. 대통령의 일정이 동네 이장 일정이냐? 날선 비판이 나왔습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아니 무슨 이장님이 시골 장에 갑니까? (대통령 일정은 다 정해놓고 가는 건데) 이야 아무리 솔직한, 소탈한 윤석열 대통령이라도 저건 아니다. 대통령이 아니 조문하러 가셔서 영국 가시면서 '일정이 3개인데 어쩌면 하나는 못할 수도 있다' 이게 말이 돼요?]

어쩌면 못할 수도 있는 일정! 아직 남아 있는 게 있죠. 유엔 총회 참석 차, 영국에서 미국으로 이동한 윤 대통령! 대통령실은 뉴욕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는데요.

[김태효/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 (지난 15일) : 한·일 정상회담을 하기로 합의해 놓고 시간을 조율 중에 있습니다.]

일본 정부에선 결정된 바 없다는 반응을 내비쳤죠. 일본 언론은 한일정상 회담 개최가 불투명하다며 만나더라도 짧은 대화에 그칠 거란 보도를 내놨습니다. 기시다 총리도 오늘(20일) "아직 아무 것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직접 밝히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과의 만남, 일본의 집권 자민당에선 아쉬울 게 없다는 분위기라고 하는데요.

[유재순/JP뉴스 대표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윤 대통령이 가지고 온 보따리의 내용을 보고 회담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는다. 한국 쪽에서 국회의원이라든가 정치인들 그리고 학계, 문화계 인사들이 자진해서 자청해서 찾아와서 '만나자, 화해를 하자, 사이좋게 지내자'라는 요구를 해 왔기 때문에 자기들은 아쉬운 게 없다는 지금 입장입니다.]

왜 우리 정부만 아쉬운 걸까요? 기시다 총리, 아베 전 총리의 국장 문제로 지지율이 바닥을 찍고 있죠. 이런 혹평도 나왔습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아베 전 총리의 국장을 반대하는 거예요. 그래서 지지도가 7%나 떨어졌는데, {29% 나왔습니다.} 네, 29% 나왔는데, 이게 잘못하다 한·일 정상회담하면 세계에서 제일 지지도 낮은 정상끼리 만나는 거예요. 이건 참 웃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하고. 아 그런데 그것도 우리 뒤통수 맞잖아요, 근본적으로.]

해외를 순방 중인 윤 대통령을 향한 비판! 과하다고 생각한 걸까요? 국민의힘은 금도를 넘었다며, 응원과 예의를 부탁했는데요.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금도에 넘는 근거 없는 비판을 하고 있어서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민주당도 불과 몇 달 전에는 집권당이었고, 대통령의 외교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잘 알고 있을 텐데, 외교활동 중에라도 대한민국 전체를 대표하는 대표선수에 대한 응원과 예의를 지켜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금도를 넘는 비판 우려! 대한민국을 대표했던 전직 대표선수는 예외인가 봅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선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다, 날을 세웠죠.

[김석기/국민의힘 사무총장 : 문재인 전 대통령이 윤석열 정부에 9·19 합의를 지키라고 목소리를 높인 것은 퇴임 후에도 여전히 김정은의 수석대변인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는 증표가 아니겠습니까. 한국의 대통령까지 지낸 분이 하신 말씀인지 믿기지 않으며…]

앞서 국민의힘은 국회 국방위에서 문 전 대통령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겠다, 공세를 펴기도 했는데요.

[신원식/국민의힘 의원 : 민주당은 전직 대통령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것 자체가 금도를 넘어선 일이라고 강변했습니다. 그렇지만 민주당은 2013년에 4대강 사업 구실로, 2017년에는 방송 장악 구실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추진했습니다. 내로남불도 이런 내로남불이 없습니다.]

전직 대통령 이명박 씨! 증인 채택이 결국 불발됐던 건 안비밀입니다. 국민의힘도 문 전 대통령의 증인 채택! 어렵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결국 목적은 다른 곳에 있겠죠?

[김용태/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문재인 정권의 어떤 대북 정책 관련해서 이미 국민들께서 평가가 다 끝났고 선거로 정권교체라는 답을 주셨기 때문에 여기에 굳이 불필요한 정쟁을 일으킬 필요 없다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쓸데없는 짓이죠. 안 했으면 좋겠어요. 뻔하잖아요. 무슨 얘기를 듣겠다는 겁니까? 그러니까 정치적으로 이용해 먹겠다는 거잖아요.]

국민의힘 입장에선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위해 꼭 필요한 정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눈에 눈, 이에는 이! 민주당도 맞불 카드를 슬쩍 내비쳤죠.

[김영배/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김건희 여사를 증인으로 부르자고 지금 국회 운영위나 법사위나 이런 데서 그런 주장이 나와서야 그게 정상적인 국정감사의 장이 펼쳐진다고 볼 수 없지 않습니까.]

아무래도 이번 국정감사, 민생국감이 되긴 어려워 보입니다. 국감에 앞서 국회에선 대정부 질문이 진행 중이죠. 조문 취소 논란에 대한 질의도 있었는데요. 한덕수 총리의 답변으로 정치 인사이드 마무리합니다.

[한덕수/국무총리 : 성당에서 하는 그런 장례가 진짜 장례이고, 국장이라고 봐야 되겠죠. (윤 대통령은) 거기에 외국에서 온 그러한 정상들과 같이 참석을 하셨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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