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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 디즈니의 '흑인 인어공주', 편견인가 원작 훼손일까

입력 2022-09-16 18:01 수정 2022-09-16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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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 디즈니의 '흑인 인어공주', 편견인가 원작 훼손일까

'흑인 인어공주'는 세상을 바꿀 변화일까, 디즈니의 무리수에 불과할까.

최근 디즈니 실사 영화 '인어공주' 실사 예고편이 공개된 후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공개된 예고편에는 바다 안을 헤엄치는 인어공주의 모습이 담겼다. 인어공주는 아름다운 자태로 바다 곳곳을 누비고,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보여준 후에는 메인 OST인 'Part of your world'가 나온다. 할리 베일리는 풍부한 가창력으로 영상을 가득 채운다.

하지만 애니메이션과 다른 이미지라는 이유로 캐스팅 단계부터 논란이 됐다. 애니메이션 속 백인이었던 모습과 달리 흑인인 할리 베일리가 캐스팅되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것. 예고편이 공개된 이후에도 영상의 '좋아요'보다 '싫어요'의 수가 더 많은 등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됐다.

이를 두고는 '흑인이라서 안 될 이유가 없다'며 인종 차별이라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원작의 이미지를 훼손했다'는 의견으로 양립하며 팽팽한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 공식 예고편 영상 댓글에도 '어메이징하다. 오히려 더 기대되고 매력적이다', '우리는 단순히 피부색 때문이 아니다. 원래 캐릭터를 존중하지 않은 캐스팅이 아쉬울 뿐이다'라며 다양한 국가의 다양한 언어로 여러가지 반응이 나오고 있다.

논란의 중심 할리 베일리와 디즈니 측은 정면돌파를 택했다. 앞서 할리 베일리는 촬영을 마친 뒤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내가 인어공주 역을 맡았다는 것은 많은 걸 시사한다. 나를 닮은 사람, 유색인종 등은 이제 인어공주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 모든 흑인 및 유색의 소년과 소녀들에게 새로운 힘을 주고 싶다. 어릴 때부터 나처럼 생긴 인어공주 캐릭터를 미디어에서 봤다면 세상을 보는 관점도 달라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디즈니 측은 '흑인 인어공주는 있을 수 없다'는 비판이 커지자 '인어공주 원작자(안데르센)는 덴마크 사람이었으며, 흑인인 덴마크인이 있는 것처럼 덴마크 인어 또한 흑인일 수 있다. 덴마크 인어도 흑인이 될 수 있고, 붉은 머리를 가질 수 있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흑인 어린이들이 '인어공주' 예고편을 보며 환호하는 영상이 연이어 공개되며 디즈니의 취지에 공감하겠다는 이들도 늘어가고 있다.

이번 '흑인 인어공주' 논란에서 가장 화두가 되는 건 정치적 올바름이다. 인종, 성별 등의 편견에서 벗어나자는 것. 디즈니는 앞장서서 정치적 올바름을 지향하고 있지만 오히려 이 점이 원작을 망쳤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디즈니의 도전은 계속된다. '인어공주'에 이어 실사화 될 '백설공주' 역시 레이첼 지글러를 캐스팅한 상황. 아프리카계 인어공주에 이어 라틴계 백설공주도 시사하며 또 한번의 파란을 예고했다. 유색인종 캐스팅이 쏘아 올린 다양화에 대한 메시지가, 끝내 우려를 기대감으로 바꿔 대중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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