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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께 감사" 황동혁·이정재, '오겜' 1년 여정 유종의 미 [종합]

입력 2022-09-13 16:55 수정 2022-09-1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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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간으로 오늘(13) 열린 미국 에미상 시상식에서 황동혁 감독이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출처=연합뉴스, AP〉우리 시간으로 오늘(13) 열린 미국 에미상 시상식에서 황동혁 감독이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출처=연합뉴스, AP〉
우리 시간으로 오늘(13일) 열린 미국 에미상 시상식에서 배우 이정재가 드라마 '오징어 게임' 성기훈 역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출처=연합뉴스, AP〉 우리 시간으로 오늘(13일) 열린 미국 에미상 시상식에서 배우 이정재가 드라마 '오징어 게임' 성기훈 역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출처=연합뉴스, AP〉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황동혁 감독·배우 이정재)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이 미국 에미상을 끝으로 지난 1년 여정을 마쳤다. 세계적 흥행에 힘입어 세계 각종 시상식의 러브콜을 받았던 '오징어 게임'은 비영어권 최초로 감독상·주연상 등을 포함해 총 6관왕에 오르는 유종의 미를 거뒀다. 황동혁 감독과 이정재는 무엇보다 국민들을 향한 진심 어린 감사함을 잊지 않았고 이 마음은 기자간담회 내내 진하게 전해졌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74th Primetime Emmy Awards, 이하 에미상) 시상식이 진행된 후 기자간담회가 이어졌다. 이 자리엔 '오징어 게임' 제작사 싸이런픽쳐스 김지연 대표·황동혁 감독·이정재·박해수·오영수·정호연 등이 참석했다.

이정재는 "황동혁 감독님과 배우들, 스태프들, 넷플릭스 관계자들 모두 열심히 했다는 표현보다 더한 게 뭘까, 딱 맞는 표현이 뭘까 생각해봤다. 나름대로 그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특히 감독님, 김지연 대표님이 준비한 시나리오, 프로덕션 과정이 정말 훌륭했다. 훌륭하게 준비된 세트장 안에서 생동감 있게 연기를 할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시청자분들이 재밌게 봐준 것 같다. 촬영은 오래전에 끝났지만 그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여기 와서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가 '비영어권 콘텐트로 어떻게 많은 관객에게 사랑받았느냐'다. 특히 이런 시상식 기간에는 '비영어권 연기로 주연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도 받았다. 오늘 이 상을 받고 또 그 질문을 받았다. '연기자는 꼭 언어로만 표현하는 게 아니라, 여러 방법으로 표현한다. 언어가 다르다는 건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걸 이번 수상을 통해 증명된 것 같다'라고 답했다. 어떤 이야기나 주제를 가지고 소통하는 방법은 훨씬 많다. 그 방법이 통하기만 하면, 전달하는 과정의 방법은 연출적으로도, 연기적으로도 많다. 메시지나 주제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징어 게임'이 그런 부분에서 호평받아 기쁘다"라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오징어 게임' 뿐 아니라 한국 콘텐트 자체에 대한 해외 팬들의 관심에 감동을 받은 일화도 언급했다. 이정재는 "어제 오영수 선생님이랑 영화, 드라마 관계자들이 모이는 행사에 갔는데 외국분들이 다가와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재밌게 봤다고 사진을 같이 찍어달라고 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 뿌듯했다"라면서 기존 콘텐트들도, 새로 나온 한국의 콘텐트들도 해외에 더욱 널리 알릴 수 있는 너무나도 좋은 시기인 것 같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앞서 이정재가 루카스필름에서 제작하는 디즈니플러스의 새로운 '스타워즈' 시리즈인 '더 애콜라이트' 주연으로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던 터. '오징어 게임'으로 세계적 흥행에 성공한 그의 할리우드 첫 주연작에 관심이 쏠렸다. 이정재는 "아직은 계속 얘기만 있는 중이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면 좋은 뉴스가 있을 것 같다"라고 짤막하게 덧붙였다.

황동혁 감독은 "작품이 나온 지 1년이 다 됐다. 믿을 수 없는 일들이 1년 사이에 일어났다. 피날레가 에미상에서 이뤄진 것 같아 뜻깊은 하루였다. 오기 전에는 '오게 된 것만으로 충분하다'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빈손으로 돌아가면 씁쓸해지는 게 사람 마음이지 않나. 트로피를 가지고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어 너무나 감사한 밤이다"라고 벅찬 소감을 드러냈다.

이렇게까지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다수의 상까지 거머쥘지 감히 예상이나 했을까. 황동혁 감독은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좋아해 주는지 미스터리한 부분도 있다.(웃음) 내가 생각한 답은 이 작품을 쓰고 기획할 때부터 글로벌 관객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게,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라면서 "최근 가계 부채가 최고를 기록하고, 코인이나 주식에 투자해서 20대가 가장 큰 손실을 봤다는 뉴스를 봤다. 정의로운 사회가 무엇인가를 묻는다면, 대답할 만한 지적 능력이나 경험은 없다. 정의롭지 않은 사회가 무엇인지는 안다. 누구나 언제든 느낄 수 있는 거다. '무엇이 정의로운 사회일까'를 고민하는 사람들도 있어야겠지만, 최소한 무엇이 정의롭지 않은지 고민하는 사람, 그것이 고쳐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난 답을 가지고 있지 않고 문제 제기를 하는 사람"이라고 소신을 내비쳤다.
 
〈YONHAP PHOTO-3563〉 South Korean actor Lee Jung-jae (L) poses with the award for Outstanding Lead Actor In A Drama Series and South Korean director Hwang Dong-hyuk (R) with the Emmy for Outstanding Directing For A Drama Series for ″Squid Game″ during the 74th Emmy Awards at the Microsoft Theater in Los Angeles, California, on September 12, 2022. (Photo by Frederic J. Brown / AFP)/2022-09-13 12:46:50/ 〈저작권자 ⓒ 1980-202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YONHAP PHOTO-3563〉 South Korean actor Lee Jung-jae (L) poses with the award for Outstanding Lead Actor In A Drama Series and South Korean director Hwang Dong-hyuk (R) with the Emmy for Outstanding Directing For A Drama Series for ″Squid Game″ during the 74th Emmy Awards at the Microsoft Theater in Los Angeles, California, on September 12, 2022. (Photo by Frederic J. Brown / AFP)/2022-09-13 12:46:50/ 〈저작권자 ⓒ 1980-202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황동혁 감독은 시즌2로 돌아온다면 작품상을 꼭 받고 싶다는 포부를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다 같이 무대 위에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싶다. 상이란 게 욕심을 낸다고 되는 건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 노력해서 좋은 시즌으로 돌아오겠다. 이것이 마지막 에미상이 아니도록 노력하겠다. 시즌2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하긴 어렵다. 한창 쓰고 있는 중이다. 시즌1과 차이를 언급하자면 성기훈이란 인물이 시즌1에선 실수도 많이 하고 순진무구하기도 하고 아이 같은 면이 많은 인물이었는데 시즌2에선 시즌1 마지막에 보셨듯 좀 더 진중하고 시리어스 한 인물로 그려질 것이다. 그리고 시즌1과는 다른 게임들이 많이 등장할 것 같다. 기대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이정재, 황동혁 감독 모두 국민들을 향한 감사함을 잊지 않았다. 시상식 무대에 올라 한국말로 소감을 전했던 이정재.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관객 여러분, 시청자 여러분께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지금 관객들이 무엇에 더 관심이 있고 무엇을 더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더욱 잘 느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래야 시나리오에 반영이 되고 만들 때도 연기에 큰 도움이 된다. 만들기 시작할 때부터 개봉이나 방송이 될 때까지 관객들을 늘 생각한다.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라고 인사했다.

황동혁 감독 역시 "'오징어 게임'으로 외국 시상식이나 행사에 가게 되면 많은 교포분들로부터 고맙다는 얘길 많이 듣고 '오징어 게임' 덕분에 한국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 올림픽도 아닌데 국가대표가 되어 나온 듯한 부담감 같은 게 있었다. 1년의 여행이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성원해준 팬분들, 국민 여러분께 조금이라도 보답을 해드릴 수 있어 기쁘다. 한국 시청자들이 굉장히 까다롭지 않나. 조금 안 좋으면 질책하고 나무란다. 취향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그동안 영화를 만든 세월들이, 관객들의 까다로움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작품을 만들도록 영향을 줬고 이것이 좋은 결과를 이끌어낸 것 같다. 진심으로 감사하다. 시즌2도 기대하는 분들께 실망시켜드리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간절히 자신이 좋아하는 걸 만들고 그것을 사람들이 좋아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담아 시즌2를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오징어 게임'은 미국 에미상에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프로덕션디자인상·스턴트퍼포먼스상·시각효과상·여우게스트상(이유미) 등 6관왕에 오르며 비영어권 작품 최초로 트로피를 품에 안는 새 역사를 썼다.

1949년부터 시작된 에미상은 미국 텔레비전 예술과학아카데미(The Academy of Television Arts & Sciences, ATAS)가 주관하는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 시상식이다. 방송계의 아카데미로 불릴 만큼, 미국을 넘어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시상식 중 하나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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