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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폭우 한 달…반지하 이재민 "지원금 2백만원, 기본 복구도 못해"

입력 2022-09-07 17:44 수정 2022-09-07 22:25

서울 동작구 내에만 100여 명의 이재민 여전히 임시시설 머물러
재난지원금 200만 원으론 도배와 장판 교체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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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구 내에만 100여 명의 이재민 여전히 임시시설 머물러
재난지원금 200만 원으론 도배와 장판 교체도 어려워

지난달 초 수도권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를 입어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서울 이재민이 100여가구에 이릅니다. 주로 반지하 주택에서 피해를 입은 이들은 구청이 마련해준 임시 시설(오피스텔)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들이 집에 돌아가지 못한지 이제 한 달이 됩니다. 하지만 이들이 지원받은 재난지원금은 200만원에 그쳐 도배나 전자제품 수리 등 기본 복구비용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울 동작구 이재민 허 모 씨 "가슴 높이까지 물 들어와…건진 가구가 아무 것도 없어요"

지난달 수도권 집중호우로 인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은 서울시 내 5곳입니다. 이중 동작구, 강남구 등 일부 이재민 임시 거주시설에 현재까지 100여 가구가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상도동 반지하, 옹벽이 무너진 아파트, 구룡마을 판자촌 거주자들 입니다.

인근 지역 지자체 이재민들은 8월 말경 해산한 것에 비해 유독 이들의 거주가 길어지고 있는 이유는 피해 복구를 할 여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서울 동작구의 이재민 임시숙소인 A오피스텔엔 지난 6일 이재민들에게 다음달 말까지만 시설을 운영한다며 사실상 비워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사진=이새롬 인턴기자〉서울 동작구의 이재민 임시숙소인 A오피스텔엔 지난 6일 이재민들에게 다음달 말까지만 시설을 운영한다며 사실상 비워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사진=이새롬 인턴기자〉

이들이 임시 거주하고 있는 한 오피스텔을 찾아 가봤습니다. 10월 말까지 운영기간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습니다. 이들은 다음달 말까지 임시 시설을 비워줘야 합니다.

서울 상도동 반지하 전셋집에서 침수당한 허 모 씨는 “집중호우 당시 가슴 밑까지 차오른 빗물에 건진 가구가 아무것도 없다”며 “그저 구청에서 마련해준 임시 거주시설(오피스텔)에 머물며 집채가 마르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했습니다.

호우로 침수된 집을 자연 건조하는 데는 보통 2~3개월이 걸립니다. 햇빛이 잘 들지 않는 반지하 주택은 건조시키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이마저도 지난 5일 폭우로 빗물이 또 다시 들어왔습니다.

이에 대해 동작구청 관계자는 “지자체에서 재난지원금을 지급했고, 복구는 이재민분들이 개인적으로 진행하기에 그 과정에서 지체되는 이유는 구청으로서는 확인이 어렵다”고 했습니다.

■재난지원금은 200만원 수준 불과..도배하고 장판만 바꾸기도 벅차

 
서울 동작구의 이재민 임시숙소 A오피스텔 복도 모습. 간단한 음식물을 데울 수 있는 전자렌지가 복도에 놓여 있습니다. 〈사진=이새롬 인턴기자〉 서울 동작구의 이재민 임시숙소 A오피스텔 복도 모습. 간단한 음식물을 데울 수 있는 전자렌지가 복도에 놓여 있습니다. 〈사진=이새롬 인턴기자〉

이재민들은 재난지원금 200만원이 피해에 비해 턱도 없는 금액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동작구의 이재민 정 모 씨는 “지자체에서 임시 거주시설을 지원해줘 고맙지만 그래도 내 집이 그립다”며 “운영 기한인 10월 말까지 집을 복구하지 못하면 어쩌나 삶이 답답하고 막막하다”고 말했습니다.

빗물에 잠긴 가전가구는 고사하고, 도배 장판 교체에만 200만원이 훌쩍 넘는 상황입니다. 새 집을 구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재민들의 사정을 잘 아는 지방자치단체 역시 난감한 건 마찬가지입니다.

동작구청 관계자는 “대부분이 저소득층인 이재민들에게 지원금이 터무니없는 금액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다른 사업에 투입될 금액을 옮겨 50만원 정도 추가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턴기자 이새롬 강석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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