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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비대위원장에 '윤핵관' 정진석…이준석과 대치 예고?

입력 2022-09-07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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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이 새 비대위원장으로 친윤계 좌장으로 통하는 정진석 국회부의장을 추인했습니다. 어제(6일)까지는 고사했다고 했던 정 부의장, 권성동 원내대표의 네 번째 설득에 수락을 했는데요. 정 부의장은 이준석 전 대표와 공개적인 설전을 여러 번 벌인 적이 있었죠. 이 전 대표를 향해서는 "당을 사랑한다면 현명한 판단을 해달라고 요청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관련 소식을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지난 5일) : 예고적 가처분인데, 아마 성명불상자를 걸어버릴까. 그럼 완전 당이 희화화되겠죠.]

추가 가처분을 또 예고한 이준석 전 대표, 성명불상자가 아니라 이름을 적시할 수 있게 됐습니다. 신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정진석 국회부의장이 맡게 됐습니다. 5선의 정 부의장, 윤석열 대통령이 정계에 처음 입문할 때부터 적극적으로 역할을 했죠. 좌 진석 우 성동 이란 얘기가 나왔는데요. 권성동 원내대표가 직접 정 부의장을 설득했고, 삼고초려 끝에 비대위원장 직을 수락했다고 합니다. 의원 총회에서는 단 한명, 김웅 의원의 공개 반대가 있었지만요. 75명이 참석한 상태에서 박수로 추인했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 새로운 비대위원장 후보를 물색할 당시에 제일 처음 떠오른 인물이 정진석 국회부의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정진석 국회부의장께서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면서, 대면서 고사를 했습니다. '당이 가장 어려울 때 좀 도와주셔야 된다. 그리고 책임을 져야 된다'라고 계속해서 설득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4년 동안 끊었던 담배도 피우면서 처음에는 완강하게 거절하다가 조금 전에 세 번째 찾아갔더니 마지막에 승낙을 해주셨습니다.]

정 부의장이 비대위원장으로 선임되기까지, 조금 갑작스럽긴 했습니다. 오늘 오전까지만 해도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이 강력하게 거론됐는데, 당내 반발 등에 부딪히면서 고사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정 부의장은 어제까지만 해도, 강력 거부의사를 밝혔는데, 고심 끝에 입장을 선회하며 "독배를 피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정진석/국민의힘 의원 (어제) : {의원님 이름도 언급이 되셨는데 혹시…} 저는 맡을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권성동 대표에게 얘기했고. {오늘 말씀…} 아니 뭐, 한참 됐고.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일임했어요. 새 비대위원장 인선은 권 대표가 갖고 있는 권한이니까 권성동 대표에게 일임하자, 그렇게 의견을 모았습니다.]

이준석 전 대표와 법적 다툼까지 벌이고 있는 국민의힘의 새 선장, 민주당 출신인 박 전 부의장 보다는, 원조 '윤핵관'인 정 부의장이 비대위원장에 적합하다고 본 걸까요. 정 부의장은 이 전 대표가 우크라이나에 갔을 때 '자기정치'를 한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죠. 이후 두 사람은 지방선거 공천 문제 등을 놓고 온라인 상에서 설전을 벌이기도 했는데요. 이 전 대표와 전면전이 예고된 듯 합니다.

[이준석/당시 국민의힘 대표 (지난달 13일) : 권성동, 이철규, 장제원과 같은 윤핵관들. 그리고 정진석, 김정재, 박수영 등의 윤핵관 호소인들은…]

이 전 대표가 정 부의장을 윤핵관이 아니라 윤핵관 호소인으로 명명한 데 대해선, 윤핵관 이철규 의원의 반박이 있었습니다. 정 부의장, 윤핵관 호소인으로 부르기엔 더 핵심에 가깝다는 얘기였습니다.

[이철규/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30일) : 나보다도 정진석 부의장이 훨씬 더 열심히 대통령을 위해서 노력하시고 했는데 그분을 윤핵관 호소인이라고 그렇게 조롱하고 폄훼하는 이런 바람직하지 못한, 아주 교활하게 사람들을 갈라치기하고 모욕하는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 이 얘기를 드려요.]

하지만 권 원내대표는 오늘 '윤핵관 인사'라는 비판을 반박했습니다. "정 부의장은 선대위 직책을 맡은 적이 없고 선거운동을 열심히 했다. 그걸로 윤핵관이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한 겁니다. 이 전 대표와의 갈등설에 대해선 "누구나 이 전 대표를 비판할 수 있다"며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단 취지로 말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비대위원장이 누구든 추가 가처분을 한다는 계획이죠. 박주선 비대위원장 설이 거론될 때도, "훌륭한 분이다. 꼭 모셔달라"면서도 "아. 가처분은 합니다"라고 썼었습니다. 정 부의장이 비대위원장을 맡은 이상 , 더욱 더 강대 강 대치로 치달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비대위의 비대위를 만들겠다는 국민의힘과, 가처분에 추가 가처분을 하겠다는 이 전 대표가 무한 루프를 이루는 듯한 모습입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 체제, 이 전 대표와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갈지 관심이 쏠리는데요. 최근 이 전 대표의 행보, 
TK 지역에 머물고 있는 점이 눈에 띕니다. 대구의 김광석 거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경북 칠곡에 있는 석담 종책에서 불천위 제사에 참여한 사진도 올렸죠. 갓을 쓰고 도포를 입고 절을 올리는 모습 인상적인데요. 본인의 지위를 지키기 위한 투쟁, 국민의힘의 텃밭에서 하겠다는 생각인 듯 합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지난 4일) : 보수정당을 바꾸기 위한 노력, 피하지 않고 바로 이 대구에서 더 가열차게 해 나가겠습니다. 여러분이 도와주지 않으신다 하더라도 저는 이 길을 가겠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도와주신다면은 그날은 더 일찍 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영화 반지의 제왕을 인용하고 로마 검투사에 본인을 빗댔던 이 전 대표, 한국적 인물에도 이입했는데요. 바로 어사 박문수입니다. 영조시절 박문수는 신하지만 왕에게도 쓴소리를 할 수 있는 관계였다고 했습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지난 4일) : 암행어사 박문수라는 사람이 마패나 들고 다니는 사람처럼 그렇게 많이 표현됐지만은 영조에게 정말 사심 없이 할 말 다 하고 영조가 듣기 싫어하는 말을 경연장에서도 하고. 그게 박문수의 생애였습니다.]

그러니까 이 전 대표의 윤 대통령을 향한 메시지, 본인을 동등하게 존중해달라는 건데요.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지난 5일) : 품긴 뭘 품어요? 결자해지라고 하는 거는 차라리 '풀어라'는 제가 이해할 수 있는데, 품는다는 건 무슨 제가 달걀입니까? 왜 품습니까, 저를. 국정의 동반자가 되기 위해 '손을 잡는다'라는 표현도 있을 수 있겠고. 아니면 예를 들어서 '인정한다'라는 표현이 있을 수도 있겠고.]

이런 관계가 가능할지는 미지수입니다. 당에선 이 전 대표의 쓴 소리에 피로감을 느낀다는 표현이 나왔습니다. 우리 편이 맞는 거냐, 야당 편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는데요.

[장예찬/청년재단 이사장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이준석 전 대표가 최근의 발언이나 활동으로 우리 당원들에게 굉장히 많은 피로감을 주고 있기 때문에 하루 종일 윤핵관 타령을 하시는 것들이 이 전 대표의 정치적 자산을 오히려 갉아먹고 있다.]

[최형두/국민의힘 의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이제 코멘테이터가 돼버렸어요. 당대표, 당 지도자였는데. 여당인데 여당이 야당처럼 이야기하고 그러면 무책임하잖아요, 그거는. 책임을 지고 대통령한테 고언할 거는 고언하고. 또 대통령과 상의해서 대통령의 어려움도 좀 호소도 들어주고. 이렇게 안 되겠습니까?]

국민의힘은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 친정체제로 재편되고 있는 모습이죠. 정진석 비대위원장 체제로 친정체제는 한층 가속화되게 됐습니다. 한편에선 '윤핵관' 장제원 의원이 2선 후퇴를 선언했고, 권성동 원내대표 역시 비대위가 꾸려진 만큼, 내일쯤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을 거란 보도가 나왔는데요. 이런 틈을 타고 '신 윤핵관'이 등장하고 있단 얘기가 나옵니다.

[이용호/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모든 의원들이 당연히 지금 뭐 집권 초반이기 때문에. 대통령의 성공을 바라고 더 대통령께 더 다가가지 못해서 좀 안타까운 심정이죠. 누가 멀리 가고 싶어 하겠습니까. 그런 차원에서 모든 분들이 다 '친윤'이라고 저는 보는데, 그래도 세상이라는 게 더 가까운 분들이 있는 게 사실이거든요.]

대표적인 사람이 박수영 의원이죠. 배현진 최고위원 사퇴 직후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자고 초선 의원 연판장을 주도하기도 했었습니다. 당이 친윤과 비윤으로 분화되고 있다는 기사에 "국민의힘 의원이라면 모두가 친윤이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박수영/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음성대역) : 누구처럼 '개고기' '신군부 독재자' 등 대통령께 대해 입에담지못할 욕을 하는 건 쓴소리 단계를 훌쩍 넘어서서 우리가 창출한 정권의 성공을 바라는 맘이라고는 도저히 볼 수가 없다. 정권창출 4달만에 무슨 비윤인가?사찰이 싫으면 스님이 떠나셔야지.]

이 전 대표가 직접 '신 윤핵관'으로 지목한 사람은 윤상현 의원이죠. '친이'계가 대부분인 기존의 '윤핵관'과는 달리 친박곕니다. 전략적 사고가 가능한 중진 의원으로, 당 안팎에서 두루 친하단 평가가 나옵니다. 다만 윤 의원은 법원의 가처분 인용 이후에 또다시 비대위로 가겠다는 당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는데요. 어제는 본인이 대표 발의한 상대방의 동의 없는 통화녹음을 금지하는 '통신비밀보호법'개정안 관련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이 법안,대선 당시 논란이 됐던 김건희 여사의 7시간 녹취록 공개 같은 일을 막기 위해서라는 게, 추진의 배경이 됐단 얘기가 나옵니다.

[윤상현/국민의힘 의원 (어제) : 결국 비밀 녹음은 단지 대화 내용이 녹음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넘어 생체정보 유출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정진석 신임 비대위원장은 "비대위원장이 독배라고 피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윤석열 정부가 활주로를 날아오르도록 하겠다"고 했는데요. 도로 '권성동', 도로 '주호영' 체제는 막았지만, '윤핵관' 주도 체제는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준석 전 대표와의 갈등은 어떤 결말을 맺을까요.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윤핵관' 정진석 신임 비대위원장…이준석과 대치 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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