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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정현에게 '리미트'란 없다

입력 2022-09-0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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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정현에게 '리미트'란 없다

엄마가 된 배우 이정현은 더욱 단단하고 용감해졌다.

이정현은 최근 개봉한 영화 '리미트(이승준 감독)'에서 유괴된 아이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경찰 소은으로 분했다.

물론 촬영은 임신 전이었지만, 주위에 조카가 많고 평소 아이를 좋아했다던 이정현에게 '리미트'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작품이었다. 영화적 메시지는 물론이고, 충무로에서 귀한 여성들이 이끄는 액션물이라는 점에 도전을 결심했다.

작은 체구는 걸림돌이 되지 못했다. 무대 위에서 작은 거인이었던 이정현은 스크린에서도 힘을 뿜어냈다. 대부분의 액션신을 대역 없이 소화했다. 이렇게 또 하나의 장벽을 넘었다.

개봉 시기에는 어느덧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이정현은 "아이가 생기고서 영화를 다시 보니 감회가 또 새롭더라. 물론 육아는 힘들지만 그만큼 얻는 행복도 크다"면서도 "그런데 임신 했을 땐 일을 할 수가 없어서 너무 힘들었다. 아직도 하고 싶은 게 많다. 워커홀릭인 것 같다"며 웃었다.
[인터뷰] 이정현에게 '리미트'란 없다

-엄마가 된 후 개봉하게 됐다.
"너무 좋다. 아기가 생기니까 매일 큰 선물 받는 기분이다. 인터뷰 하러 나올 때도 아기를 두고 나와야해서 힘들었다."

-출산 4개월 만 초고속 복귀다.
"회복이 진짜 빨랐다. 하나도 붓지 않았고, 병원에서도 놀랐다. 너무나 다행스러웠다. 차기작도 연상호 감독님과 임신 전부터 같이 하자 했었다. 마침 시기도 잘 맞아 떨어졌다."

-'리미트' 뿐 아니라 다른 작품에서도 전사나 강인한 역할이 많았다. 왜일까.
"첫 작품이 '꽃잎'이라서 그런지 강인한 이미지가 짙은가보다. 특히 고생스러운 캐릭터들이 들어오는 거 같긴 하다(웃음). 나하고도 잘 맞는다. 하하."

-어떤 점이 잘 맞는 거 같은지.
"감정선이 힘든 역할들이 대부분인데 그런 것과 잘 맞는 거 같다. 고생스럽고 억척스럽고 그런 캐릭터들이 왜 맞는지 모르겠지만, 스스로 거기에 익숙해진 듯 하다."

-'리미트'는 어떻게 함께하게 됐나.
"'반도' 때부터 어머니 역할 들어와서 하고, 그 때도 아기가 있기 전이라서 상상하면서 촬영 했었다. 애 낳고 보니까 물론 그 감정은 배로 갈 거 같은데 영화 나온 걸 보니 영화적으로 표현된 건 비슷했다."

-생활액션도 선보였다.
"몸으로 막는 액션이었는데 그래서 더 하기 쉬웠다. 정해진 액션이면 트레이닝 받아야 하는데 이건 기초만 하면 되어서 수월했던 거 같다. 현장에 무술감독님이 잡아주시면 따라하고 그런 식으로도 촬영 많이 했다. 촬영 전부터 트레이닝 많이 받아서 그런지 합이 잘 맞았다. 안전하게 찍었다."
[인터뷰] 이정현에게 '리미트'란 없다

-출산하고 나서 개봉한 영화다. 아기를 낳고 다시 보니 어떤가.
"미쳐 버릴 거 같더라. 너무나 속상하고 아기 낳고 난 다음에 아기에 관련된 소재 영화가 나오면 가슴 아프고, 다큐멘터리만 봐도 눈물난다. 그런 모성애가 생긴 게 신기하다."

-촬영 때 텐션 올라가는 원동력은.
"잘 해야 하니까. 요즘은 특히 시간적 제한도 있어서 테이크를 많이 못 간다. 나 때문에 촬영이 늦어지거나 NG가 나거나 하면 안될 거 같아서 좀 더 집중하게 된다. 이번 촬영은 배우들끼리 케미가 너무 좋아서 NG가 거의 없었다."

-문정희, 진서연 등과 함께했다.
"문정희 배우는 '숨바꼭질', 진서연 배우는 '독전'에서 너무 멋지다고 생각한 배우들이다. 이들이 캐스팅 된다고 해서 좋았다. 신기했다. 따로 리딩도 안하고 현장에 모였는데 바로 슛 들어가면 다들 10편은 같이 한 배우들처럼 케미도 잘 맞고 좋았다. 현장에서도 감정 이야기 주고 받으면서 연기할 때도 재밌었다."
[인터뷰] 이정현에게 '리미트'란 없다

-'헤어질 결심'에서도 짧지만 임팩트 있는 존재감이었다.
"박찬욱 감독님과 친해서 편했다. 촬영장 가면 다치고 해야하는데 너무나 편하게 연기하고 해서 하나도 안힘들었다. 그래서 오히려 죄책감도 들기도 했다. 감독님은 너무나 선비이시고 양반이시다. 촬영장도 평화롭고 여유 있는데 디테일은 대단하다. 고개 각도 하나까지도 다 기억을 하고 설정해 주신다. 난 배우한테 맡기는 것보다 앵글까지 각도까지 잡아주니까 편하게 했었다."

-박해일과 부부 호흡은.
"(박)해일 오빠하고는 사적으로 예전부터 봐서 친했다. 영화 뒷풀이나 이런데서 언제 함께 하자고 했는데 같이 하게 돼서 좋았다. 탕웨이하고도 같이 붙는 신은 하나였지만 촬영장에서도 많이 봤다. 연락도 계속 하고 있다."

-'리미트'에서는 역할을 위해 미모도 내려놨다고.
"얼굴에 기미도 찍고 화장도 거의 안했다. 피부도 좋고 하면 전혀 현실감도 없고, 집안일 하다 보면 선크림 바를 시간도 없는데 그런 디테일에 신경 썼다. 큰 화면으로 봤을 땐 더 못생겼어도 좋았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치지 않는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나.
"열심히 해야할 거 같고, 기존에 있는 것과 달랐으면 좋겠고 그래야 관객이나 대중에게 어필이 잘 될 거 같고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 거 같다. 일단 내게 주어지면 어깨가 무거워진다. 책임감 이런 게 있어서 그런지 열심히 하다 보니 에너지가 자연스레 나온다."
[인터뷰] 이정현에게 '리미트'란 없다

-워커홀릭인걸까.
"일 안하면 힘들더라. 임신 때 너무 힘들었다. 입덧이 6개월 동안 너무 힘들었다. 일도 못하고 하니까 우울하더라. 신랑이 옆에서 많이 도와줬다. 재밌는 영화도 같이 보고 얘기도 많이 해주고, 그 다음엔 배가 너무 무서워서 만삭 땐 거의 못걸어 다녔다. 그 때 일을 못하니까 더 우울했다. 빨리 아기 낳고 일하고 싶어서 더 회복이 빨랐던 거 같다. 아기 낳자 마자 연상호 감독님한테 캐릭터 물어보고 그랬다. 열정 때문에 빨리 회복이 됐나보다. 심리적인 영향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육아 병행 워킹맘인데 힘들지 않나.
"정말 힘들다. 아기가 통잠을 자도 꿈틀대면 달려가서 보니까 쉽지 않다. 남편의 역할도 중요하고 도와주는 분의 역할이 중요한 거 같다. 신랑이 퇴근 후에 육아를 담당해 주니까 좋다. 옆에 있는 사람의 도움이 절실하다. 혼자 키우는 분들 너무 대단하다. 엄마가 어떻게 딸 다섯명을 키우셨을까 대단하다 싶었다. 성유리도 쌍둥이라 힘들어 한다. 그런데 아무리 육아가 힘들어도 아기가 한 번 웃어주면 피로가 풀린다. 너무 힘들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하다. (성)유리랑은 아기들이 다 호랑이띠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만나지는 못했지만 육아 이야기도 많고 옷, 장난감도 물려 받기로 했다."

-임신한 절친 손예진에게도 조언을 해줬을까.
"조언이라기 보다는 잘 먹으라고 했다. 그런데 워낙 혼자 알아서 잘하고 야무지다. 내가 얘기해 줄 건 없었다. 잘 챙겨먹고 하는게 중요하다 생각한다."

-결혼 후 안정감이 생겼을까.
"좋다. 신랑이 내 팬이다. 어디에 뭐가 나왔는지도 알고 그래서 신랑이 옆에서 응원을 많이 해주니까 힘이 난다. 일하는 것도 많이 도와준다. 안정감도 생겨간다. 말로 설명은 안되지만, 평생 같이 갈 동반자가 옆에 있고 내가 내 뱃속으로 낳은 아기가 옆에 있으니까 뭔가 달라진 거 같고 이해심도 많아진 거 같다. 남들이 실수하면 예전에는 그게 화났다. 요즘엔 다 이해하려고 한다. 실수에도 관대해진다. 난 결혼도 못할 줄 알았는데 운이 좋았다. 결혼은 좋은 사람 만나면 너무 좋은 거 같다. 잘 만나야 하지만 좋은 사람과 함께 가는 건 적극 추천이다."

[인터뷰] 이정현에게 '리미트'란 없다
-이미 많이 이뤘지만, 또 배우나 엄마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계속 꾸준히 작품하고 싶다. 남자 배우들보다 여자 배우들이 상황이 열악하다.남자 배우는 나이 들어도 꾸준할 수 있는데 여자 배우는 윤여정 선생님 정도인 거 같다. 엄마로서는 아기의 건강이 최고다. 다른 것보다도 그저 아기가 건강했으면 좋겠다."

-직접 제작에 대한 꿈도 있을까.
"그런 구상은 못 해봤다. '헌트' 너무 재밌더라. 이정재 선배님 최고인 거 같다. 어쩜 그리 연출도 잘하시는지 멋졌다.

-할리우드 진출 생각은 없나.
"오디션 기회는 오는데 시기가 안 맞아서 못했다. 난 한국 작품이 좋다. 운 좋아서 오면 하고 싶다."

-가수 이정현은 다시 볼 수 없는걸까.
"음반 나올 생각? 당연히 있다. 계속 차기작이 있어서 그렇다. 예전엔 행사에서 공연하는 걸로 갈증을 풀었는데 이젠 뒷풀이나 회식 때 푼다(웃음). 차 트렁크에 늘 부채가 있다. 반주가 올라오면 그 때의 흥이 올라온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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