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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테니스 하던 티아포가 펑펑 울던 날…1·2번 시드 모두 조기 탈락, US오픈 파란의 연속

입력 2022-09-0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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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달 이긴 뒤 눈물 흘리는 티아포 (사진=AP연합뉴스)나달 이긴 뒤 눈물 흘리는 티아포 (사진=AP연합뉴스)

왜 세계 3위 나달이 졌을까. 이 눈물을 보면 이해될 것 같습니다. 프랜시스 티아포(세계 26위·미국)는 세계 3위 라파엘 나달(스페인)을 여태 이겨본 적이 없습니다. 티아포는 3년 전, 나달과 두 번 붙어 두 번 모두 졌습니다. 두 경기 내내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한 완패였습니다.

그런 나달을 3년 만에 이긴 겁니다. 티아포는 3년 새 무엇이 달라진 걸까요. 비결은 바로 포기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시간으로 오늘(6일) 열린 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16강전. 티아포는 나달에 세트 스코어 2-1로 앞서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4세트에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테니스에선 먼저 서브로 공격할 수 있는 '서브 게임'이 유리합니다. 하지만 티아포는 나달에게 한 점만 더 빼앗기면 서브 게임을 내주는 상황에 몰렸습니다.

동점 위기에서도 티아포는 침착했습니다. 때론 묘기 같은 샷을 하는 티아포지만 이번에는 신중히 스트로크를 이어갔습니다. 4번 연속 점수를 따낸 티아포는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켰고, 이어 나달의 서브 게임을 뺏어내며 게임스코어 2-3으로 뒤지던 경기를 4-3으로 역전했습니다.

나달의 백핸드가 네트에 걸려 승리가 결정된 순간, 티아포는 머리를 감싸 쥐며 눈물을 펑펑 흘렸습니다. 티아포는 “오늘 믿을 수 없는 테니스를 했다. 무슨 일이 일어난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나달은 이번 US오픈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습니다. 이른바 테니스 'BIG 3' 가운데 나달만 이번 대회에 참가했습니다.노박 조코비치는 백신 접종을 거부했고 로저 페더러는 부상으로 기권했습니다. 나달은 올 시즌 호주 오픈과 프랑스 오픈에서 정상에 올랐습니다. 윔블던에선 4강에서 기권했지만 부상 때문이었습니다. 올해 메이저대회에서 사실상 한 번도 패하지 않은 겁니다.

스물넷, 한 번도 자신을 이기지 못한 티아포에게 패한 뒤에도 나달은 덤덤했습니다. 나달은 “오늘 일어난 일은 16강전을 치렀고, 나보다 더 나은 선수와 마주했다는 점이다. 지금 집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시드 2번 나달이 탈락하면서 올해 US오픈은 파란의 대회로 기록될 것 같습니다. 전날 세계 1위이자 지난해 우승자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가 키리오스(세계 25위·호주)에게 졌습니다. 시드 1번, 2번 선수가 모두 16강에서 탈락한 겁니다. 그래서 올해 US오픈 남자단식에선 누가 우승을 하더라도 생애 첫 메이저대회 챔피언 됩니다. 8강에 오른 선수 가운데 메이저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는 한 명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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