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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빙붕을 녹인 건 '따뜻한 소용돌이'…최초 관측

입력 2022-09-06 13:47 수정 2022-09-06 14:20

극지연구소, 남극 빙붕 하부 녹인 '소용돌이 기작'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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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지연구소, 남극 빙붕 하부 녹인 '소용돌이 기작' 밝혀

남극에는 두께 200~900m의 아주 커다란 얼음이 있습니다. 남극 대륙에서 바다까지 길게 이어지는 데 빙붕이라고 불립니다. 최근 기후변화로 이 빙붕이 급격히 녹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그 원인이 무엇인지 찾기 시작했습니다. 막연히 따뜻한 바다가 녹였겠거니 생각했지만, 차가운 빙붕 아래까지 전방위로 녹는 건 설명이 불가능했습니다.

 
난센 빙붕: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 인근에 있으며 지난 2016년 4월 214㎢의 얼음덩어리(동그라미)가 분리됐다.난센 빙붕: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 인근에 있으며 지난 2016년 4월 214㎢의 얼음덩어리(동그라미)가 분리됐다.

우리 과학자들(이원상 극지연구소 박사팀)은 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국제연구팀과 함께 장보고 기지 인근에 있는 난센 빙붕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연구 3년 만에 빙붕을 녹이는 '범인'을 잡았습니다.

그건 뜻밖에도 '따뜻한 소용돌이'였습니다.

이 소용돌이가 표층의 따뜻한 물을 내려보내고 차가운 물은 위로 퍼 올리니 빙붕이 힘없이 녹을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무인수중글라이더|극지연구소무인수중글라이더|극지연구소

그나마 다행인 건 이 소용돌이는 여름철에만 생기고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고 합니다. 남극 내륙에서 바다로 부는 바람, 해안을 따라 흐르는 연안류, 빙붕 아래에서 빙하 녹은 물, 이렇게 세 가지가 복합 작용합니다.
 
빙하 시추 작업|극지연구소빙하 시추 작업|극지연구소

과학자들은 수온과 염도 등 측정이 가능한 센서를 단 무인 수중 글라이더(드론)를 바닷속에 투입했고 이번 태풍 힌남노만큼 강한 속도의 냉기(영하 15도 이하)를 맞으며 빙하 시추 작업을 펼친 끝에 이 같은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연구진들은 남극에서 전방위로 나타나는 이 소용돌이를 멈출 수 있다면 남극 빙하의 녹는 속도 또한 극적으로 늦출 수 있을 거라고 전망했습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스 지구와 환경(Communications Earth&Environment)' 6월호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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