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태풍은 내일(6일) 오전 경북 포항과 경주를 거쳐 해상으로 빠져 나갈 예정입니다. 그동안 태풍이 올 때마다 포항과 경주는 많은 피 해를 입었던 곳이지요. 특히 아직 지난 태풍의 피해도 다 복구하지 못한 곳의 주민들은 더 걱정이 많습니다.
포항과 경주의 모습을 윤두열, 배양진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기자]
불어난 하천에 제방이 무너졌습니다.
마을로 들어오는 다리도 끊어졌습니다.
포항 죽장면은 지난해 태풍 오마이스 때 마을이 쑥대밭이 됐습니다.
주택과 상가 150여 채가 물에 잠겼고 한 해 농사도 망쳤습니다.
터진 둑에 대충 돌을 쌓아놨습니다.
하천공사는 개인이 할 수 없으니 아직 무너진 상태 그대로 둔겁니다.
또 물이 넘칠까 태풍 소식에 얼른 짐을 챙겨 몸을 피합니다.
[경북 포항시 죽장면 주민 : 대충 해놓고 또 나가버리죠. 무서우니까. 일단 그때에 대한 트라우마도 있고…]
마을 전체를 관통하는 하천도 응급조치만 해놨지 본격적인 복구공사는 아직 시작을 못했습니다.
1년이 지났지만 아직 태풍 때 피해모습 그대로입니다.
주민들은 얕은 시냇물이 또 둑을 넘어 마을을 덮칠까봐 이번 태풍 소식에 밤잠을 설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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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경주 감포항도 2년 전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태풍 하이선이 몰고 온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 이렇게 공원을 초토화시킨 겁니다.
넘어온 파도는 뒤쪽 마을을 그대로 덮쳤습니다.
2년 전 물난리는 바다와 육지의 경계를 없애버렸습니다.
쌓아올린 모래자루도 소용없었습니다.
태풍 힌남노는 그때보다도 강력할 수 있습니다.
주민들은 침수 방지 작업에 나섰습니다.
집집마다 모래주머니와 합판으로 물막이 벽을 짓습니다.
행정복지센터에서 실어온 모래주머니가 부족해 주민들이 직접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난번처럼 친수공원 방파제 위로 바닷물이 넘치면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한 주민은 아예 가재도구를 옮겨 집을 비웠습니다.
[이부영/경북 경주시 감포읍 : 여기도 다 우리 아이들 컴퓨터도 놓고 하는데, 이불 다 빼서 지금 옥상에 다 올려놓고, 높이 다 올려놓고…]
2년 전 태풍 이후 다시 만든 어촌 작업장은 반쯤 포기했습니다.
[강동수/경북 경주시 감포읍 : 어쩔 수가 없다고 봐야죠, 솔직하게. 이것까지 살리기엔 집도 지금 정리를 해야 하는 상황인데. 못 살린다고 봐야죠, 이거는.]
결국 물이 차오르기 전 높은 곳으로 대피하는 게 급선무입니다.
[허종학/경북 경주시 감포리 이장 : 일단은 물이 들어오면요, (마을)회관으로 대피하셔요. 생각을 해놔야 바로 뛰어오지. 우물쭈물하면 갈 데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