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이준석, 경찰 소환 통보에 '침묵'…친윤계엔 '강경 투쟁'

입력 2022-09-02 18:32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소환 통보를 받았습니다.이 전 대표는 침묵으로 대응했는데요. 반면 당내 주류인 친윤계를 향해서는 강경 투쟁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추가 가처분 신청에 이어 당 윤리위에 대한 비판도 이어가고 있죠.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영화 '다크나이트'의 빌런 투 페이스입니다. 선과 악, 두 가지 얼굴을 모두 가진 인물이죠.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도 동전의 양면 같은 얼굴을 가지고 있는 듯합니다. 물불을 가리지 않는 강경한 모습을 띨 때도 있지만요. 때로는 아무 말 없이 지켜볼 때도 있는데요. 이른바 침묵 모드와 투쟁 모드를 넘나드는 콘셉트입니다. 이 전 대표, 어제 경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았습니다.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으라는 건데요. 평소 같았으면 페이스북을 통해 한 소리 할 법하지만 이번엔 침묵을 유지했습니다.

앞서 경찰은 이 전 대표에게 성접대를 했다고 주장하는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에 대한 조사를 마쳤죠. 참고인 조사를 6차례 진행했는데요. 김 대표는 성 접대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 대전 유성구의 한 호텔에서 이 전 대표를 두 차례 접대했다는 겁니다. 그 외에도 20차례 이상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다고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는데요.

[김소연/변호사 (6월 30일) : 리베라 호텔 지하에 있는 '주피터'에서 접대가 있었고 바로 옆에 있는 '유성 관광호텔' 스위트룸에서 이제 성매매가 있었던 게 맞고, 7월 11일에는 국군휴양소 뒤편에 후문 쪽에 있는 다른 업소예요. 다른 업소인데 숙박업소와 연계된 곳이에요, 알려진 곳이 아니에요. 그래서 그 부분이 굉장히 구체적 진술이 있고…]

이 전 대표, 지난 2011년 한나라당 '박근혜 비대위'에서 비상대책위원으로 영입됐죠. 이후 '박근혜 키즈'로 불렸는데요. 김 대표는 접대 대가로 이 전 대표에게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와의 만남을 청탁했다고 하는데요. 다만 성매매의 공소시효는 5년, 알선수재는 7년이죠. 김 대표 측이 주장하는 2013년 성 접대 의혹의 경우 공소시효가 이미 만료돼 혐의 적용이 어려운 상황인데요. 김 대표 측은 지난 2015년 9월 추석 선물 제공까지 대가성 금품으로 인정되면 알선수재 혐의는 공소시효가 이달 말까지 유효하다는 입장입니다.

[김소연/변호사 (6월 30일) : 경찰에서 제시한 게 2016년까지거든요. 그래서 다 합치면 한 이십몇 번이에요. 그래서 이걸 다 포괄일죄로 볼 경우에는 공소시효 문제는 전혀 문제 될 게 없습니다.]

이른바 '포괄일죄'가 적용된다는 논리인데요. 지난 2013년 성 접대부터 2015년 추석 선물 수수까지 일련의 혐의를 하나의 죄로 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경찰도 혐의가 인정될 경우 공소시효가 남아있다는 판단 하에 사건의 결론을 내겠다는 계획인데요.

여기에 이 전 대표는 성 접대 증거인멸교사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김철근 전 당 대표 정무실장을 시켜 성 접대 의혹 제보자에게 7억원 투자 각서를 써줬다는 혐의죠. 제보자에게 '성접대가 없었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받는 조건이었는데요. 김 전 실장은 지난 4월 입건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현재 김 대표의 법률 대리인을 맡고 있는 강신업 변호사로부터 무고 혐의로도 고발당한 상태인데요. 이 전 대표는 앞서 성 접대 의혹을 폭로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죠. 강 변호사는 이게 무고죄에 해당한다고 본 겁니다. 어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전 대표의 소환 통보 소식을 직접 전했는데요. "이준석의 때늦은 통곡소리가 들린다"고 경찰의 결정을 반겼습니다. 윤핵관인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도 이 전 대표의 소환을 반기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 수사기관의 범죄 의혹과 관련된 소환 통보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성실하게 거기에 응할 의무가 있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도발에도 이 전 대표는 여전히 입을 닫고 있습니다. 이 전 대표 측은 "출석 날짜 등 입장이 정리되면 안내하겠다"고만 밝혔는데요. 반면 당내 윤핵관들을 향해서는 투지를 불태우고 있습니다. 투쟁 모드인데요. 이 전 대표가 원하는 프레임, '정의 VS 불의'의 대결입니다. 영화 '한산'의 대사를 인용하며 "내가 바로 정의"라고 외치고 있죠. 반대로 윤핵관 입장에서는 이 전 대표야말로 불의일 텐데요. 입에도 담을 수 없는 순수악으로 낙인 찍은 분위기라고 합니다.

[천하람/국민의힘 혁신위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저희 당에서 지금 이준석 대표는 주류에서 보기에는 거의 해리포터의 볼드모트 같은 느낌이거든요. {이름도 말하면 안 되는.} 그 자, 이런 느낌이기 때문에…]

이 전 대표는 당내 주류의 기류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본인이 해리포터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어제는 윤핵관을 향한 전의를 다졌는데요. 여권의 한 고위 인사가 "'윤석열의 국민의힘'을 만드는 데 주적은 이준석"이라고 말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페이스북에 공유했죠. 그러면서 이런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어떤 고위 인사인지 몰라도 '주적은 이준석'이라는 표현까지 썼네요. 좋습니다." 마지막 문장인 "좋습니다",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말이죠. 다정회의 얼굴, 복국장이 제목이나 코너를 '정리'할 때 추임새처럼 쓰는 말인데요. 이 전 대표도 다정회의 애청자, 정회원인가 봅니다. '좋습니다'란 말에서 윤핵관들을 '정리'하고야 말겠다는 결의가 엿보이는데요. 한 마디로 '두고 보자'는 경고인 것 같습니다.

이 전 대표, 법적 투쟁을 계속하고 있죠. 비대위원 직무를 정지해달라며 2차 가처분 신청을 낸 데 이어 전국위 개최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도 냈는데요. 해당 가처분 신청의 심문기일이 추석 이후인 이달 14일로 잡혔습니다. 국민의힘은 이에 맞서 1차 가처분 인용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었는데요. 심문기일에는 해당 사건 심문도 함께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심문기일이 정해진 가운데 이핵관과 윤핵관 진영 간의 기싸움이 펼쳐졌는데요. 이핵관은 이 전 대표의 추가 가처분 신청도 인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김용태/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다만 저는 가처분이 인용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다시 최고위원회를 원복해서, 복귀해서 최고위원들을 보궐하라는 것이 이제 당헌·당규의 지향하는 바이고, 정신이고, 법원의 판단의 내용이었는데 지금 다른 분들께서, 권력을 당의 어떤 의원분들께선 그렇게 안 가겠다라는 거잖아요.]

윤핵관은 법적 다툼은 계속 혼란만 부추길 뿐이란 시각인데요. 이 전 대표에게 살기를 거두라고 촉구했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 이준석 (전) 대표는 우리 당의 대표를 역임했던 분으로서 당이 위기이고 비상상황에 처한 부분에 대해서 깊이 숙고해서 당의 혼란을 수습할 그런 도의적 책임이 있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법적 쟁송을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한편으로 이 전 대표는 당 윤리위를 상대로 한 투쟁도 진행 중입니다. 윤리위가 이 전 대표의 '양두구육', '신군부' 발언 등을 문제 삼아 추가 징계를 추진할 분위기죠. 이 전 대표는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1·2등부터 징계하고 오라"고 반발했습니다. 국민의힘 사태 책임은 누구에 있는지 물은 여론조사를 볼까요? 1등과 2등은 윤핵관과 윤석열 대통령인데요. 결국 이 둘을 겨냥한 발언인 셈입니다. "양두구육 같은 사자성어를 문제 삼는다면 윤리위가 대법원보다 위에 있는 기관이 된다"라고 꼬집기도 했는데요. 과거 대법원의 판결문 기사를 근거로 들었죠. "양두구육이란 표현을 정치 영역에서 썼다면 모욕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인데요. "이준석은 사이코패스"라고 발언한 윤핵관 호소인도 윤리위에서 징계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이핵관 역시 윤리위는 가만히 있으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김용태/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만약에 그런 사태 수습의 일환으로 정말 당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가 있다면 그거는 당원들 간의 더 심한 반목과 갈등으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윤리위원들께서 좀 현명하신 판단을 하셨으면 좋겠고, 더 이상 윤리위가 여기에서 뭔가 해결사 노릇을 안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자, 오늘은 이준석 전 대표의 두 가지 얼굴을 살펴봤습니다. '침묵과 투쟁'이란 양면전술을 택한 이 전 대표, 과연 그 결말은 어떻게 될지 궁금합니다. 이 전 대표가 방금 전 페이스북 글을 또 올렸던데 그 내용은 들어가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이 전 대표와 윤핵관이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로 대신하겠습니다.

너는 그냥 가만히 있어~ 다 내가 해 줄게~♬
- 둥지|남진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