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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수 의장 사퇴…이준석 "저들의 욕심, 당 구렁텅이로"

입력 2022-08-31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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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이 새로운 비대위 출범에 속도를 내고 있죠. 어제(30일) 의원총회에서 당헌 개정안을 추인했는데, 개정안을 의결할 수 있는 전국위원회 의장인 서병수 의원은 오늘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두번 잘못을 할 수 없다'면서 새 비대위 출범에 반대한 건데요. 이준석 전 대표는 "왜 책임있는 사람들은 소리 높이고 소신있는 사람이 자리를 떠나야 하느냐"고 했습니다. 관련 소식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추석 연휴가 약 열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연휴를 마냥 기다리는 정회원님들도 계시지만요. 명절 밥상을 준비하느라 몸도 마음도 바쁜 사람들이 있죠. 바로 국민의힘입니다. 추석 전까지는 새 비대위 출범을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인데요. 당내 갈등이란 이슈를 명절밥상에 올리진 않겠다는 겁니다. 법원 결정 이후 두번째 열린 어제 의원총회에선 당헌 당규 개정안을 추인해 새 비대위 출범의 첫발을 뗐습니다. 권성동 비대위원장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거취 논란은 '선 수습 후 (거취) 정리'라는 본인의 의견이 받아들여졌는데요. 법원의 결정의 취지는 새 비대위 출범이 아니라 이전 최고위로 복귀하라는 것이란 의견도 나왔지만 대세에 영향을 미치진 못했습니다.

[박형수/국민의힘 원내대변인 (어제) : 현재 우리 당헌·당규 해석상 이번 비대위의 출범으로 이미 최고위는 해산된 것으로 간주됩니다. 그래서 다시 최고위원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가처분 결정의 주문에서는 비대위원장이 직무를 정지하는 것만 되어있기 때문에 그래서 '최고위원으로 복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는 데 많은 분들이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5시간 넘게 이어진 어제 의원 총회, 찬반 토론이 치열했다고 합니다. 문제는 정작 결정을 할 때는 표결 없이 박수로 추인했다는 겁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내가 이야기를 해봐야 바뀌겠나' 이런 체념이 있는 거죠. 저쪽이 이기면 책임지고 가라. 실패하면 그때는 인정하라. 한목소리가 실패하면 그 다른 목소리가 다시 당권을 잡고 당을 이끌어 나가고 이렇게 해야 이게 당내 민주주의거든요.]

당내 여론, 어느 정도냐면요. 이준석 전 대표와는 '톰과 제리'같은 관계죠. 안철수 의원도 지난 의총 결의문에 담긴 이 전 대표의 추가 징계를 공개 반대했다고 밝혔습니다. 무기명 투표를 했다면 결과를 알 수 없었을 거라고 했습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절반 정도가 반대 의견, 그러니까 비대위에 대한 반대 의견. 또 절반 정도가 비대위에 대한 찬성 의견, 이렇게 밝히셨습니다. 그런데 아마 투표를 한다면, 예를 들면 여러 가지 사정으로 비밀 투표에 부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사실은 몰랐던 거죠.]

하지만 이른바 '윤핵관' 혹은 친윤계 의원들은 표결을 할 이유가 없다고 했습니다.

[정점식/국민의힘 의원 (어제) : 반대 의견 밝히신 분들은 의총장에서 본인 발언 마치고 대부분 나가버렸어요. {표결하는 날이 아니에요 오늘은…} 이미 토요일날 의결을 다 했습니다. 그런데 다시 또 이틀 뒤에 표결을 할 이유가 없는 거죠.]

전주혜 비대위원은 의총 결과에 불복하고 권 원내대표에게 또다시 '사퇴'를 언급하는 건 '해당행위'라고 까지 말했는데요. 새 비대위 전환 역시 속전속결로 가는 분위기입니다.

이런 빠른 결정의 배경엔 '윤심'이 있었던 걸까요. 윤석열 대통령과 권 원내대표가 용산 청사에서 직접 만났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새 비대위 출범'을 결의한 주말 의원총회 다음날인 28일입니다. '즉각 사퇴' 여론에도 불구하고, 권 원내대표가 다시 당의 혼란 수습을 총괄하게 된 건 '윤심'의 승인이 있었던 것 아니냐 해석이 나왔는데요. '당무 불개입'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윤 대통령의 기조와는 좀 달라보이는 대목입니다.

[용산 집무실 출근길 (지난 29일) : 저는 우리 당의 의원과 또 우리 당원들이 중지를 모아서 내린 결론이면 그 결론을 존중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충분히 합리적인 당과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 합당한 그런 결론을 치열한 토론을 통해서 잘 낼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조경태 의원은 두 사람의 만남 "사실이 아닐 거라고 본다"면서,, 만약 사실이라면 아주 잘못된 만남이라고 했는데요. '윤핵관'과 거리를 두고 있는 안철수 의원 역시,, '당의 문제는 당이 풀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저는 당의 문제는 당에서 풀어야 된다고 봅니다. 사실 당에서 지금 이 문제를 제대로 잘 해결을 못 한 것 때문에 여기까지 온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당의 문제는 당의 구성원들이 총의를 다해서 집단지성을 발휘해서 풀어야 된다, 이게 이제 일관된 입장입니다.]

당의 지도체제 개편, 법원의 취지에는 어긋난다는 게 중론이죠. 시기적으론 대통령실 개편과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데요. 당과 대통령실의 개편, 측근 그룹을 중용하는 식으로 가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정치는 다른 게 아닙니다. 상식이에요. 상식적으로 접근을 하면 될 건데 저는 윤 대통령께서 꼭 검찰총장 하듯, 이렇게 하면 안 돼요. 검찰총장은 몇 사람의 핵심 포스트하고 함께 할 수 있지만은 대통령은 복잡해요.]

비대위 전환 속도전, 당내에서도 암초에 부딪혔습니다. 당헌 개정안을 처리하려면 전국위원회를 열어야 하는데, 의장을 맡고 있는 서병수 의원이 오늘 사퇴 의사를 밝힌 겁니다. 서 의장은 다정회와의 통화에서 " 억지로 뭔가 일을 하려면 자꾸 부작용이 생긴다"고 했는데요. "전국위 의장으로서 같은 잘못을 두번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라면서, 본인은 일관되게 '비대위는 잘못'이고 '새 원내대표를 뽑아 직무대행체제로 가야한다'는 주장을 해왔다고 했습니다. 현재 당이 가는 길 대로라면 이준석 전 대표의 추가 가처분이 또 인용될 거라고도 전망했습니다.

[서병수/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장 : 지금 현재의 상황을 당헌·당규에 의해서 규정을 해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너무 작위적인 것이다. 또다시 가처분 인용이 된다라고 한다면 당은 걷잡을 수 없는 그런 혼란에 빠질 수 있지 않을 것인가.]

서 의장은 아직 공식적으로 상임 전국위를 열어달라는 요청은 받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어제 의총 이후로는 권 원내대표와 소통도 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권 원내대표의 입장은 이미 확고하죠.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어제) : 그대로 상임전국위 당헌 개정해서 가는 거지. {서병수 의장이 입장 변화가 없으신 거에 대해가지고…} 그거는 뭐, 없으면 없는 대로 해야지 뭐.]

이준석 전 대표는 서 의장의 사의 표명에 마음이 아프다는 글을 올렸는데요. 윤핵관을 겨냥한 듯 "왜 책임져야 할 자들은 갈수록 광분해서 소리 높이고 소신있는 사람들은 자리를 떠나야 하느냐"고도 했습니다. 이럴 수록 '당심의 성'을 쌓겠다는 게 이 전 대표의 생각이죠. 영화 <한산>의 명 대사를 차용해 당원가입을 독려했습니다.

[영화 '한산' : (대체 이 전쟁은 무엇입니까?) 의와 불의의 싸움이지.]

이 전 대표가 꺼내든 영화 캐릭터들, 황제에 맞서는 검투사 막시무스, 절대악 사우론과 결전을 앞둔 인간계 지도자 아라곤, 오늘 한산의 이순신 장군까지, 핍박받는 영웅에 스스로를 빗대는 듯한 모습인데요. 지나치게 멋있는 캐릭터들 아니냐 하는 얘기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추가 가처분 신청으로 국민의힘과 법적대결을 벌이고 있는 이 전 대표의 시각입니다. 이 전 대표 측은 승리를 점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신인규/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 (KBS '사사건건' / 어제) : '비대위가 됐기 때문에 최고위가 사라졌다'라고 자꾸 논쟁을 하는데, 비대위가 유효할 때 사라지는 것이지, 무효일 때 비대위가 무효이면은 앞에 있던 최고위가 부활하는 게 상식이거든요? 한 대 맞을 일을 지금 열 대를 매를 벌고 있다.]

그런데, 지금이야 말로 '멈춰야 할 때'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요. 이 전 대표와 가까웠던 정미경 전 최고위원입니다.지난 8일 제주도에서 이 전 대표와 속깊은 얘기를 나누며 가처분 신청을 간곡히 말렸단 걸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건데요. 이 전 대표, 그땐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정미경/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음성대역) : 이준석 전 대표는 '난 가처분 신청할 거다'라고 하면서도 '가처분이 인용되면 그때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이제 그의 말대로 법원에서 가처분이 인용됐으니까 이 전 대표는 물론, 동시에 이번 사태를 촉발한 권성동 원내대표도 사퇴해야 한다. 그것만이 해법이다.]

20여 일만에 비공개 대화를 공개하는 이유, 이 전 대표와 권 원내대표 둘다 한 걸음 물러나라는 제안을 하기 위해서였는데요. 이 전 대표의 답변,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거였습니다. 국민의힘이 법원의 결정을 거부한 이상 끝까지 간다는 겁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음성대역) : 가처분 이후에 저자들이 처신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다른 방향성도 가능성이 있었겠지만 지금 방향성을 보면 정미경 최고위원이 언급한 8월 초의 낭만섞인 결말은 말그대로 가능성이 없습니다.]

이 전 대표, '사퇴는 없다'고 분명히 한 건데요. 그건 권 원내대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많은 걸 포기했다고도 말했죠.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지난 29일) : 우리당 후보 윤석열 후보의 당선을 위해서 제 스스로 사무총장직도 사임을 했었습니다. 제가 자리에 연연했다면은 대선 일등공신으로서, 대선 기여자로서 인수위 참여나 내각 참여를 요구할 수 있었습니다만은 저는 그것도 일찍이 포기한 바가 있습니다.]

'대선 일등공신'이지만 직에 연연하지 않았다는 권 원내대표. 이 전 대표 역시 대선과 지선을 승리로 이끌었지만 누구에게도 축하나 응원을 받지 못했다고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던 적이 있죠. 국민의힘의 내홍, 상처가 꽤 오래 전부터 깊었던 듯 합니다. 꼬일대로 꼬여버린 매듭을 풀기 위해선 어쩌면 한때 요정이라고 불렸던 이 분의 일갈이 필요할까요.

[사퇴하세요!]

당내 갈등의 핵으로 '윤핵관'이 지목되면서 장제원 의원은 오늘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직 공직은 맡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관련 소식은 잠시 후 줌인에서 살펴봅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서병수 의장 사퇴…이준석 "저들의 욕심, 당 구렁텅이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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