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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파 vs 체리파'…'이준석 가처분' 책임론 두고 갈라진 윤핵관?

입력 2022-08-31 18:43 수정 2022-08-31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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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 소식 조금 더 이어가겠습니다. 국민의힘 내 윤핵관이 분화하고 있는 양상입니다. 장제원 의원을 중심으로 한 장핵관과 권성동 원내대표와 가까운 권핵관으로 나뉘었다는 얘기가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죠. 이런 가운데, 장제원 의원은 조금 전 "윤석열 정부에서 어떤 임명직 공직도 맡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내용 얘기해보겠습니다.

[기자]

윤핵관, 이제 정치권에선 고유명사라도 된 것처럼 자연스러운 말이죠. 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를 일컫는 말인데요. 그렇다면 도대체 윤핵관은 누구냐는 물음표가 따라붙습니다. 이준석 전 대표가 나름대로 추려본 적이 있습니다.

[이준석/당시 국민의힘 대표 (지난 13일) : 권성동, 이철규, 장제원과 같은 윤핵관들, 그리고 정진석, 김정재, 박수영 등의 윤핵관 호소인들은…]

대표적인 원조 윤핵관, 권성동 원내대표와 장제원·윤한홍·이철규 의원 등이죠. 여기에 이 전 대표가 윤핵관 호소인이라고 이름 붙인 이들도 있습니다. 정진석·김정재·박수영 의원 등입니다. 윤 대통령의 최측근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당내 친윤계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다고 볼 수 있을 텐데요.

이제 막 윤 대통령의 취임 100여일을 넘긴 시점에서 윤핵관 그룹은 분화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벌써부터 이너서클의 파워게임이 시작된 건데요. 크게 둘로 나뉘었죠. 먼저 첫번째 분파는 장제원 의원을 주축으로 한 '라면파'입니다.

[장제원/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해 8월 12일) : 다음 날에 어떤 스케줄에 대한 얘기도 하기 위해서 댁에 가는데 라면도 끓여주시고요. {아, 직접요?} 예. 라면 끓이면서 '계란 두 개?' 이렇게 말씀도 하시고…]

장 의원, 윤 대통령이 손수 끓여준 라면까지 먹었을 정도로 윤핵관 중의 윤핵관이죠. 하지만 그에 못지 않은 이도 있습니다. 라면은 못 먹었어도 윤 대통령에게 '체리 따봉'은 받은 분인데요. 두번째 분파는 권 원내대표와 가까운 '체리파'입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제가 볼 때는 윤석열 대통령께서 체리 따봉 보내면서 '이준석은 다시는 못 들어온다. 대표될 수 없다' 이걸 지금 윤심을 받아가지고 똥볼 차는 거죠, 뭐.]

'영원한 브라더'라던 두 사람, 삐걱거리는 소리가 밖으로까지 새어나가기 시작한 건 지난 6월부터였는데요.

친윤계 의원들이 주축이 된 공부 모임이죠. 일명 '민들레' 모임 참여를 놓고 틀어질 조짐을 보인 겁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6월 10일) : 단순한 공부 모임 이상으로 비칠 수 있는 모임은 자제를 하는 것이 맞고, 당의 분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제가 원내대표로서 앞장서서 막겠습니다.]

결국 동생인 장 의원이 민들레 모임 불참을 선언하면서 갈등은 봉합되나 싶었는데요. 하지만 이준석 전 대표의 징계 이후 지도 체제를 두고 또다시 이견을 보이면서 불화설이 흘러나왔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지난달 15일) : 아니 그전에 자주 만나고 자주 밥도 먹고 했던 사이죠. 무슨 불화설이 있는데 밥을 먹겠습니까. 민들레 모임은 그때 쿨하게 다 털었지 않습니까, 서로. 제가 아끼는 그런 사실 정치적 동지이자 나이로 따져서 동생이거든요. 그러니까 남들이 뭐라 하든 간에 둘 간의 관계는 아무런 변함이 없습니다.]

권 원내대표는 이 전 대표의 징계를 '궐위'가 아닌 '사고'로 봤는데요. 그러면서 자신이 대표 직무대행을 맡았죠. 하지만 장 의원을 필두로 라면파들은 처음부터 '궐위'로 판단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다 윤 대통령과 권 원내대표 사이 '체리 따봉' 문자 사건이 체제 전환의 도화선이 됐는데요. 라면파가 이 사건을 계기로 작전명 '비대위 전환'에 본격 착수한 겁니다. 먼저 배현진 의원이 최고위원을 사퇴하면서 비대위 전환을 위한 물꼬를 텄는데요.

[배현진/당시 국민의힘 최고위원 (지난달 29일) : 마땅히 책임져야 하고 끊어내야 할 것을 제때 끊어내지 않으면 더 큰 혼란이 초래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 개인이 지도부의 일원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지는 모습도 보여드려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날 박수영 의원은 초선 의원 30여명과 함께 연판장 돌리기에 나섰습니다. "신속한 비대위 전환을 촉구한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최고위원들의 줄사퇴가 이어지자 결국 권 원내대표도 비대위 전환 외에 달리 선택지가 없었죠.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지난 9일) : 당이 안정되어야 국정도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가 있습니다. 오늘 우리의 결단으로 당이 안정을 되찾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어렵사리 비대위로 전환했건만 당은 또 다시 암초를 만났습니다. 지난 26일 법원이 이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건데요. 곧바로 무리한 비대위 전환이었다는 책임론이 일었습니다. 화살은 권 원내대표에게 쏟아졌는데요. 그러자 체리파에선 불만이 터져 나왔습니다. 비대위 전환은 라면파가 추진해놓고 왜 책임은 권 원내대표 혼자 져야 하냐는 반발이었는데요. 실제로 지난 27일 의총에선 체리파인 윤한홍 의원이 라면파를 직접 저격하기도 했습니다. "연판장을 주도했던 의원들도 나와서 한 말씀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이번 사태에 연판장을 돌린 박수영 의원 등도 책임이 있다는 취지였습니다.

하지만, 남이 보기엔 체리파나 라면파나 다 똑같은 윤핵관이죠. 당 안팎에선 윤핵관들이 국민 불신을 자초하면서 윤 대통령에게 짐만 됐다고 보는 분위기입니다.

[윤태곤/더모아 정치분석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거리두기 같은 걸 하는 게 저는 윈윈 아닌가. 이른바 윤핵관이라고 불리는 분들한테도 뭔가 이분들이 지금 잡아야 될 콘셉트는 희생한다, 빠져준다, 비워준다, 이런 콘셉트이지 않을까요.]

윤핵관은 2선으로 물러나는 게 바람직하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권 원내대표를 향한 사퇴 요구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조경태/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원내대표는 책임을 지지 않고 오로지 그냥 어떤 한 사람, 특정인, 그리고 젊은 정치인을 내몰아내기 위해서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토사구팽 시키기 위해서 당헌까지 손질하는, 이래가지고 과연 국민의힘, 우리 당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노력할 수 있는지…]

이런 우려 속에서도 국민의힘 의원총회가 낸 결론, '돌돌동'이었는데요.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몇 번을 바꿀 거예요? 돌고 돌아서 전당대회 룰 바꿔서 비대위, 비대위, 돌고 돌아 권성동?]

[윤태곤/더모아 정치분석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인디언 기우제. 우리가 그런 말 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돌고 돌아서 권성동이다. 그럼 만약에 자, 당헌당규 개정해서 비대위를 하려고 하는데 이게 잘 안 된다. 그럼 또 권성동 아니야?]

돌고 돌아 또 다시 권성동이었죠. 새 비대위 출범 전까지 권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을 맡는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한 겁니다. 권 원내대표도 일단 버티기에 들어간 모양새입니다. 선(先) 수습 후(後) 퇴진일까요? 거취 표명은 새로운 비대위가 꾸려지고 하겠단 계획입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지난 29일) : 저는 단 한 번도 자리에 연연한 적이 없습니다. 제가 자리에 연연했다면은 대선 일등공신으로서, 대선 기여자로서 인수위 참여나 내각 참여를 요구할 수 있었습니다만은 저는 그것도 일찍이 포기한 바가 있습니다.]

형이 버티는 사이 동생은 당내외 기류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나 봅니다. 장제원 의원은 재빨리 자세를 낮췄는데요. 오늘(31일) 페이스북에 입장을 밝혔습니다. 윤석열 정부에서 어떠한 임명직 공직도 맡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장제원/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 음성대역) : 저는 이제 지역구 의원으로서의 책무와 상임위 활동에만 전념하겠습니다. 계파활동으로 비춰질 수 있는 모임이나 활동 또한 일절 하지 않겠습니다. 앞으로도 윤석열 정부에서 어떠한 임명직 공직을 맡지 않겠습니다.]

자, 오늘은 국민의힘 내 윤핵관 그룹의 분화 양상을 살펴봤습니다. 윤핵관 퇴진 여론에 대처하는 두 윤핵관의 자세도 전해드렸는데요. 사실 국민들의 관심은 윤핵관의 내부 분열이나 알력 다툼이 아니겠죠. 집권 여당이 서둘러 제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뿐일 텐데요.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권 원내대표의 발언으로 대신하겠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지난달 15일) : 그리고 둘이 불화로 인해가지고 윤석열 정부가 실패한다고 그러면 다 둘 다 역사의 죄인이 되기 때문에 항상 마음을 합해서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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