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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한강 다리 아래 생사 갈림길서…생명 살리는 그들

입력 2022-08-29 20:54 수정 2022-08-2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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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은 어떤 곳이에요?) 물 밖은 밝고 또 행복하고. 물 속은 춥고 슬프고…]

[앵커]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한강을 찾지만, 이들에겐 언제나 긴장되는 곳입니다. 오늘(29일) 밀착카메라는 24시간 한강을 지키는 수난구조대를 따라가 봤습니다.

이상엽 기자입니다.

[기자]

여성이 난간을 붙잡고 올라섭니다.

그대로 한강에 몸을 던집니다.

곧이어 빨간 배가 도착합니다.

두 사람이 뛰어들어 여성을 구합니다.

여의도 수난구조대입니다.

이른 아침부터 출동 경보가 울립니다.

[구조 출동. 여의도 영등포구…]

사고 지점에 도착하자마자 잠수복을 입습니다.

다리 위에서 떨어진 남성을 찾기 위해섭니다.

끼니는 라면으로 때우기 일쑤입니다.

한밤 중에도 출동은 멈추지 않습니다.

[당산동 양화대교. 영등포 여의도 수난구조.]

구조대원 6명이 모두 출동합니다.

여성이 다리 위에서 경찰과 대치 중이라는 신고를 받았습니다.

단 몇초라도 빨리 다리 밑으로 가야 합니다.

[{지금은 떨어지기 전에 구조를 한 거예요?} 네.]

복귀 도중 다급한 상황이 또 생겼습니다.

[환자분 주취 상태고. 의식은 있는 상태.]

이렇게 긴급 출동하는 횟수는 한강에서만 1년에 삼천 건입니다.

[김수철/여의도 수난구조대원 : 저희가 바로 구조했어요. 이틀 후에 아버님과 같이 오셔서 정말 감사했다고 저희한테 큰절을…아버님도 우시고 저희도 울고.]

때로는 삶의 문턱을 지키지 못해 괴로워 하기도 합니다.

[이성진/여의도 수난구조대원 : (사람을) 못 구하거나 실종자 수색에서 실패하면 들어와서 많이 자책하고…]

올해 14년차 특전사 출신 베테랑은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기억이 많습니다.

[이건태/여의도 수난구조대원 : 1초, 2초 만에 못 잡은 적이 있어요. 손끝에서 놓친 적이 있어요. 배가 빨랐으면, 내가 수영을 잘했으면, 방송이 빨리 나왔으면, 신고를 10초만 빨리 했으면…]

특히 청소년을 만날 때가 가장 괴롭습니다.

[이건태/여의도 수난구조대원 : 14살부터 16살. 아이들이 어떤 힘든 게 있어서 한강을 찾는 것인가. 주변에서 몰랐을까, 알았는데 도와줄 수 없었나…]

사람의 마음도 살리고 싶다고 했습니다.

[이건태/여의도 수난구조대원 : 한강에 못 오게 하면 되겠네? 다리 위에 사람을 못 올라가게 하자? 어떤 어려움이나 두려움, 해결책에 대한 해방을 다른 방법을 찾아서… 본인이 나쁜 마음을 먹지 않게 하는 환경이 중요한 거죠.]

구조대 동행이 끝나고 취재진은 다리 위에서 한 사람을 마주쳤습니다.

멀리서 2시간을 지켜보다 고민 끝에 말을 걸어봤습니다.

[{내가 말벗이라도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와봤거든요.} {왜 울어요. 오늘 힘든 일이 있었어요?} …]

몇 시간 뒤 도착한 가족의 설득에 다시 마음을 다잡습니다.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진짜 뭐하냐, 여기서. 언니가 요즘 너무 힘들어서…정말 감사합니다.]

CCTV도 생명의 전화도 우린 분명히 기계의 힘을 빌리고 있지만 결국 사람을 살리는 건 사람입니다.

구조는 누군가 위험에 직면한 장면을 목격한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VJ : 최효일 / 인턴기자 : 김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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