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새 비대위 구성" 도로 권성동 체제…이준석, 추가 가처분 신청

입력 2022-08-29 18:28 수정 2022-08-30 14:07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국민의힘이 법원의 결정을 사실상 거부하면서, 당내 갈등이 더 심화되는 모양샙니다.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직무는 정지하되 비대위 자체는 무효가 아니라고 보고 새롭게 비대위를 구성하겠다고 의원총회에서 결정을 내렸죠. 당분간은 권성동 원내대표가 또다시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기로 했습니다. 이준석 전 대표 측은 추가로 가처분 신청을 하겠다고 주호영 비대위원장도 법적 대응에 나섰습니다. 관련 소식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박형수/국민의힘 원내대변인 (지난 27일) : 당헌·당규를 정비한 후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결의했습니다.]

[양금희/국민의힘 원내대변인 (지난 27일) : 이준석 전 당대표의 개고기, 양두구육, 신군부 발언 등 당원들에게 모멸감을 주는 언행에 대해 강력히 규탄 경고하며 추가 징계에 대한 윤리위원회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합니다.]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을 받아든 국민의힘의 선택 새로운 비대위를 구성하고 이준석 전 대표를 추가로 징계하겠다는 거였습니다. 사실상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은 건데요 법원이 "비대위를 설치해야 할 비상상황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한 판단은 받아들이지 않았고요. "전국위 의결에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한 부분은 받아들였습니다. 일종의 선택적 수용인 셈입니다.

[김근식/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국민들이 볼 때 웃을 일이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이죠. 비대위가 효력이 정지됐는데 어떻게 비대위원이 살아있다고 이야기합니까?]

[천하람/국민의힘 혁신위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우리는 이준석이 싫다, 이거를 굉장히 긴 얘기로 써넣은 거거든요.]

결정문엔 "권성동 직무대행의 역할 수행에 문제가 없다. 최고위 기능이 상실됐다고 볼 수 없다"는 문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최고위는 이미 해산됐고, 비대위는 현실적으로 존속한다"고 해석했습니다.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직무는 정지하되 '비상상황'을 더 구체적으로 명시하도록, 당헌당규를 개정해 새 비대위를 만들겠단 겁니다. 

[박형수/국민의힘 원내대변인 (지난 27일) : 주문에는 분명히 '비대위원장의 직무를 정지한다'라고 되어 있고, 그리고 지금 비대위는 우리 전국위원회, 또 상임전국위원회의 결의에 따라서 탄생한 것입니다.]

다시 비대위를 만들겠다는 의총 결정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의원은 8명 정도입니다. 원래 이준석 전 대표와 가까운 의원 뿐 아니라 중진 의원들도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새 비대위 구성은 '꼼수' 라며, 비대위 전환 과정을 주도한 권성동 원내대표를 향해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했습니다.

[윤상현/국민의힘 의원 : 법원의 판단을 국민의 판단, 국민적 명령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지금의 당의 위기는 사실 당 지도부에게 촉발된 측면이 매우 큽니다. 당헌·당규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적법 절차를 편의적으로 남용하도록 용인함으로써 당 지도부가 스스로 자초한 비상상황이자 자해행위였습니다.]

반면 당 지도부는 법원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 고 했죠. 담당판사의 성향까지 문제 삼았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난 26일) : 헌법상 정당 자치의 헌법 원칙을 훼손한 결정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습니다. 사실은 재판장의 성향 때문에 우려하는 이야기들이 사전에 많이 있었습니다. 재판장이 특정 연구모임 출신으로 편향성을 가지고 있고…]

법원은 해당 재판장이 우리법 연구회 출신이 아니라는 입장문까지 냈는데요. 판 검사 출신이 대부분인 비대위 인사들은 법원의 결정에 불복하는 점이 눈에 띕니다.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비대위가 당헌 당규를 개정해 새로운 비대위를 구성하려면 전국위원회를 소집해야 합니다. 그런데 서병수 전국위 의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국위 소집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법원의 결정을 존중해야한다는 건데요. 서 의장은 비대위 전환을 결정한 지난번 전국위 소집 때도, 개인적으론 비대위 전환에 반대한다고 밝혔었죠. 문제의 본질은 이거라고 했습니다.

[서병수/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지난 8일) : 문제의 본질은 저는 윤 대통령의 핵심 실세라고 하는 사람들과 이준석 대표의 갈등에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권 원내대표는 새로운 비대위 전환 절차, 밀어붙이겠다는 태셉니다. 서 의장과 직접 통화를 해서 "고위 당직자로서, 본인 철학이 아니라 의원들의 총의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고 하는데요.

새로운 비대위 전환 절차, 쉽지 않아보이죠. 이미 법원의 결정이 나온 만큼 여론도 살펴야 하는 상황인데, 이 새로운 비대위로의 전환 역시 권성동 원내대표가 주도하게 됐습니다. 권 원내대표, 오늘 사퇴는 없다고 못 박았는데요.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으면서 혼란 수습의 키를 쥐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본인 거취는 추석 전 새 비대위를 구성하고 난 뒤에, 스스로 결정하겠다고 했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 원내대표로서 반드시 수행해야만 하는 직무가 있습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혼란을 마무리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저에게 주어진 직무와 의원총회의 결정을 충실하게 이행하겠습니다.]

권 원내대표 당이 곤란할 때마다 중심에 있었고, 이후 수습하는 과정도 도맡아왔죠 원내대표 당선 2주만에 국회의장의 '검수완박' 중재안을 받아들였다 번복하는가 하면 대통령실의 사적 채용을 방어하려다 '9급 공무원' 비하발언 파문으로 번지는 일도 있었습니다. 비대위 전환의 직접 계기가 된 윤 대통령과의 이른바 '체리따봉' 문자 공개 사건도 있었죠. 이후 당 대표 직무대행 직을 내려놓기도 했는데요. 결국은 다시 원내대표 겸 당 대표 직무대행으로서 비대위 전환을 주도했고 이 과정에서의 무리함은 법원이 이번에 조목조목 지적했습니다. 결국 '윤핵관'과는 거리가 있는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직을 잃었지만 권 원내대표는 다시 비대위원장 직무대행, 즉 사실상 당 대표 역할을 맡게 된 셈인데요. 당내에선 공개적인 비판이 나왔습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국민들 대다수는 수습할 자격이 없는 것 아니냐, 수습하겠다고 하는 것도 본인 욕심에 불과하다, 이렇게 보고 있다. 이런 엄중한 시선이 있다는 걸 본인이 좀 생각을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권 원내대표의 사퇴는 이준석 전 대표에게도 퇴로를 열어주는 길이 될 수 있단 해석이 나왔는데요. 더 이상의 갈등을 피하는 방안이라는 겁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벽오동 심은 뜻을 알아야 들어야 돼요. 오동잎이 떨어졌으면 가을이 왔다는 것을 알아야 돼요. 저는 권성동 원내대표가 물러가고 원내대표를 뽑아서 새 비대위원장이 된다고 하면 이준석 전 대표도 명분을 찾았어요. 그러기 때문에 좀 자기 갈 길을 갈 겁니다.]

하지만 이준석 전 대표는 추가로 비대위를 만들겠다는 국민의힘에 추가로 가처분 신청을 접수했습니다. 이 전 대표 변호인단은 "무효인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직무대행도 무효이고, 무효인 비대위원장이 임명한 비대위원도 무효이며, 비상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설치한 비대위 차제가 무효"라고 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영화의 한 장면을 페이스북에 올렸는데요.

이 전 대표 덕분에 요즘 제 발제에 영화가 자주 등장하죠. 국민의힘이란 틀 안에서 '윤핵관'과 맺은 '동맹'이 언젠가 언젠가 깨질지도 모르지만, 일단은 싸우겠다는 뜻을 밝힌 겁니다. 이 전 대표 가처분 결정이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JTBC 썰전라이브 출연까지 취소하며 공식 발언 자제했죠. "책임있는 분들의 말씀을 기다리겠다"면서 조상들의 묘역이 있는 경북 칠곡에서 성묘하는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칠곡에 머무르면서 책이나 쓰겠다고 했는데 이런 모습까지 정치적으로 해석되자 화가 난 듯 한데요. 칠곡이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비서실장 정희용 의원의 지역구라며 "한방 쏘는 행동"이다, "정치를 항상 게임처럼 바라본다"고 말한 김병민 광진갑 당협위원장의 발언 동영상을 올리며 비판한 겁니다.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 역시 전당대회를 염두에 둔 정치적 행보로 해석했습니다.

[장예찬/청년재단 이사장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우호적인 사람을 당대표로 만드는 데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사를 굉장히 보여주고 있는 것 같은데 최근 이준석 전 대표의 수위 넘은 발언에 대해서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는지. 저 개인적으로는 당원분들이 정말 많이 지친 것 같거든요. 전당대회에서 누가 되었든 심판을 받겠죠.]

법원의 결정이 나오면 여권 내 갈등이 일단락 될 거란 기대는 헛된 바람이었을까요. 오히려 당내 갈등은 더 악화하는 는 모습인데요. 당내 문제를 법원에 들고 간 것도 문제였지만, 법원의 결정도 당내 문제 해결을 이끌어내진 못하는 모습입니다.

[금태섭/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 지난 12일) : 정치적으로 해결되지 못하고 법원의 가처분 신청으로 가게 되는 것은 대표뿐만이 아니라 대통령실, 여당 전부 정치에 실패한 겁니다.]

과거엔 당사자들 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법원이 물꼬를 튼 일도 있었죠. 이른바 '추윤 갈등' 즉 윤석열 당시 검찰 총장이 추미애 당시 법무장관의 징계에 불복해 제기했던 가처분 신청 땝니다. 당시 법원은 윤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는데요. 이후 징계를 재가했던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법원 결정 하루만에 사과의 뜻을 밝히고, 추 전 장관을 사실상 경질하면서 갈등이 일단락 됐던 바 있습니다.

[강민석/당시 청와대 대변인 (2020년 12월 25일) :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총장 직무복귀와 관련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국민들께 불편과 혼란을 초래하게 된 것에 대해 인사권자로서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여당 지도체제문제는 "여당 의원이 중지를 모아 결론내려야 할 일"이라고 한 걸음 물러난 모양새인데요. 일각에선 "권 원내대표가 직을 내려놓는 게 순리다" "대통령을 위한 (윤핵관들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 전 대표의 거취에 대한 윤 대통령의 마음, '체리따봉' 문자로 이미 일부 공개가 된 상태죠. 유승민 전 의원은 "배후에서 당을 컨트롤하는 건 정직하지도 당당하지도 못한 처신"이라면서, 책임을 인정하라고 직격했습니다. 

[천하람/국민의힘 혁신위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이준석 대표와 관련해서는 대통령실에서 뭔가 어떤 꼼수 부리지 말고 정도로 가자, 이런 얘기는 잘 안 나온단 말이에요. 저는 오히려 그런 부분은 조금 의아스럽습니다.]

국민의힘이 법원의 결정을 불수용하고, 이준석 전 대표가 다시 가처분 신청을 하면서 법정다툼 2라운드로 들어서는 모양샌데요. 이 전 대표와 각을 세워왔던 안철수 의원은 당이 또다시 '권성동 비대위' 체제로 돌아가는 건 가능하지도 옳지도 않다고 말했습니다. 자세한 이야긴 들어가서 해보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도로 권성동 체제 "새 비대위 구성"…이준석, 추가 가처분 신청 >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