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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상황 아냐" 이준석 손 들어준 법원…주호영 직무집행 정지

입력 2022-08-26 18:27 수정 2022-08-26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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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법원이 오늘(26일)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낸 가처분 신청을 사실상 인용했습니다. 앞서 국민의힘은 당이 비상상황이라며 비대위 전환을 결정했죠. 재판부는 "비상상황이 아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일부 최고위원들이 일부러 비상상황을 만들어냈다며 한마디로 비민주적이었다고 지적했는데요. 국민의힘은 내부 혼란에 빠졌습니다. 관련 내용, 정치 인사이드에서 정리했습니다.

[기자]

이준석 전 대표가 국민의힘 비대위 전환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고 낸 가처분 신청! 법원이 '인용'을 했습니다. 국민의힘 전국위원회의 비상대책위원장 결의를 무효라고 보고,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직무를 정지시켰는데요. 주 비대위원장이 전당대회를 개최해 새로운 당대표를 선출할 경우, 이 전 대표가 당 대표로 복귀할 수 없게 돼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판사 출신인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될 거라고 장담을 했었는데요.

[주호영/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난 18일) : 가정을 전제로 한 답변을 드리고 싶은 생각은 없고 저는 가처분이 기각될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판사 출신 당내 인사들도 앞다퉈 기각론에 힘을 실었었죠?

[나경원/전 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 15일) : 저는 그렇게 인용 가능성이 높다고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절차의 하자 부분도 실질적으로 당헌·당규가 개정이 되었기 때문에 찾아보기는 좀 어렵지 않나 이렇게 봅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어제) : 어떤 경위를 통해서 어떤 결정을 했고 그 근거 규정은 무엇이고 이거는 100% 명확하게 다 나와 있으니까 사실 확인에 시간이 필요될 게 없고요. 법리도 명확합니다. 이게 논쟁의 여지가 없는 것이죠. 그러니까 제가 가지고 있는 법조인의 일반적 상식으로는 이게 받아들여질 여지가 전혀 없다…]

나란히 차기 전대 도전을 꿈꾸고 있었던 분들이란 건 안비밀입니다.

[나경원/전 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지난 10일) : 이번 비대위원장이 해야 될 일은 역시 다음 전당대회 준비해야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정기국회를 아예 다 끝내자 이렇게 얘기를 하시는데요. 그 중간도 가능하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합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3일) : 비대위를 장기화시키는 것은 우리 스스로 계속 비상사태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과 비슷한 거죠. 이런 상황을 조기에 해소해서 당을 정상화, 안정을 시켜야 되는 것이지…]

국민의힘 지도부는 비대위 전환이 정치의 영역이지, 사법의 영역이 아니다! 재판부의 판단을 예단하기도 했는데요. 참고로 이분도 판사 출신입니다.

[전주혜/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지난 22일) : 기각될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생각합니다. 당의 비상상황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은 이것은 정치의 영역이지 사법의 영역은 아니다. 절차적 정당의 자율성보다 뛰어넘을 정도의 그러한 큰 절차적인 위법이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혹여 절차상 문제가 있으면 보완하면 된다, 안일하게 반응을 했었죠.

[주호영/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난 17일) : 절차가 미비하다면 그 절차를 다시 갖추면 되는 것이고…]

재판부, 절차엔 하자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오히려 실체상 하자를 하나하나 꼬집었는데요. 정당의 활동도 헌법의 테두리 안에 있다면서 말입니다.

[서울남부지법 제51민사부 (음성대역) : 정당의 활동은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 보장되는 것이고, 정당은 정치적 조직체인 탓에 그 내부조직에서 형성되는 과두적, 권위주의적 지배경영을 배제하여 민주적 내부질서를 확보하기 위한 법적 규제가 불가피하게 요구된다. (대법원 2021. 12. 30. 선고 2020수5011 판결 참조).]

한마디로 국민의힘의 비대위 전환! 비민주적이었다는 건데요. 비대위를 세운 명분, 비상상황이라는 거였죠?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지난 1일) : 당이 비상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이를 돌파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합니다. 현재 혼란을 극복할 수 있는 현실적 방법은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이라는 다수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의원 여러분의 총의와 용단을 부탁드립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어제, 페이스북 / 음성대역) : 용피셜하게 우리당은 비상상태가 아닙니다. 내부총질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참 달라졌고 참 잘하는 당 아닙니까. 계속 이렇게 해야 합니다.]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가 굳건한데, 무슨 비상상황이냐? 이 전 대표가 강하게 반발을 했었는데요. 재판부의 판단도 같았습니다.

[서울남부지법 제51민사부 (음성대역) : 실제로 당 대표 직무대행 권성동이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하고, 당헌 개정안을 공고하고, 비상대책위원장을 임명하는 등 당 대표 직무 수행에 아무런 장애가 발생한 바 없다]

국민의힘 상임전국위는 최고위원들이 줄줄이 사퇴해 최고위를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없다고 판단을 했었죠. 이 역시 무슨 소리냐? 운영이 가능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입니다. 상임전국위의 비대위 의결 당시, 최고위 정원의 과반수인 5명의 최고위원이 남아 있었다며 기능을 상실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겁니다. 혹여, 추가로 최고위원들이 사퇴를 했다고 하더라도 당 전국위원회를 통해 새로 선출하면 될 문제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울남부지법 제51민사부 (음성대역) : 채무자들은 전국위원회를 개최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워 결원이 된 최고위원을 선출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에서 일부 최고위원들이 사퇴 의사표시를 한 후 10일 이내에 전국위원회가 개최되어 이 사건 전국위 의결을 한 점에 비추어 보면,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 전 대표 측에선 사퇴 의사를 밝힌 일부 최고위원들이 일부러 비상사태를 만든 거다, 날을 세웠었죠? 

[김용태/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지난 9일) : 저는 배현진 최고위원께서 사퇴할 때 사실 당일 30분 전에 알았습니다. 우당탕탕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쓰면 뱉고 달면 삼키고 이런 행동들은 저는 민주주의의 정신을 훼손한 것이라고 생각되고요.]

재판부도 같은 판단을 내렸습니다. 정당 민주주의에 반하는 행동이었다는 겁니다.

[서울남부지법 제51민사부 (음성대역) : 당기구의 기능 상실을 가져올 만한 외부적인 상황이 발생하였다고 하기 보다는 일부 최고위원들이 당 대표 및 최고위원회의 등 채무자 국민의힘 지도체제의 전환을 위하여 비상상황을 만들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데, 이는 지도체제를 구성에 참여한 당원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써 정당민주주의에 반한다.]

비대위 전환을 결정한 전국위와 상임정국위의 민주적 정당성도 따져 물었는데요. 전당대회로 선출된 당대표의 지위를 상실시킬 권한이 과연 있느냐는 겁니다.

[서울남부지법 제51민사부 (음성대역) : 전국위원회는 당원 중 1,000인 이내로, 상임전국위원회는 50인 이내로 구성되어 10,000인 이내로 구성되는 전당대회에 비하여 민주적 정당성이 작다고 할 수 있는데, 상임전국위원회 및 전국위원회의 의결로 수십만 당원과 일반국민에 의하여 선출되고 전당대회에서 지명된 당 대표 및 최고위원의 지위와 권한을 상실시키는 것은 정당의 민주적 내부질서에 반한다]

정당 민주주의와 정당의 민주적 내부질서에 반한 비대위 전환 결정, 재판부의 최종 결론은 무효였습니다.

[서울남부지법 제51민사부 (음성대역) : 비상대책위원장 결의 부분은 당헌 제96조에서 정한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당헌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정당의 조직과 활동이 민주적 이어야 한다고 규정한 헌법 및 민주적인 내부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당원의 총의를 반영할 수 있는 대의기관 및 집행기관을 가져야 한다는 정당법에도 위반되므로 무효로 봄이 타당하다.]

국민의힘, 지금이 진짜 비상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가처분이 인용되면, 잠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는데요. 이 전 대표의 말로, 오늘의 정치 인사이드 마무리하겠습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어차피 저는 6개월 동안에 또 직무정지 기간이라고 할 테니까. 그러면 저는 제 원래 하던 일, 당원들 만나고 이렇게 책 쓰고 하는 일을 계속할 것이고, 당에서는 대신 만약 인용이 나오면 책임 소재를 가려야겠죠. 누가 이런 무리한 일을 벌였느냐에 대해가지고. 저는 그 일에는 끼지 않으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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