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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들이 도망가고 있을게"…1시간 넘는 '자매대결' 끝에 '킹콩'조 8강 진출

입력 2022-08-25 20:38

세계선수권 4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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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선수권 4일차

"언니들이 도망가고 있을게, 쫓아오지 말아줘 (웃음)"

일본 도쿄 한복판에서 열린 여자 배드민턴 '코리안 더비'에서 언니들이 힘겹게 승리했습니다.

오늘(25일) 2022 배드민턴 세계선수권대회 16강전에 나선 공희용(왼쪽)-김소영 (사진=BADMINTONPHOTO)오늘(25일) 2022 배드민턴 세계선수권대회 16강전에 나선 공희용(왼쪽)-김소영 (사진=BADMINTONPHOTO)
오늘(25일) 오후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경기장에서 열린 2022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선수권대회 여자복식 16강전에서 김소영-공희용이 정나은-김혜정 조를 세트스코어 2-0(21-19, 21-19)으로 잡고 8강에 올랐습니다.

이른바 '킹콩' 조로 불리는 도쿄올림픽 동메달리스트 김소영-공희용 조와 올 시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정나은-김혜정(세계랭킹 10위) 조는 1시간 넘게 치열한 맞대결을 펼쳤습니다.

"화이팅!"과 "오 필승 코리아" 노랫소리가 울려 퍼지던 우리 선수들 경기가 오늘만큼은 조용했습니다. 그 누구도 맘 편히 응원할 수가 없는 '코리안 더비'였기 때문입니다.

오늘(25일) 2022 배드민턴 세계선수권대회 16강전에 나선 김혜정(왼쪽)-정나은 (사진=BADMINTONPHOTO)오늘(25일) 2022 배드민턴 세계선수권대회 16강전에 나선 김혜정(왼쪽)-정나은 (사진=BADMINTONPHOTO)
1세트엔 김소영-공희용이 역전승했습니다. 줄곧 리드를 놓치지 않았던 정나은-김혜정은 13-18까지 점수를 벌렸지만, 뒷심을 발휘한 김소영-공희용이 순식간에 7득점 하며 경기를 뒤집었습니다. 세트 승리까지 1점을 앞둔 상황, 정나은-김혜정 조가 1점을 따라붙으며 재역전을 시도했지만, 서브가 네트에 걸리며 김소영-공희용에게 1세트를 내줬습니다.

2세트에선 정반대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김소영-공희용이 19-14로 멀찌감치 앞서갔지만, 집중력을 발휘한 정나은-김혜정이 5연속 득점으로 19-19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끝을 알 수 없는 승부는 결국 김소영-공희용이 2연속 득점을 올리면서 끝이 났습니다. 경기 후 두 사람 다 코트에 쓰러질 정도로 힘든 경기였습니다.

오늘(25일)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소영(왼쪽)-공희용 (사진=2022 세계개인배드민턴선수권대회 취재 기자단 제공)오늘(25일)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소영(왼쪽)-공희용 (사진=2022 세계개인배드민턴선수권대회 취재 기자단 제공)
경기가 끝나고 공희용은 "(1세트 초반 뒤졌지만) 급해지지 않고 그냥 우리 플레이를 했던 게 승리의 요인이 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극한의 체력전이었지만 "내가 하나 더 뛰면 언니(김소영)도 하나 더 뛴다는 마음으로 뛰었다"며 웃었습니다.

김소영은 후배들을 향해 "예전의 저희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라며 "한국 복식조가 성장해간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두 세트 모두 2점 차로 아쉽게 패한 정나은-김혜정은 "이길 수 있는 기회를 못 잡아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11월부터 호흡을 맞춰 아직 1년이 되지 않은 두 사람은 지난 4월 코리아오픈에서 우승했습니다. 김혜정은 "다음 목표는 탑8 안에 들어 월드투어를 뛰는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습니다.

김소영-공희용은 내일(26일) 세계랭킹 5위 일본 조와 맞붙습니다. 여자복식 이소희-신승찬(세계랭킹 3위) 조는 세계랭킹 34위 말레이시아 조를 2-0으로 이기고 먼저 8강에 안착했습니다.

앞서 오늘 오전 여자단식 안세영(세계랭킹 3위)은 미국의 베이웬 장(세계랭킹 16위)을 2-0(21-12, 21-10)으로 가볍게 이기고 8강에 올랐습니다. 안세영은 "(대회에 오신) 부모님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더 많이 긴장했는데, 경기를 잘 풀어낸 것 같다"며 웃었습니다.

오늘(25일)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안세영 (사진=2022 세계개인배드민턴선수권대회 취재 기자단 제공)오늘(25일)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안세영 (사진=2022 세계개인배드민턴선수권대회 취재 기자단 제공)
안세영에게 그동안 부모님은 징크스 아닌 징크스였습니다.

국제대회에서 부모님이 경기장을 찾으면 항상 졌습니다. 하지만 오늘 경기로 징크스를 깼습니다. 안세영은 "1승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이번 대회에) 오시라고 했다"며 "예전엔 마음을 졸이고 보셨다면, 이번엔 편안한 마음으로 즐기다 가셨으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안세영은 내일 중국의 한웨(세계랭킹 20위)와 4강 진출을 놓고 대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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