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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군대, 좋은 기억만"…'육사오' 고경표의 성장

입력 2022-08-25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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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군대, 좋은 기억만"…'육사오' 고경표의 성장
배우 고경표에게서 한 층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24일 개봉한 영화 '육사오(박규태 감독)'는 고경표의 군 전역 후 스크린 주연 복귀작이다. 앞서 '헤어질 결심(박찬욱 감독)'에서 극 중 해준(박해일)의 후배로 짧지만 강렬한 활약을 마친 고경표는 '육사오'로 본격 스크린 복귀에 나섰다.

'SNL 코리아' 크루 출신답게 시트콤도 훌륭하게 해냈던 고경표가 이번엔 코미디 영화에 도전한 것. 1등 당첨 로또가 바람으로 인해 북한으로 날아가 이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천우로 열연을 펼쳤다.

실제 군생활을 마친 그는 또 다시 군대 소재 영화로 관객들과 만난다. 이례적인 경우다. 고경표는 "그만큼 내게 있어서 군생활은 좋은 기억만 있다. 행복해서 생각이 많이 난다. 개인적 성장도 많이 이뤘다. 그래서 군대 영화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다"고 미소 지었다.

[인터뷰] "군대, 좋은 기억만"…'육사오' 고경표의 성장
-'육사오' 완성본은 어떻게 봤나.
"영화를 짧은 기간 동안 촬영 했다. 완성본은 시사회 때 처음 봤다. 코미디 영화라는 게 반응이 즉각적으로 오기 때문에 불안하기도 했다. 예상한 반응이 나오지 않으면 실망감을 안고 해야하는데 시사회 반응이 좋았다. 극장에서 박수도 많이 쳐주시고 웃음 이상의 리액션들을 느끼게 돼서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었다. 인터뷰도 4~5년 만이다. 여러모로 감회가 새롭고 성취감이 크다."

-전역한 뒤 다시금 군대 영화로 돌아온 이유는.
"군대 이야기가 내게 어렵지 않았다. 난 또래 친구들보다 늦게 가서 상대적으로 과거보단 좀 더 나아진 생활이 가능했다. 군대에 대해 좋은 기억만 있다. '육사오'는 영화의 소재가 재밌었다. 관객 입장으로 봤을 때 극의 흐름이 예측이 되지 않아 더 좋았다."

-천우 캐릭터를 위해 중점을 둔 부분은.
"정말 이 친구한텐 로또라는 게 절박해야 했다. 57억이 날아갔을 때 채울 수 있는 에너지는 집요함, 그것 자체가 순수함이라고 봤다. 좀 더 순한 인상을 위해 포동포동해졌으면 좋겠다 싶어서 촬영을 하다 살을 찌우기 시작했다. 야식을 많이 먹었다. 치킨, 피자 등 살 찌는 건 다 먹었다. 90kg 가까이 쪘다. 원래는 앞자리가 7이었는데 많이 찌웠다."

-'다이어트 자극짤', '행복짤' 등으로 유명하다. 어떻게 관리하는지.
"관리가 쉽지 않다. 그 짤로 유명해지면서 '고경표는 살을 잘 뺀다'고 생각하시지만 나 역시 모두가 아는 노력과 고통을 감수하는 거다. 너무 힘들다. 식단과 운동을 병행 한다. 이것 저것 많이 한다. 격투기도 하고 수영도 하고 한강도 많이 걷고 뛴다. 한 번 하면 10km 이상이다. 살 뺄 땐 야식과 술을 안 먹는다. 고통스럽다."
[인터뷰] "군대, 좋은 기억만"…'육사오' 고경표의 성장

-지금 상태는 어떤지.
"확실히 살 빼면 건강한게 느껴진다. 다이어트가 적응이 돼서 이걸 유지해보고 싶다. 살 찌우지 않아도 되는 역할 하고 싶다. 최근에 술을 끊게 됐는데 더 건강해지더라."

-그래도 '육사오'를 하면서는 다른 작품보단 마음은 편했겠다.
"너무 좋았다. 내 유명한 짤처럼 행복했다. 하하. 다른건 욕심 많이 안내는데 먹는건 안아끼려고 한다. 친구들이랑 맛있는거 먹으면 금액 신경 안쓰고 왕창 먹는다. 냉면 먹으러 대전도 가고 그런다."

-실제 군생활은 어땠나.
"재밌었다. 함께해 주시는 분들이 너무 좋은 분들이었다. 간부님들도 배려해주시고, 당시에 군대 들어갈 때 어머니의 투병을 알고 들어갔다. 우울감도 컸는데 지나고 보니까 진짜 나를 많이 배려해주셨다. 함께 병역 생활 했던 친구들도 나를 많이 따라줬다. 오히려 친구들에게 고마웠다. 조교로 복무했는데 분대장 조교라 인원이 적어서 더 돈독했다. 전역 후에도 연락하고 지낸다."
[인터뷰] "군대, 좋은 기억만"…'육사오' 고경표의 성장

-빈지노, 태양, 주원 등 '군뱅' 멤버들과도 돈독하다.
"내가 막내인데 형들이랑 같이 좋은 계기로 행사를 한 적이 있다. 군부대 안이라는게 먹고 자고 씻고 모든 생활들을 눈뜨고 잠들고 다시 눈떴을 때도 함께한다. 그 공연도, 팀 생활 하다보니 돈독해졌다. 다들 나보다 늦게 온 형들이라 공감대도 많았고 몰랐던 부분, 가수와 배우 이런 소통도 신기해했다. 종종 만나는데 건강한 모임이다. 술 마시고 이런 것도 아니고 어느 순간 현실에 타협하는 순간들이 오는데 그들은 끊임없이 이성적이고 꿈을 꾸고 있고 창작과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너무 좋은 형들이다. 나도 현실에 타협할 때가 있는데 형들이랑 만나다 보면 그런 생각들을 하게 된다. '예술인으로서 또 해내야지' 이런 메시지를 담기도 하고 스스로 느꼈던 점을 새로운 창작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연출, 연기 등 잃어버린 꿈을 상기시켜주는 형들이다. 생각 자체들이 너무 건강하고 멋있다."

-'헤어질 결심', '육사오', '서울대작전' 등으로 '열일'하고 있다.
"어느 순간 주연 타이틀을 달았지만 '계속 주연만 해야하나' 싶었다. 여러가지 캐릭터를 하고 싶고 연기가 하고 싶지 주연이 하고 싶은 건 아니었다. 그러니 주연 뿐 아니라 조연, 특별출연 다 소중하다. 같이 그 작품 하는 동안 시간을 공유하니까 그게 잘 쌓였으면 좋겠다. 조연할 때도 너무 좋고 특별출연도 너무 좋다. 안가리니까 더 좋다.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의 취지와 더 부합하는 거 같아서 굉장히 만족스럽다."

-코미디에 대한 애정도 밝혔다.
"'SNL' 등의 기억이 '육사오' 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웃기려고 해서 웃기는게 아니고 상황 자체의 진정성을 가지고 몰입이 돼야 코미디는 정서가 쌓여야 웃기는 포인트가 쌓인다고 생각한다. 사실 어릴 땐 코미디 하는 거 싫었다. 어느 순간 그걸 해냈을 때 웃음이라는 반응들이 즉각적으로 와서 좋더라. '코미디'는 참 매력적인 장르다. 시트콤 '감자별'도 도움이 많이 됐다. (서예지 씨와 함께 한) '남매짤'은 아직도 회자되더라."
[인터뷰] "군대, 좋은 기억만"…'육사오' 고경표의 성장

-'육사오'로 억울한 연기 1인자에 등극하고 싶다고.
"내 장점으로 칭찬 받는 건 너무 좋다. 부정적인 마음으로 비춰지는게 아니고 억울해 보여서 너무 좋다. 기쁘다. 앞으로도 나올 작품들이 남아있고 쭉 나오겠지만, 그 이미지에 고착화 되는 배우가 아닐거다라는 믿음을 가지고 연기한다."

-여름대작 뒤 끝자락에 개봉하게 됐는데 아쉽진 않은지.
"오히려 좋다고 생각한다. 희소성의 가치가 있지 않을까. 대작인 영화들 틈바구니 사이에서 우리 영화만의 특색이 분명히 있고, 그런 영화에 대한 갈증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코미디 영화가 많이 안나오는 추세이기도 하고, 사람들은 웃고 싶어 한다. 우리에겐 기회라고 생각한다."

-배우들끼리 케미가 돋보였다.
"우리 영화가 재밌을 수 있었던 건 배우들의 앙상블이 좋았다. 열린 마음으로 소통이 됐다. 우리끼리 마음이 잘 맞아서 리허설도 많이 하고 더 돈독해졌다."

[인터뷰] "군대, 좋은 기억만"…'육사오' 고경표의 성장
-'헤어질 결심' 현장도 기억에 많이 남을 듯 하다.
"박찬욱 감독님은 디테일 장인이다. 옷 질감까지도 하나 하나 다 직접 고르신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하나 싶을 정도다. 그렇다고 해서 지치는 게 아니라 너무 즐거웠다. 우린 팀이고 최고의 한장면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쏟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tvN '응답하라 1988'을 기억하는 대중도 많다.
"단체 채팅방이 살아있다. 다들 바쁘다 보니까 큰 경조사 아니면 모이기가 힘들다. 소소하게 볼 사람은 보고 그런 식으로 한다. 연락은 계속 한다. 축하할 일 있으면 축하해주면서 잘 지내고 있다. 진짜 다들 다 바쁘다."

-군대에 다녀오고 더 여유로워진 거 같다. 마음의 변화가 있었을까.
"군대에서도 많은 성장을 이뤘다. 이 뿐 아니라 확실히 큰 일을 한 번 겪고 나니까 달라지나보다. 어머니 돌아가시고 부터는 삶을 대하는 태도를 많이 내려놨다. 어머니는 내게 세상이었고, 그 세상이 없어진 거다. 그 때 나도 다 죽었다고 생각하고 살아가신 아버지, 누나도 다 죽었다 생각하고 다시 태어난 느낌이다. 그 후론 힘든 게 없다. 이미 가장 큰 일을 겪었다. 인생이 짧고 덧없는데 이걸로 힘들어해서 뭐하지 싶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건강해졌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싸이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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