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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탄원서 유출" vs 김기현 "공적 공개"…'서울역 회군' 공방

입력 2022-08-25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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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의 자필 탄원서에 대한 논란 오늘(25일)도 뜨겁습니다. 탄원서를 누가 유출했는지, 또 경찰 수사 무마를 대가로 사퇴 제안을 받았다는 제안의 진실은 뭔지에 대해서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거죠. 이준석 전 대표가 '좌파 논리를 정쟁에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왔는데요. 지금 진행되고있는 연찬회 소식까지 류정화 상황실장이 함께 정리했습니다.

[기자]

국민의힘이 오늘부터 1박 2일간 충남 천안에서 의원 연찬회를 합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첫 연찬회죠. 소속 의원 전원에 장·차관, 대통령실까지 총출동했는데 당·정 대 공조를 강화하겠단 걸 분명히 한 겁니다. 국민의힘 로고가 박힌 단체티를 입었는데요. 당면과제는 저조한 지지율 회복이죠. 비대위 전환 과정에서 불거진 이준석 전 대표와의 갈등, 차기 전당대회 시기 조율 관련 논의가 진전될지 주목됩니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윤석열 정부를 잘 뒷받침하자고 했는데, 주호영 비대위원장 보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먼저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 더불어민주당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새 정부 흠집내기와 민생 발목잡기에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야당이 되자마자 특별감찰관 임명을 정치공세의 소재로 삼는 내로남불의 전형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통령 내외에 대한 막말은 물론이고 국정조사 요구서 제출…다수당의 절대 권력을 휘두르고 있습니다.]

차기 전당대회 주자들, 전당대회 시기를 놓고, 동상이몽을 보이고 있죠. 연내 전당대회를 마치잔 입장은 같지만, 김기현 의원은 10월 국정감사 직후, 안철수 의원은 12월 예산국회 마무리 후를 언급했습니다.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내년 1~2월을 주장하다 의견수렴이 더 필요하다고 한 걸음 물러섰는데, 여기엔 이른바 '윤심'이 작용했단 분석인데요. 차기 당권주자들 역시, '윤심'을 염두에 둔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김 의원은 "인수위가 윤석열 정부의 지향점을 전달하지 못한 것 아니냐"고 안철수 전 인수위원장을 겨냥하자 안 의원은 "인수위 부정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부정"이라고 맞선 겁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앞으로 우리 윤석열 정부가 무엇을 하겠다, 국민들에게 좌표를 알려드려야 되는데 그런 것들을 인수위원회에서 사실은 '우리가 어느 지향점으로 나아가겠다' 뭔가 메시지가 전달됐어야 되는데 그런 것들에 대한 기억이 잘 나지 않아서 그런 점들이 제가 아쉽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헤럴드경제 / 음성대역) : 김기현 의원이 인수위가 무슨 역할을 하는지 잘 모르는 오해에서 비롯된 말 같습니다. 인수위 역할에 대한 부정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부정입니다.]

당권 경쟁이 점차 달아오르고 있죠.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건 김기현 의원입니다. '정치맛집 김기현 TV'란 유튜브 채널에 1일 1문답을 비롯한 60초 짜리 '쇼츠' 콘텐츠를 부지런히 올리고 있습니다.

정치 이슈에 대해선 더 선명하고 수위높은 메시지를 내고 있는데요. 이른바 '윤핵관' 해체설에 대한 질문에 찬성하지 않는다, '윤핵관이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유튜브 '중앙일보' / 어제) : 용어 자체가 웃긴다고 생각하고요, 아니 그러면 '문핵관'은 없었습니까? 문재인 (전) 대통령 핵관은 임종석, 거기 또 조국 다 '문핵관' 아닙니까? 그러면 이재명은 '이핵관' 없습니까? 대통령과 대통령의 뜻을 특히 더 존중하는 그룹들이 있어야 됩니다. 그게 있는 게 왜 나쁩니까? 저는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없으면 이상합니다. 그리고 그걸 나쁘다고 하면서 자꾸 '윤핵관'은 해체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저는 찬성하지 않고요.]

이런 모습에 차가운 시선을 보내는 여권 인사가 있죠. 다름 아닌 이준석 전 대표입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어제, 페이스북 / 음성대역) : 핸드폰 열고 오매불망 체리 따봉이나 많이들 기다리시기 바랍니다.]

이 전 대표, 법원에 제출한 본인의 자필 탄원서를 누가 언론에 유출했느냐, 문제를 제기하고 있죠. 본인이 하지 않았으니 소송에 대응하는 당 관계자가 유출했을 거다 '일련의 과정이 조율됐던 것 같다'고 했는데요. 특히 김 의원을 겨냥해 화살을 날리고 있습니다. 김 의원이 이 전 대표를 향해 '안전핀 뽑힌 수류탄'이라고 했던 발언을 겨냥해 "후안무치하다"고 했었죠. 김 의원은 탄원서는 '유출'한 게 아니라 '공개'한 거라, 문제가 없다고 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유출'이라는 용어도 틀렸고요. 아니 이게 뭐 바깥으로 공개하는 게 불법도 아니고 법률상 금지되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공적인 절차를 통해 제출한 문서인데 유출이 아니고 그냥 공개죠. 뭐가 중요합니까, 그게?]

이 전 대표와 별개로 당원들의 가처분 신청을 주도한 신인규 전 상근부대변인은 탄원서 외부공개는 법적으로 문제라고 맞섰는데요. 탄원서를 송달받은 주호영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을 향해유출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했습니다.

[신인규/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만약에 변호사 쪽에서 유출했다고 그러면 그 변호사의 직무윤리 내지는 범죄혐의까지 (따져봐야 하고) 비대위원장으로 되어 있는 주호영 의원이 피고, 채무자로 되어 있거든요. 그러면 이분들은 공무원의 신분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공무상 비밀누설죄라는 게 또 있습니다.]

이 전 대표는 김 의원의 발언 기사를 공유하며, "채무자 측, 즉 당내 인사가 유출한 것이 맞군요"라고 썼습니다. 불과 5개월 여 전 당 대표와 원내대표로 대선을 치렀던 두 사람 완전히 다른 길을 가는 모습입니다. 이 전 대표는 탄우너서에 "복지부동을 신조로 삼아온 김기현 주호영 전 원내대표"라고도 썼는데, 김 의원은 이렇게 봤다고 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재미있게 봤습니다.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기에 달린 거니까 그런 분도 있구나, 하고 웃었습니다.]

이 전 대표의 탄원서에서 가장 논란이 된 부분, 바로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면 경찰수사 절차를 정리하겠다"는 이른바 '윤핵관'의 제안을 폭로한 부분이죠. JTBC 뉴스룸은 경찰 고위 관계자가 '윤핵관'의원을 만난 6월 말과 7월 말 전후에 이 전 대표 사건 수사팀에 "수사속도를 내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보도했습니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JTBC에 "당시 A씨가 수사팀에 '야간 조사라도 하라'며 수사에 속도를 내란 주문을 여러 번 했고 '포괄일죄 적용을 적극 검토하라'는 등 구체적인 수사 방식까지 적시해 검토를 지시한 걸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포괄일죄' 는 여러 사건을 묶어서 한 개의 사건으로 처리하는 방식인데요. 당시 아이카이스트 김성진 대표의 대리인인 김소연 변호사도, '포괄일죄'로 보면 이 전 대표의 공소시효는 문제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습니다.

[김소연/'성상납' 제공 의혹 김성진 측 변호사 (6월 30일) : 2015년, 2016년까지 이어지는 계속적인 어떤 접대와 또 후원이나 물품 제공 이런 것들을 포괄 일죄로 보고 있는 거거든요. 다 합치면 한 이십몇 번이에요. 그래서 이걸 다 포괄일죄로 볼 경우에는 공소시효 문제는 전혀 문제 될 게 없습니다.]

이 전 대표와 가까운 신 전 부대변인은 경찰수사 결과를 신뢰할 수 있겠냐고 주장했습니다.

[신인규/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이렇게 되면 누가 수사 결과를 신뢰하겠습니까? 저는 그게 또 안타까운 거예요. 수사기관 자체가 이렇게 또 윤핵관과의 만남까지 이야기가 나와버리면 저는 이거 상당히 문제가 크다고 보고…]

민주당에서도 사실이라면 국기문란에 해당되는 일이라고 거들었는데요.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내부고발이 사실이라면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 집권 여당 당대표 숙청의 수단으로 경찰력을 이용한 것입니다. 당권투쟁을 위해 수사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 것으로 명백한 권한 남용이자 국기문란에 해당되는 공권력 사유화입니다.]

하지만 이 전 대표에게 '사퇴'를 제안한 걸로 알려진 '윤핵관' 의원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죠. 이 전 대표는 제안자의 실명이나 구체적인 제안 상황은 밝히지 않은 상탭니다. 하태경 의원은, 경찰수사 무마는 불가능하다고 본다면서도 , 사실이라면 그 '사기꾼'은 잡아내서 처벌해야 하지 않겠냐고 했습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그 사람이 저도 누군지도 모르겠지만 그 사람이 있다면 그분은 굉장히 뻥이 센 사람이에요. 이준석 대표 수사나 이재명 대표 후보 수사나 이건 전 국민의 관심사잖아요. 이런 수사를 없던 걸로 할 수가 있습니까.]

이 전 대표의 탄원서에 담긴 또다른 내용도 논쟁을 불러왔습니다. 80년 '서울의봄' 당시 '서울역 회군'을 언급한 내용입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 어제) : 서울의 봄이 왔을 때 그 당시에 우리가 유명한 서울역 회군이라는 것이 있었고, 심재철 의원이 나중에 소회를 밝혔지만은 그때 그런 것을 감당하기에 우리들은 너무 어렸었다. 그런 것 때문에 그때 학생들은 유혈 충돌을 막기 위해 가지고 회군했고, 그때 신군부는 그것을 오판했던 것이 '야, 힘으로 찍어누르니 되는구나' 해가지고 그 며칠 뒤에 더 엄청난 일을 벌인 겁니다.]

당시 '서울역 회군'의 당사자였던 심재철 전 의원은 이 전 대표가 말한 '소회'는 본인이 아니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밝힌 내용이라고 했습니다. '서울역회군'이 5.18 광주의 발단이 됐다는 이 전 대표의 주장은 "'좌파 진영의 논리를 그대로 답습해 정쟁에 이용하고 있어 '유감'이라고 했습니다.

[심재철/전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 음성대역) : 이 전 대표의 주장은 2019년 문재인 전 대통령의 5.18 기념사와 저서의 논리를 답습하는 것이고 유시민처럼 대중 선동을 위해 역사를 왜곡하는 논리를 그대로 인용한 것이며, 2012년 광우병 시위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좌파 진영이 단골로 이용한 역사왜곡 논리일 뿐이다.]

심 전 의원은 당시 재판 기록 등을 자세히 공개하며, 서울역 회군의 정당성을 강조했는데요.

이 전 대표의 탄원서를 다시 살펴보면요. "서울역에서 회군했던 사람들이 광주의 비극을 보고 짐을 나누지 못한 것을 평생 자책하는 걸 보면서, 후회를 남기지 않으려고 한다"고 돼 있습니다. 즉, 가처분신청을 해야 후회가 없을 것 같다는 본인의 생각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셈인데요. 역사엔 가정이 없지만, 80년 광주가 상처였던 사람들에겐, 서울역 회군 역시 후회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았죠. 이 전 대표는 본인의 주장을 '좌파'로 매도한 데 대해선 바로 반박했습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 음성대역) : 이제 이준석을 좌파와 연동시키는 방법까지 동원되네요. 이준석이 좌파면 도대체 보수는 앞으로 집권 가능성이 있는 겁니까. 세상이 좌파로 물들었다는 이야기인데.]

물론 민주당에서는 이 전 대표의 은유를 환영했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검찰공화국'을 '신군부'에 빗댄 건, 명확한 역사인식이라고 치켜세웠는데요. 광주 출신의 이용빈 의원입니다.

[이용빈/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광주항쟁을 무력으로 또 광주 학살까지 이르게 되는 그 과정을 이제 '아, 검찰공화국이 이렇게 폭력적으로 반대하는 사람들을 처리하는 것들이 가능하구나'라고 느낀 것을 당시의 신군부에 비유한 거 아닌가 싶어서, 이분이 참 역사적 인식이 굉장히 명확한 분이구나.]

이준석 전 대표와 국민의힘, 또 윤석열 대통령과의 갈등, 결말은 어떻게 될까요. 오늘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에서는 논란의 발언도 나왔는데요. 들어가서 자세히 얘기해보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이준석 "탄원서 유출"vs김기현 "공적 공개"…'서울역 회군' 공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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