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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면]그라운드 난입이 따뜻할 수가? 골키퍼 위로한 소년의 포옹

입력 2022-08-24 06:55 수정 2022-08-24 07:15

골키퍼에게 속삭인 한마디 "울지 말아요. 다음에 이기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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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키퍼에게 속삭인 한마디 "울지 말아요. 다음에 이기면 됩니다"

가끔은 선수 대신 팬이 주인공이 될 때가 있습니다. 때론 경기가 끝나고 생각지 못한 한 장면에 꽂힐 때가 있습니다.

 
후반 추가시간 실점으로 비길 줄 알았던 경기가 패배로 끝이 나자 데펜사 골키퍼는 그대로 주저앉아 버렸습니다. (사진=SC espn 트위터) 후반 추가시간 실점으로 비길 줄 알았던 경기가 패배로 끝이 나자 데펜사 골키퍼는 그대로 주저앉아 버렸습니다. (사진=SC espn 트위터)
그라운드 위에 무릎 꿇은 한 선수가 보입니다. 아르헨티나 프로축구 데펜사의 골키퍼 운사인입니다. 보카 주니어스에 맞서 잘 버텼지만 후반 48분 결국 뒤를 내줬습니다. 그 골이 승부를 결정했습니다. 보카 주니어스의 1대0 승리.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골키퍼는 그대로 주저앉았습니다. 실점한 순간이 그렇게 아팠나 봅니다.

 
한 소년 팬이 그라운드를 가로질러 달려갑니다. 그리고 무릎을 꿇고 슬퍼하는 골키퍼에게 다가섭니다. (사진=SC espn 트위터)한 소년 팬이 그라운드를 가로질러 달려갑니다. 그리고 무릎을 꿇고 슬퍼하는 골키퍼에게 다가섭니다. (사진=SC espn 트위터)
그때, 한 소년이 그라운드를 가로질러 달려갑니다. 꿇어앉은 채 슬퍼하는 골키퍼를 꼭 안아줍니다. 눈시울이 젖었던 골키퍼를 다독여주는 어린이 팬, 뜻밖의 장면입니다. 축구 팬이 그라운드에 난입하면 보통 선수를 붙잡고 사인을 요구하거나 같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애원하곤 하는데 이 소년은 달랐습니다. 누구도 그라운드에 함부로 들어올 수 없는데 이 장면에선 아무도 소년을 가로막지 않았습니다. 어린이의 따뜻한 위로는 골키퍼를 일으켜 세웠습니다.
 
축구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따뜻한 포옹 아닐까요. 소년은 울고 있는 골키퍼를 꼭 안아줬습니다. (사진=SC espn 트위터) 축구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따뜻한 포옹 아닐까요. 소년은 울고 있는 골키퍼를 꼭 안아줬습니다. (사진=SC espn 트위터)

이 소년의 이름은 티지아노 카리조. 열두 살 소년은 경기가 끝날 무렵 아버지에게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는 거짓말을 하고 그라운드로 뛰쳐 들어갔습니다. 골키퍼 운사인의 팬이었습니다. 경기 종료 직전 실점을 내준 골키퍼의 아픔을 알았을까. 만나자마자 위로부터 했습니다. 어린이가 어른의 마음을 살펴주는, 기이한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소년의 위로를 받은 골키퍼는 다시 일어섰습니다. 소년은 ″울지 마세요. 다음에 이기면 됩니다″ 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사진=SC espn 트위터)소년의 위로를 받은 골키퍼는 다시 일어섰습니다. 소년은 ″울지 마세요. 다음에 이기면 됩니다″ 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사진=SC espn 트위터)
아르헨티나 언론은 경기가 끝난 뒤 벌어진 이 장면의 뒷이야기에 꽂혔습니다. 소년의 아버지는 라디오 '라 레드'와 인터뷰에서 아이가 절망한 골키퍼에게 전한 메시지를 소개했습니다. 소년이 골키퍼를 일으켜 세운 말이 가볍지 않습니다.
“울지 마세요. 마지막에 골을 내준 것은 중요하지 않아요. 22번(운사인 등번호)은 언제나 모든 사람을 구해주기 때문이죠. 우리는 다음 경기에서 이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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