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이들은 너무나도 위태롭습니다. 특히 성폭력에 쉽게 노출돼 있습니다. 저희는 성폭력을 당하다 어렵게 탈출한 아이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한 업주는 자신이 오히려 보듬어준 거라며 뻔뻔함까지 보였습니다.
계속해서 이상엽 기자입니다.
[기자]
편의점 주인이 아이를 보살피고 있습니다.
새벽 2시쯤 아이가 도와달라며 뛰어들어온 겁니다.
[편의점 주인 : 불안해서 내가 지키고 있었다니까요. 일단 경찰이 온다고 하니까. 무섭다고 하더라고요.]
친구 소개로 대전의 한 노래방에서 일을 하다 지난 17일 탈출한 15살 A양입니다.
보름간 일했던 A양은 그 사이 성폭력까지 당했습니다.
A양과 부모는 더 이상 같은 피해가 일어나는 걸 막기 위해 보도에 동의했습니다.
[A양/피해 아동 : {내가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힘들까 봐, OO이.} 괜찮아요. 손님 중에 갑자기 직원한테 들어오지 말라고 하고 문을 잠그고 제 목을 이렇게 잡더니…]
사업소 업주 2명도 가해자였습니다.
그만두려 하면, 협박이 이어졌습니다.
[A양/피해 아동 : {못 나왔던 이유가 있어요?} '일을 안 할 거면 대전 바닥에서 눈에 띄지 마라. 가만 안 둔다' 이런 식으로…친구도 같이 있어달라고, 혼자 무섭다고.]
취재진은 노래방 밀집 지역에서 기다린 끝에 업주 중 1명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김모 씨 : 제가 보듬어준 거죠. {A양이 OO씨한테 먼저 호감을 표했다?} 네. {OO씨는 A양과 어떠한 성관계도 하지 않았다?} 네. 그런 건 절대 없었고요.]
계속 묻자 결국 말을 바꿨습니다.
[김모 씨 : {지금부터 잘 판단하고 말하세요. 한 번도 성관계를 가진 적이 없어요?} 있죠.]
하지만 그러고도 아이 탓을 합니다.
[김모 씨 : 다그치기라도 하면서 돌려보냈어야…아이가 아직 미성숙한 거고. {본인이 아이의 미성숙함을 이용한 거잖아요. 그렇게 생각 안 해요?} 맞죠.]
어른들은 지금도 돈을 미끼로 아이들을 착취하고 있습니다.
[A양 어머니 : 모든 아이들이 흔들릴 수는 있어요. 그걸 이용하면 안 되잖아요.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해서 아이들을 착취하면 안 되는 건데 그 세계에선 당연한…]
경찰은 김씨를 미성년자의제강간 등 혐의로 입건할 방침입니다.
또 이 지역에서 미성년자를 도우미로 일하게 하는 업주들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미성숙해서 벌어진 아이들의 잘못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결코 아닙니다.
돈으로 꾀어낸 어른들의 잘못에 내몰린 아이들을 이대로 두고볼 순 없습니다.
(대전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작가 : 유승민 / VJ : 김대현 / 인턴기자 : 김민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