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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 인터뷰] 이유미 "트로피가 주는 무게감, 보답·부담 공존"

입력 2022-08-2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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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신인 연기상 수상자 배우 이유미가 JTBC 사옥에서 수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 박세완 기자 park.sewan@jtbc.co.kr 〈사진=JTBC엔터뉴스〉제58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신인 연기상 수상자 배우 이유미가 JTBC 사옥에서 수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 박세완 기자 park.sewan@jtbc.co.kr 〈사진=JTBC엔터뉴스〉
배우 이유미가 데뷔한 이래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유미는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 '인질',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까지 지난 한 해 동안 매 작품마다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로 10대 임산부부터 인질까지, 결코 쉽지 않은 역할을 자신만의 색채로 물들였다. 그 결과 제58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 부문과 방송 부문에 동시 노미네이트 되며 '괴물 신인'임을 입증했다.

나아가 '어른들은 몰라요'로 영화 부문 여자 신인 연기상을 거머쥐며 그 동안의 기다림을 보상 받았다. 아역 배우 출신인 이유미는 탄탄한 연기력을 앞세워 승승장구 중이다. 오는 9월 첫 방송을 앞둔 tvN 새 드라마 '멘탈코치 제갈길' 뿐 아니라 백미경 작가의 신작 '힘쎈여자 강남순' 타이틀롤에 캐스팅 되며 앞날을 더욱 기대케 한다.

이름이 새겨진 백상 트로피를 건네 받은 이유미는 "트로피가 참 무겁다"며 "트로피의 무게만큼 내가 지닐 책임감도 더 커진다"고 상의 의미를 되새겼다.

-트로피를 받으니 시상식 날이 떠오르나요.
"그날 솔직히 무슨 이야기 했는지 기억이 안날 정도로 몽롱했던 거 같아요. 주변에서 축하 영상 보내주고 했는데 안 봤어요. 너무 창피하고 기억에 울먹였던 게 생각났기 때문이죠. 내 기억 속에서 잠깐 접어둬야겠다 싶어서 아직 보지 못했어요."

-수상소감 영상을 다시 보니 어떤가요.
"처음 봐요. 저기까지 걸어간 기억이 안 나요. 마스크를 누구한테 줬는지도 몰랐어요. 그만큼 긴장을 많이 했어요. (어떤 감정이었나요.) 벅찼던 거 같아요. '못 받으면 어떡하지', '어떻게 가족들을 위로해 줘야할까' 걱정이 있었는데, 막상 받으니까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도 있으면서 감사했어요."
제58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신인 연기상 수상자 배우 이유미가 JTBC 사옥에서 수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 박세완 기자 park.sewan@jtbc.co.kr 〈사진=JTBC엔터뉴스〉제58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신인 연기상 수상자 배우 이유미가 JTBC 사옥에서 수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 박세완 기자 park.sewan@jtbc.co.kr 〈사진=JTBC엔터뉴스〉

-못다한 수상소감이 있다면요.
"항상 소감이라고 이야기 하면 고마운 것들이 가장 많이 생각이 나요. 그런데 뭔가 어떤 분에게 감사하고, 이렇게 한명 한명 말하는 게 무섭기도 해요. 혹시라도 누구 한 명 빠트릴까봐 그런가봐요. 그래서 공평하게 이야기 하지 말아야지 되어버렸어요 하하. 그 안에 다 있다고 생각했죠. 따로 연락을 드리다 보니까 미련이 없는 거 같아요. 내가 하고 싶은 말 다 했다는 생각을 하면서 내려 왔어요."

-상을 받고 계단을 내려오면서부터 눈물이 터졌어요.
"십년 감수했죠. 수상소감 할 때 울었으면 평생 창피할 뻔 했네요. 원래 잘 안우는 스타일이긴 한데 그날은 벅찼나 봐요. 그래서 계속 참고 다 이야기 하다가 계단을 내려오는데 회사 식구들이 서있는데 그걸 보고 울음이 터졌어요."

-트로피의 무게감을 느끼나요.
"생각외로 너무 무겁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도 모르게 '무겁네요?' 이랬어요. (상의 의미는 어떤가요.) 일단 제게 주신 모든 보답 같은 느낌이면서, 또한 앞으로의 가져야 하는 부담이 공존하는 무게였어요. 좋으면서 부담되고 그래서 더 열심히 하겠다 말하고 내려온 거 같은데 소감대로 열심히 하는 중입니다."

-영화 부문 뿐 아니라 방송 부문에도 노미네이트 됐죠.
"너무 신기했어요. 방송 부문에 올라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못했거든요. 거기에도 제 이름이 있으니까 '세상에 무슨 일이지, 로또를 사야 하나' 싶었어요. 그동안 열심히 살았나보다 싶었어요."
제58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신인 연기상 수상자 배우 이유미가 JTBC 사옥에서 수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 박세완 기자 park.sewan@jtbc.co.kr 〈사진=JTBC엔터뉴스〉제58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신인 연기상 수상자 배우 이유미가 JTBC 사옥에서 수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 박세완 기자 park.sewan@jtbc.co.kr 〈사진=JTBC엔터뉴스〉

-그날 입은 의상에 대해 '인간 트로피가 되겠다'고 설명했어요.
"마침 옷도 반짝이길래 이 옷 입었으면 상 탄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인간 트로피가 되자, 내 스스로 칭찬하자 즐겁게 즐기고 있었죠."

-축하도 정말 많이 받았겠어요.
"연락이 진짜 많이 왔어요. 내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알았나 싶기도 했을 정도였어요. 끝나자마자 가족들에게 전화했죠. 엄마가 노미네이트 두개 된 거에 대해 기분 좋으셔서 수시로 물어보셨는데 상을 받고 나니, '유미야, 엄마 보면서 소리 질렀어' 하셨어요. 본방사수를 하셨다더라고요. 그래서 감사했어요. 아빠도 축하해주셨고요."

-수상 이후 변화를 체감하나요.
"축하를 받고 재밌게 놀고 딱 그 하루였던 거 같아요. 바로 촬영이었고 하니까 뭔가 상을 받은 건 한순간이지만, 하고 있는 일은 잘 마무리 해야한다는 생각 때문에 들뜨지 않으려고 조심 조심 했어요. 너무 기분 좋은 일인데 꼭 꼭 접어서 차분하게 있으려고 합니다."

-트로피는 어디에 둘 예정인가요.
"본가에 두려고요. 제가 상을 받으면 더 좋아하시는 게 부모님이기도 하고, 상을 이렇게 보면 너무 좋지만 제겐 반반의 부담이 있기 때문에 부모님께서 보고 뿌듯해 하시는 게 제일 좋아요."
제58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신인 연기상 수상자 배우 이유미가 JTBC 사옥에서 수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 박세완 기자 park.sewan@jtbc.co.kr 〈사진=JTBC엔터뉴스〉제58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신인 연기상 수상자 배우 이유미가 JTBC 사옥에서 수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 박세완 기자 park.sewan@jtbc.co.kr 〈사진=JTBC엔터뉴스〉

-항상 가족 이야기를 빼놓지 않는 거 같아요.
"어릴 때 배우 한다고 이야기 했을 때 가족들과 많은 걸 했어요. 스케줄 나가고 촬영 잡는 거부터 엄마랑 같이 하다 보니까 모든 걸 엄마가 알고 계셨어요. 이렇게 잘 될 수 있는 모든 기반이 가족한테서 있었던 거 같아서 그게 너무 감사하죠. 어딜 가나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하게 되고 그게 보답 아닌 보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동생도 같이 다녔어요. 10살 차이가 나는데 집에 혼자 둘 수가 없어서 지방에 촬영 하러 가면 동생을 차 뒤에 앉히고 장난감이랑 먹을 거 놓고 같이 다녔었는데 동생한테도 너무 고마워요."

-배우 이유미에게 어떤 한해가 되었나요.
"이번 해는 내게 좋은 일만 생기는 거 같아요. 계속 '아 진짜?' 이런 일들만 생겼어요. 오래 했다고 생각했지만 아직까지 경험해 보지 못했던 게 정말 많았구나 해볼 것도 더 많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연기라는 게 더 재밌어 질 거 같은 느낌을 주는 해이지 않나 싶네요. 부담도 있지만 재밌어요."

-연기할 때 제일 재밌나요.
"네! 무언가를 표현하는 것도 너무 재미있는 거 같고 캐릭터 자체를 공부하고 분석해 나가는 재미가 너무 좋아요. 글로 써서 정리하는 것도 재밌고 쓴 걸 내가 내 몸으로 표현하는 과정들이 신기한 느낌이 있어요. 너무 재밌어요."
제58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신인 연기상 수상자 배우 이유미가 JTBC 사옥에서 수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 박세완 기자 park.sewan@jtbc.co.kr 〈사진=JTBC엔터뉴스〉제58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신인 연기상 수상자 배우 이유미가 JTBC 사옥에서 수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 박세완 기자 park.sewan@jtbc.co.kr 〈사진=JTBC엔터뉴스〉

-그간 겹치는 캐릭터 없이 다 강렬했죠.
"사실 모든 캐릭터들은 다르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특별히 끌리는 캐릭터가 있다기보다는 그 시기에 그런 캐릭터가 많이 들어왔었던 듯 해요. 저로서는 너무 좋은 캐릭터니까 당연히 열심히 재미있게 할 수 있었어요. 아직 못해본 게 많으니 더 다양하게 해보고 싶어요."

-후배들에게 전하는 오디션 꿀팁이 있다면요.
"오디션은 진짜 많이 봤어요. 저도 못 본 게 많아서 꿀팁이라 하기 그렇지만, 연기를 준비하고 잘 안됐을 때, 연기가 중요하기도 하지만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게 좀 더 좋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요. 이번 오디션에서 떨어져도 여기에서 좋은 사람인 걸 보여주면 다른 작품에 들어갔을 때 다시 오디션 기회를 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큰 그림을 그리고 갔으면 좋겠어요. 이 오디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조금 재밌게 하는 게 좋지 않나 생각합니다."

-아역으로 활동을 시작하고 기다림의 시간도 있었는데 버틴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어릴 때부터 해왔을 때, 정말 재밌어서 했어요. 그게 진짜 컸죠. 일을 일찍 시작해서 못해본 것들도 많지만, 그걸 대신해서 사회에서 느낄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계속 재밌었어요. 나라는 사람으로 있다고 우리 학교 교복이 아닌 다른 학교 교복 입고 다른 사람을 연기하는 게 좋았어요. 조급한 마음보다는 계속 하면 언젠가 되지 않을까 하는, 스스로의 자존감을 높이려고 좋은 말을 습관처럼 했어요. '언젠가 잘될거야', '성공할거야' 하면서 미래를 밝게 보려고 했었던 거 같아요. 그런 것들이 맞물려서 계속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주변에 좋은 사람도 많아서 힘들 때 위로해 주는 사람도 있었어요. 그래서 계속 버틸 수 있었죠."

제58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신인 연기상 수상자 배우 이유미가 JTBC 사옥에서 수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 박세완 기자 park.sewan@jtbc.co.kr 〈사진=JTBC엔터뉴스〉제58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신인 연기상 수상자 배우 이유미가 JTBC 사옥에서 수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 박세완 기자 park.sewan@jtbc.co.kr 〈사진=JTBC엔터뉴스〉
-가녀린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가 대단해요.
"일을 한다는 거에서 오는 에너지가 있어요. 누군가 나를 필요로 한다는 게 좋은 에너지가 되더라고요. 집에 있으면 정말 가만히 있거든요. 혼잣말도 안해요(웃음). 가끔 반찬 만들고 이 정도죠. 일을 할 땐 내가 이 분들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도 있어서 원동력처럼 힘이 생겨요. 그 힘이 에너지로 나오나 봐요."

-'어른들은 몰라요' 세진 역할은 준비했나요.
"처음 '어른들은 몰라요' 대본 봤을 때 제목처럼 '몰라요'였어요. 세진이란 인물을 한 번에 보자마자 이해하기가 나도 힘들었고요. 그래서 내가 어른이어서 이해를 못하나 하는 생각에 오히려 그게 내게 자극적으로 왔어요. 다시 '뇌를 젊게 만들어!' 하면서 모든 편견을 버리고 이 나이로 돌아가서 생각을 해보자 생각 하면서 캐릭터에 점점 다가갔어요. 그러다 보니 점점 더 이해하게 되고, 이 친구가 아무 생각 없어 보이지만 속으로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하면서 계속 준비했어요. 워크숍도 많이 했었고, 그러면서 지금의 세진이가 나왔어요."

-그 동안 들은 말 중 인상깊었던 게 있다면요.
"사연 있어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눈이라는 좋은 소스도 있거니와 그 동안 했던 공부나 그런 게 그 때 나오는 게 아닐까 싶어서 스스로를 칭찬해 주는 의미로 감사하게 들리는 거 같아요."

-SNS의 팔로워도 급증했죠.
"'오징어 게임'이 오픈되기 전엔 300~400명 정도였는데 갑자기 며칠 만에 자릿수가 점점 늘더니 100만명을 넘기 시작하고 계속 올라가더라고요. 지금은 700만명 이상이 됐어요. 이 분들이 날 아실까 생각도 들고 너무 신기해요. 실감이 계속 안나고 게시글을 올릴 때도 조심하게 돼요. 더 좋은 작품과 짤로 보답해 드리고 싶습니다."

제58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신인 연기상 수상자 배우 이유미가 JTBC 사옥에서 수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 박세완 기자 park.sewan@jtbc.co.kr 〈사진=JTBC엔터뉴스〉제58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신인 연기상 수상자 배우 이유미가 JTBC 사옥에서 수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 박세완 기자 park.sewan@jtbc.co.kr 〈사진=JTBC엔터뉴스〉
-스스로 배우로서의 강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엄마, 아빠한테 너무 감사드려요. 두 분 다 동안이세요. 저도 나이에 비해 어려 보여서 더 다양한 나이의 캐릭터를 할 수 있는 게 좋더라고요. 동안얼굴의 효과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느덧 20대의 끝자락이네요. 돌아보면 어떤 시간이었을까요.
"20대는 참 바쁘게 살아왔어요. 체력을 다 쏟아 부어서 열심히 살았어요. 앞으로의 30대는 똑같이 열심히 하되 조금은 여유로워지고 싶어요. 아마도 자연스럽게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요? 가져야 하는 책임감과 부담감도 다르니 조금 더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그런 바람이 있어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요.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가장 힘든 게 좋은 배우가 되는 거 같아요. 그것도 힘들지만 좋은 사람도 되고 싶어요. 앞으로 더 좋은 배우, 좋은 사람이 되고 항상 궁금한 배우가 되자는 생각이죠. 항상 저를 궁금하게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좋아하고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보답은 좋은 작품과 좋은 연기로 꼭 하겠습니다. 계속 관심 가져주시고 사랑해 주시면 좋겠어요. 하하."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JTBC엔터뉴스 박세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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