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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삼킨 이재명은 '커밍순'…고민정은 '고만 좀'?

입력 2022-08-22 18:39 수정 2022-08-22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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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호남에서도 돌풍을 이어갔습니다. 압도적인 득표율로 승리를 눈앞에 뒀다는 평가인데요. 최고위원도 대다수 친명계 후보들이 당선권에 들었는데요. 유일한 비명계 당선권 후보인 고민정 후보는 친명 지지자들의 공격 자제를 호소했습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어제(21일) 민주당 전당대회 호남 경선이 열렸죠.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등장하자 지지자들이 이 후보 주변으로 몰려드는 모습인데요. 이때 인파 사이를 뚫고 이 후보에게 접근한 한 여성, 이 후보에게 흰색 표지의 책을 건넵니다. 이 후보에게 사인을 요청한 것 같은데요. 하지만 책 표지를 확인한 이 후보, 사인은 하지 않고 말 없이 여성에게 다시 책을 돌려줍니다. 이 후보 옆에 있던 남성도 손으로 'X'자를 그리며 고개를 젓는데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이재명 후보의 사인 거부 영상이라며 화제가 됐습니다.

멀리서 부감으로 촬영된 영상이라 정확한 책 제목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요. 책의 사이즈와 표지 색깔로 짐작건대 '굿바이 이재명'일 것이란 추측이 제기됐습니다. '굿바이 이재명', 배우 김부선씨의 변호를 맡았던 이죠. 이 후보의 '조폭 연루설'을 제기하기도 했던 장영하 변호사가 대선 국면이던 지난해 12월 출간한 책입니다. 이 후보의 친형 강제 입원 의혹, 형수 욕설 등 이 후보 개인사와 관련된 내용이 담긴 책인데요. 이 후보를 향한 비방이 주를 이루는 책에 사인을 요청한 만큼 이 후보가 불쾌감을 느꼈을 것이란 관측입니다.

하지만 이런 해프닝에도 민주당의 당 대표 경선, '굿바이 이재명'이 아닌 '커밍순 이재명'으로 다가서고 있습니다. 어제 호남 경선에서 이 후보가 80%대에 가까운 압도적인 득표율을 보인 건데요. '확대명'을 굳히면서 사실상 승리를 예약했다는 말도 나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어제) : 전라남도 그리고 광주광역시 우리 당원 동지 여러분들의 높은 지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어머니의 사랑을 느꼈습니다. 더 낮은 자세로 더 열심히 임하도록 하겠습니다.]

호남 지역 당심은 확대명 기류의 가늠자로 꼽혀왔습니다. 지난 대선 경선 때 이 후보가 유난히 고전을 했던 지역이기 때문인데요. 다른 지역과 달리 당시 이낙연 후보와 호각을 겨뤘죠.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이 후보가 몰표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거론됐는데요. 박용진 후보도 이변을 꿈꿨지만 결과는 확대명의 재확인이었습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어제) : 어떻게 보면 10000m 달리기 경기의 막판 정도로 이제 보이는데요. 마지막 스퍼트 최선을 다해서, 안간힘을 다해서 뛰겠습니다.]

승승장구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이 후보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았는데요. 낮은 투표율과 저조한 흥행 탓입니다. 호남권 권리당원의 평균 투표율은 35.49%인데요. 전국 평균 투표율을 밑도는 수치죠. 유권자의 3분의 2가 투표를 하지 않은 건데요. 전당대회가 아니라 '이재명 사수 궐기대회'였을까요? 경선이 이 후보 지지층 중심으로 치러졌다는 분석입니다.

[이상민/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승부가 이제 거의 결정되다시피 하니까 별로 흥미를 못 끄는 측면도 있고요. 또 당의 어쨌든 일부 소수, 일부 강성 그룹이 과다 대표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좀 더 당이 그동안 전통적으로 뒷받침해 왔던 당원들이나 또는 당의 좀 그런 온건한 생각을 갖고 있는 분들이 좀 뒷전에 좀 밀려나는 그런 부분도 있고요.]

이 의원 지지층을 제외한 당원들이 아예 투표를 포기했다는 말인데요. 큰 선거를 연이어 패배했음에도 당이 바뀌지 않는 모습에 실망했기 때문이란 지적입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민주당 지금 상황에 대한 당원들의 불신임이고 감정적으로는 실망감이고 분위기상으로는 절망적 체념이 그냥 그대로 지속되고 있는 것. 지금 당원들이 투표를 하지 않는 방식으로 어떤 의사를 표명하고 있는 그런 느낌도 있어서요.]

결국 이 후보가 최종 승리하더라도 전당대회 이후 1순위 과제는 당내 통합일 것으로 보입니다. 투표를 거부한 유권자들도 당심이기 때문인데요. 이 후보도 이를 의식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합동연설회에서도 원팀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어제) : 분열, 갈등하지 않게 하겠습니다. 다름은 배제의 대상이 아니라 역할 분담을 통한 시너지의 원천입니다. 역할 분담을 통해서 국민들의 신뢰를, 기대를 온갖 영역에서 더욱더 많이 쌓아가고, 이를 통해서 국민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개혁 혁신 정당으로 나아가겠습니다.]

5명을 뽑는 최고위원 경선 역시 이재명 바람이 거셉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후보들이 대거 당선권을 달리고 있는데요.

[박찬대/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 (어제) : 하나 되는 것이 줄 서는 겁니까? 전당대회가 끝나고 나면 누구와 싸워야 되겠습니까? 이재명과 싸워야 되겠습니까?]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 (지난 20일) : 당원들께서 저에게 말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왜 윤석열과 싸워야지 이재명과 싸우려 하느냐. 국민의힘은 자기 편 풀어달라 그러는데 왜 민주당은 자기편 잡아가라 그러느냐.]

[장경태/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 (어제) : 많은 정치 검찰이, 수구 언론이 이재명 후보를 공격할지라도 우리는 똘똘 뭉쳐서 하나가 되어서 호남 정신으로 대한민국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동의하십니까, 여러분.]

데자뷔일까요? 지난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당내 경선의 한 장면과 오버랩되는데요. '명심 잡기 한마음 대축제'의 추억입니다.

이번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친명 후보들이 명심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습니다. 1~5위 가운데 4명의 후보가 모두 친명계로 분류되는데요. 지금 구도가 끝까지 이어진다면 '이재명의 최고위'가 출범할 가능성이 큽니다. 비명계 중에서는 유일하게 고민정 후보가 2위로 선전 중인데요.

[고민정/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 10일) : 반명이라고 하시면 제가 아닙니다 하려고 했는데요. 비명이냐 물으시면 뭐 부인하지는 않겠죠. {반명과 비명이 어떻게 다릅니까?} 반명은 이재명을 반대하고 그의 노선을 반대하는 거고요. 비명은 그냥 이재명계는 아닌 거죠. 저 스스로 친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다 보니 고 후보를 향한 친명 후보들의 견제가 집중되고 있는데요. 어제는 친명인 박찬대 후보의 연설 도중 고 후보를 향한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박찬대/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 (어제) : 이번 전당대회에서 러닝메이트로 함께하고 있는 저 박찬대 말고도 우리 서영교 의원, 장경태 의원, 정청래 의원 다 이재명과 함께 유능한 민주당 만든다고 하지 않습니까. 여러분 고민정은 왜 같이 못합니까. 여러분 왜 송갑석은 같이 못합니까.]

고 후보는 자신을 향한 공격과 마타도어가 난무하고 있다면서 씁쓸한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고민정/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 (음성대역/페이스북) : 일부 유튜브에선 제가 이재명 의원님에게 인사하지 않았다며 거짓을 유포하고 계십니다. 의원내각제 찬성, 이낙연 후원회장이라는 허위사실에 이어 또 새로운 화살이 제 등 뒤에 쏟아지고 있습니다.오늘은 급기야 합동연설회장을 나서자 일부 지지자들께서 '고민정은 사퇴하라'를 외치시더군요.]

합동연설회장에서 공개적으로 사퇴를 요구하는 이재명 후보 지지층의 모습에 상당히 충격을 받은 모양인데요. 이재명 후보는 '커밍순'을 외치고 있지만 고 후보는 '고만 좀'을 외치는 듯합니다.

고 후보는 앞선 지역 순회 경선에서도 '고만 좀'을 호소했었죠. 자신을 응원하는 사람들마저 이 후보의 강성 지지자들에게 '수박'이라고 찍혀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며 혐오를 멈춰달라는 하소연이었는데요.

[고민정/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 (지난 14일) : 지금 제 SNS는 저를 응원하러 온 사람에게마저도 '당신도 똑같은 수박이구나' 하면서 괴롭히고 있습니다. 저 스스로 친문이라 말한 것을 두고서도 비난이 쇄도합니다. 문재인 정부를 위해 함께 피, 땀 흘렸던 동지들의 방패막이가 되고자 했던 그 '친문'이라는 단어가 갈라치기의 온상인 것처럼 여겨지는 것, 참기 어렵습니다.]

또 다른 비명계 최고위원 후보들도 5위 내에 들기 위해 최대한 비명 표심을 결집하고 있는데요. 오늘 윤영찬 후보는 자진 사퇴하며 당선권에 근접한 송갑석 후보를 지지하는 승부수를 띄우기도 했습니다. 관련 내용은 들어가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 이재명은 '커밍순'…고민정은 '고만 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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