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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기다린 보람 가득"…'헌트' 이정재·정우성의 숨 막히는 대립

입력 2022-08-1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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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기다린 보람 가득"…'헌트' 이정재·정우성의 숨 막히는 대립
출연: 이정재, 정우성, 전혜진, 허성태, 고윤정, 김종수, 정만식 등
감독: 이정재
장르: 액션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25분
한줄평: 벌써 23년? 기다린 보람 있었다!
팝콘지수: ●●●●○
개봉: 8월 10일
줄거리: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이정재)'와 '김정도(정우성)'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펼쳐지는 첩보 액션 드라마.
[리뷰] "기다린 보람 가득"…'헌트' 이정재·정우성의 숨 막히는 대립

**이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헌트'를 보기 위해 23년의 기다림이 있었던 걸까. '청담부부' 이정재와 정우성이 숨 막히는 첩보 액션물 '헌트'로 시너지를 입증했다.

1980년대 혼란하던 시국, 박평호와 김정도는 각각 안기부의 해외팀, 국내팀 리더로 활약한다. 하지만 VIP를 둘러싸고는 한치의 양보도 없다. 그러던 중 해외를 찾은 VIP에게 위험이 닥치고 이를 추적하던 중 박평호가 위험에 빠지기도 한다. 툴툴대지만 이를 구해주는 건 김정도다.

그렇게 두 사람이 서로를 믿고 신뢰하는가 싶더니, 계속해서 안기부 내 기밀들이 밖으로 유출된다. 안기부 내에 스파이가 있다는 결론이 나고, 박평호와 김정도는 서로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개인을 넘어 팀 단위의 갈등으로까지 번진다.

[리뷰] "기다린 보람 가득"…'헌트' 이정재·정우성의 숨 막히는 대립
박평호와 김정도는 서로에 대한 약점을 찾기 시작하고, 그 과정에서 밝혀지지 않았던 과거가 드러나기도 한다. 스파이 색출이 큰 주제이다 보니 '헌트'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영화의 중후반까지도 스파이 동림에 대한 혼선은 계속된다. 끝내 동림의 정체가 밝혀진다. 그 과정에서는 크고 작은 반전도 계속된다.

마지막까지 영화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하지만 막상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면, '헌트'에서 동림이 누구인지는 크게 중요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보다는 영화가 지닌 메시지가 더욱 흥미롭다.

훌륭한 비주얼과 디테일한 미장센, 화려한 액션신까지. '헌트'는 꽤나 다채롭다. 사실상 이정재와 정우성이 한 스크린에 담긴다는 사실만으로도 막강한 무기를 지닌 작품이다. 하지만 이정재와 정우성은 결코 '헌트'에 쉽게 접근하지 않았다. 기대하는만큼 책임감과 사명감이 대단했다.
[리뷰] "기다린 보람 가득"…'헌트' 이정재·정우성의 숨 막히는 대립

주연 뿐 아니라 각본, 연출까지 도전한 이정재는 4년에 걸쳐 시나리오를 수정했고, 그 결과 '정우성 맞춤 작품'이 탄생했다. 감독 이정재의 정우성을 향한 애정이 묻어나는 작품이다. 세번의 거절 끝에 출연한 정우성도 열연으로 보답했다. 특히 절친한 두 사람이 영화 속에서는 대립각을 세우고 서로를 스파이로 의심한다는 관계설정도 흥미롭다. 계단에서 구르며 벌이는 액션신은 명장면 중 하나다.

외에도 카체이싱, 총기 등 다양한 액션 시퀀스로 보는 재미를 더한다. 125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러닝타임에도 '헌트'는 꽤나 빠른 속도감을 지닌 작품이다. 제75회 칸국제영화제(이하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에 초청됐던 '헌트'는 사실 당시 반응은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감독 이정재는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부터 편집을 바꾸기 시작했고, 그 결과 국내 시사회를 통해 선보인 수정본은 호평을 받았다. 이정재는 과감하게 편집, 각색을 통해 더욱 완성도에 가까워졌다. 감정신에는 호흡을 추가하는 등 작은 부분 하나 놓치지 않았다. 황정민, 주지훈, 김남길, 이성민, 박성웅, 조우진, 유재명까지 내로라하는 충무로 스타들의 우정출연도 '헌트'를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관전 포인트다.
[리뷰] "기다린 보람 가득"…'헌트' 이정재·정우성의 숨 막히는 대립
[리뷰] "기다린 보람 가득"…'헌트' 이정재·정우성의 숨 막히는 대립

단순히 스파이를 찾는 영화를 넘어 '헌트'는 1980년대 안기부 상황을 배경으로 한다. 실제 시대적 배경을 녹여냈다는 점에서 민감할 법도 하지만 이정재는 비단 이런 상황을 과거에 국한짓지 않고, 한국만의 문제로도 한정짓지 않았다. 그 점이 '헌트'가 세계적으로도 선보여지고 싶었던 이유라고 설명했고, 실제로 칸영화제에서도 많은 국가의 영화인들이 공감했다고도 말했다.

이정재의 말처럼 이념과 대립, 편가르기 등 절대선도 절대악도 나눌 수 없는 복잡한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 '헌트'는 끊임없이 스파이 동림 색출 작전에 나서고 끝내 과정은 달랐지만 목표가 같았던 이들의 연대와 갈등 등 다양한 감정선을 영화로 풀어냈다.

무엇보다 대립으로 시작했던 이정재와 정우성이 어느덧 애증의 브로맨스를 펼친다. 감독, 배우 모두 "의도한 건 아니었다"고 입을 모았지만, 극 후반으로 흐를수록 절절함마저 느껴진다. 웃음기 가신 두 사람의 케미는 명불허전이다. 숨기려해도 숨겨지지 않는 애정이 스크린에 가득 묻어난다.

'헌트'는 전체 예매율 1위를 기록하며 많은 관객들의 기대감을 받고 있다. 여름 텐트폴 대전의 마지막 주자로 나선 '헌트'가 제 몫을 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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