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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싱 방지 앱 까세요" 이 친절도 거짓이었다…가까스로 피해 막은 사연은?

입력 2022-08-03 13:22 수정 2022-08-03 14:20

스마트폰 장악 당한 피해자…앱 새로 깔고 동료 전화로 피해 모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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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장악 당한 피해자…앱 새로 깔고 동료 전화로 피해 모면

한 평범한 시민이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될 뻔했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의심을 거두지 않아 가까스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이 시민의 사례를 보시고 혹시 모를 피해를 미리 예방해보시죠.

◇ 악마의 속삭임…"피싱 방지 앱도 설치하세요"
A씨는 지난 4월 자신을 시중은행 팀장이라고 소개한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저금리 대환 대출을 해주겠다"며 "대출받으려면 앱 설치할 것들이 있으니 설치 파일 보내드리면 설치하시라"는 친절한 안내도 들었습니다. 이 사람이 보낸 건 증권사 앱과 보이스피싱 방지 앱인 '시티즌 코난' 앱 설치 파일이었습니다.
우선 A씨는 설명대로 앱을 설치하고 대출 신청서를 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실제 A씨가 이전에 대출을 받은 적 있는 한 저축은행 소속 팀장이라는 사람이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대환대출이 안 되는 상품인데 다른 은행에서 신청이 들어와 부정금융거래로 등록됐다. 처벌을 피하려면 현금으로 기존 대출금 3970만원을 상환하라"

〈사진=경기남부경찰청 제공〉〈사진=경기남부경찰청 제공〉

◇ 일단 의심해보았지만…금감원의 답변은?
급히 돈을 갚으라는 요구에 의심이 든 A씨는 금융감독원(1332)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리고 상황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답변은 "보이스피싱 아니다. 부정금융거래가 맞으니 저축은행 팀장이 시킨 대로 따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 한 번 더 의심해보다…드러난 실체
평소 언론보도로 접한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과 비슷한 것 같은데, 금융감독원 상담원은 '보이스피싱 아니다'고 하는 상황. A씨는 아무래도 이상했습니다. A씨는 시중은행 팀장이라는 사람이 보낸 '시티즌 코난' 설치 파일 말고 직접 앱 스토어에서 공식 앱을 다시 다운받아 설치했습니다. 그 결과 앞서 설치된 증권사 앱과 '시티즌 코난' 앱 모두 스미싱 앱이라는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또, 동료의 스마트폰을 빌려 금융감독원에 전화를 걸어 자신이 보이스피싱 범죄를 당한 것이라고 확인했습니다.
정리하면, 시중은행 팀장과 저축은행 팀장이라는 사람은 모두 보이스피싱 조직원이었고, 이들이 보낸 앱 설치 파일도 A씨의 스마트폰을 통제하려는 속임수 앱이었던 겁니다.

◇ 반격…'아는 형님'에게 전화해 범인을 붙잡다
A씨는 4천만원 가까운 돈을 날릴 뻔한 피해를 예방한 것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일단 계속 속은 척했습니다. 현금을 준비해 나와 있으라는 시간과 장소에도 나갔습니다. A씨는 현장에 나타난 현금수거책에게 "동료가 부족한 돈을 가져오고 있다"며 시간을 끌었습니다. "아는 형님과 통화 좀 하겠다"며 실제로는 112에 신고했습니다.
그렇게 출동한 경찰이 이 현금수거책을 검거했습니다. 여주경찰서는 A씨를 '피싱 지킴이'로 선정하고 표창장과 검거 보상금을 수여했습니다.

〈사진=경기남부경찰청 제공〉〈사진=경기남부경찰청 제공〉

◇ ①'진짜' 시티즌 코난 앱 설치하고 ②다른 사람 폰으로 1332 전화
경찰 관계자는 "A씨 처럼 누구든지 보이스피싱 범죄에 평소 관심을 가진다면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남이 보내준 설치 파일 말고 직접 스마트폰 앱스토어에서 '시티즌 코난' 앱을 검색해 설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앱은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와 한 민간 업체가 공동으로 만든 악성 앱 탐지 프로그램입니다. 또 A씨처럼 스마트폰 자체가 범죄자들에게 '장악'될 가능성에 대비해 의심스러운 상황에서는 가족이나 친구의 스마트폰으로 금융감독원(1332)으로 전화를 걸어 상황을 알려야 합니다.

〈사진=경기남부경찰청 제공〉〈사진=경기남부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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