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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영진 헌법재판관 골프 접대 파문…"부끄럽고 죄송"

입력 2022-08-02 20:15 수정 2022-08-02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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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직 헌법재판관이 연루된 의혹으로 뉴스룸을 시작합니다. 당사자는 이영진 헌법재판관입니다. '골프 접대'를 받은 사실이 JTBC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접대를 한 사람은 법원에서 소송 중이던 A씨입니다. 이들 사이엔 판사 출신의 변호사가 있었습니다. 헌재와 법원은 별개의 기관이죠. 그럼에도 A씨는 이영진 헌법재판관이 자신의 재판에 도움을 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헌법재판관은 장관급 예우를 받습니다. 국회가 탄핵하지 않으면 해임하기 어렵습니다. 헌법이 신분을 보장해준 만큼 그 누구보다 도덕성과 공정함에 흠결이 없어야 합니다.

첫 소식, 박지영 기자입니다.

[기자]

이혼 재산분할 소송 중이던 A씨는 지난해 고교 동창으로부터 새 변호사를 소개받았습니다.

판사 출신인 해당 변호사를 통해 헌법재판관이 재판에 도움을 줄 수 있단 얘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지난해 10월, 고교 동창이 마련한 골프 자리에는 실제로 이영진 헌법재판관이 나왔습니다.

[A씨 : (고교 동창이) '자기를 통해서 이렇게 하면 이영진 헌법재판관한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골프 비용은 A씨가 냈습니다.

4명이서 총 128만 2천 원, 한 명당 30만 원꼴이었습니다.

저녁은 A씨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먹었습니다.

[A씨 : 그때는 좋은 와인을 미리 준비해놨었죠.]

식사 자리에선 자연스레 A씨 재판 이야기가 나왔다고 합니다.

[A씨 : (이 재판관이) '가정법원에 내가 아는 부장판사가 있다. 들어보니 참 딱하네. 도와줄게'라고…]

A씨는 다음날 이영진 헌법재판관과 메시지도 주고받았습니다.

이 재판관은 2018년 바른미래당의 추천으로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됐습니다.

헌법재판관은 국회에서 탄핵하거나 범죄를 저질러 감옥에 갇히지 않는 이상 해임될 수 없습니다.

일반 법률이 아닌, 최고법인 헌법이 신분을 보증하는 겁니다.

취재진은 이 재판관에게 직접 로비 의혹을 물어봤습니다.

우선 A씨와 함께 골프를 치고 밥을 먹은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비용은 자신의 고향후배인 A씨 고교 동창이 낸 줄 알았고, A씨와는 그날 처음 본 사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생각이 짧았고 부주의했다"며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재판과 관련해선 "도와주겠다고 말한 적도, 도와준 적도 없다"며 "사건을 청탁하는 줄 알았다면 절대 나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앵커]

접대를 한 A씨는 이영진 재판관에게 500만 원과 골프의류도 보냈다고 주장했습니다. 판사 출신 변호사를 통해 전달했고, 사건을 잘 봐달라는 목적이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 변호사는 받은 돈과 옷을 전달하지 않았다고 JTBC에 해명했습니다. 이영진 재판관도 "금시초문"이라는 입장입니다.

정종문 기자입니다.

[기자]

골프의류 위에 5만 원권 한 다발, 500만 원이 올려져 있습니다.

A씨는 자신의 변호사에게 "헌법재판관에게 전달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이혼재산분할 소송에서 자신에게 더 유리한 결과를 만들어달라는 취지입니다.

지난 5월 A씨가 '전달을 잘 했냐'고 묻자 '오늘 저녁 만난다'는 답이 돌아옵니다.

이후 변호사는 '잘 전달했고, 잘 말씀드렸다'고 했습니다.

[A씨 : 전달했다고 그러니까 전 전달했을 거라고 믿었고 그리고 재판이 이렇게 이제 처참하게 잘못된 결과가 나왔어요.]

지난 6월 2심 재판부는 1심보다 더 많은 재산을 아내에게 줘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A씨의 변호사는 "의뢰인의 간절한 부탁에 받긴 했지만 전달할 뜻은 없었다"며 "부탁받은 옷과 현금은 모두 그대로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거절했어야 하는데 처신을 잘못한 점에 대해 후회한다"며 "헌법재판관과는 무관한 일"이라고도 말했습니다.

이영진 헌법재판관은 "들어본 적도 없다"는 입장입니다.

금품이 이영진 헌법재판관에게 전달되지 않았다고 해도 A씨의 변호사는 변호사법 위반 소지가 있습니다.

변호사법에 따르면, 재판 기관의 공무원에게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받을 경우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변호사협회로부터 징계를 받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A씨 : 전달이 안 됐으면 그 돈은 제가 돌려받아야 될 돈이잖아요. 지금에 와서 문제 제기하니까 '전달해 주지 않았다' 이렇게 얘기하는 겁니다. 상식적으로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제보자 A씨는 자신의 변호사에 대해 법적 조치를 검토 중입니다.

[앵커]

최상위법인 헌법을 다루는 현직 재판관입니다. 과연 법적인 문제가 없을까, 골프 접대를 받은 건 김영란법 위반 소지가 있습니다. 이영진 재판관은 "조사를 한다면, 받겠다"고 했습니다. 법 위반과 별개로 사법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인 건 분명해 보입니다.

이어서 전영희 기자입니다.

[기자]

청탁금지법, 이른바 김영란법에 따르면 공직자는 한 번에 100만 원이 넘는 금품을 받을 수 없습니다.

금품에는 현금 뿐만 아니라 골프 접대비, 식사비 등이 다 포함됩니다.

1인당 100만 원이 넘지 않아도 직무와 관련 있다면 과태료 처분을 받습니다.

취재진은 국민권익위에 이번 일이 김영란법 위반 소지가 있는지 물었습니다.

권익위는 "직무 관련 여부와 금액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만 답했습니다.

조사를 해봐야 정확하게 알 수 있다는 겁니다.

이영진 헌법재판관은 권익위든, 수사기관이든 "조사를 한다면 받겠다"고 했습니다.

법조계에선 법 위반을 따지기 이전에 헌법재판관으로서 처신이 부적절했단 지적도 나옵니다.

한 부장 판사는 "양쪽의 주장을 배제하고, 서로 인정한 사실만 놓고 보더라도 문제가 되는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사법 신뢰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헌법재판관은 일반 법관과 직무 관련성 폭이 다르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헌법소원은 모든 국민이 제기할 수 있기 때문에 헌법재판관의 직무 연관성은 폭넓게 봐야 한다"면서 "처음 보는 사람과 어울려 골프를 쳤는데 누가 계산했는지도 정확히 몰랐다면, 헌법재판관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영진 헌법재판관도 "법 위반 여부를 떠나서 창피하고 염치없고 부끄럽다"며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또 "재판관직을 내가 계속할 수 있는 것인가"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김충현·배장근·이창환·조영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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