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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사위 첫 출석…인사검증 놓고 '처럼회'와 신경전

입력 2022-07-29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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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28일) 국회 법사위,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야당 의원 간의 치열한 공방이 오갔습니다. 며칠 전, 대정부질문에 이어서 '인사정보관리단'을 둘러싼 설전이 계속된 거죠. 특히 지난 인사청문회에서 '실언 논란'을 불러왔던 '처럼회' 의원들과는 사사건건 부딪쳤고요. 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과의 2차전도 벌어졌습니다. 관련 소식을 백다혜 반장이 전하겠습니다.

[기자]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윤석열 대통령이) 스타 장관 탄생을 주문하셨는데 역시 두 분이다 싶습니다. 그런데 스타일이 조금 다른 게 한동훈 장관은 눈이 빨라서 상대 주먹을 잘 피하면서 카운터로 잘 맞받아칩니다. 그러면서 꼭 몇 대 더 때려요. 아웃복서죠.]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꼽은 두 명의 스타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었죠. 이번 주 정치권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분은 단연코 이 분, 오늘의 인물로 선정해봤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좌청룡, 우백호 중 한 명으로 불리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지난 5월 인사청문회부터 지난 25일 대정부질문까지, 야당인 민주당은 한 장관에게 공세를 퍼붓고 있습니다. 하지만 번번이 연패를 기록하고 있다는 평을 받았는데요. 그래서인지, 어제 한 장관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출석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는 여러모로 '한동훈 대 민주당' 2차전으로 비춰졌습니다.

[이수진/더불어민주당 의원 (5월 9일) : 지금 태도가 굉장히 문제가 있습니다. 법무부 장관은 국민의 대표가 뽑아준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입니다. 국민의 대표, 국민을 위해서 일을 해야 되는 자리예요.]

[한동훈/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 (5월 9일) : 답변을 다시 드릴까요? {명심하시라고요.} 예, 잘 새기겠습니다.]

한 장관과 민주당의 2차전에 앞서, 1차전을 짚어볼 텐데요. 민주당 내 초선 의원들로 구성된 '처럼회'의 활약이 단연코 눈에 띄었습니다. 최강욱, 이수진 의원 등을 필두로 한 이들은 검수완박 법안의 입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죠. 한 장관과는 필연적으로 대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동훈/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 (5월 9일) : 검수완박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여 시행을 앞두고 있어서 국민적 우려가 큰 상황입니다. 이 법안은 부패한 정치인과 공직자의 처벌을 어렵게 하고 그 과정에서 국민이 보게 될 피해가 너무나 명확합니다.]

지난 5월, 인사청문회 인사말에서부터 '검수완박' 법안을 지적한 한 장관인데요. 이에 '처럼회' 의원들은 한 장관의 자녀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공세를 퍼부었습니다.

[최강욱/더불어민주당 의원 : 기증자가 한 아무개라고 나옵니다. 지금.]

[한동훈/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 : 한국쓰리엠 같습니다. 한국쓰리엠. 거기 보면 영리법인으로 돼있지 않습니까? 제 딸 이름이 영리법인일 순 없죠.]

[김남국/더불어민주당 의원 : (한동훈 후보자 딸이) 이 논문을 1저자로 썼습니다. 이모하고 같이.]

[한동훈/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 : 누구와 같이 썼다고요?]

[김남국/더불어민주당 의원 : 이모하고요, 이모.]

[한동훈/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 : 이모랑 뭘 같이 했다는 얘기는, 논문을 같이 썼다는 얘기는 제가 처음 들어봅니다.]

이미 언론에 공개된 의혹들임에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채 질의가 진행되면서, 준비되지 않은 청문회란 비판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좀 달랐을까요? 과거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담당했던 인사정보관리 업무가 법무부로 이관된 것과 관련해 법사위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는데요.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쏜다'는 유명 복서 무하마드 알리의 명언처럼, 디테일을 파고드는 질문이 나왔습니다. 법무부 홈페이지에 올라온 조직도에 '인사검증관리단'이 없다는 건데요. 그러면서 이 '인사검증관리단'이 법적으로 어떤 기관인지 정확한 용어를 물었습니다.

[최강욱/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법적인 용어를 물었습니다. 정부조직법에 보면 중앙행정기관은 보조기관하고 보좌기관을 둘 수 있어요. (인사정부관리단이) 보조기관이에요, 보좌기관이에요?]

[한동훈/법무부 장관 (어제) : 글쎄, 제가 그 부분은 정확하게 잘 모르는데요. 말씀해 주십시오.]

[최강욱/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몰라요? 본인들이 쓴 보고서에다가 보좌기관이라고 써놔놓고 그걸 몰라요, 지금?]

한 장관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습니다. 결국 신경전으로 번지는 모습이었는데요.

[김남국/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그동안에 해온 관례가 있고요…} 아이고, 어떻게 관례로 인사검증을 합니까? 이렇게 전문성이 없어가지고 인사검증을 하실 수 있겠어요? 내규가 있어야죠. 그럼 어떻게 누구를 대상으로 한다는 거 어떻게 알아요?]

[한동훈/법무부 장관 (어제) : 의뢰받은 것으로 하는 것이고요.]

[김남국/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아니 (인사검증) 의뢰받은 걸로 한다는 게 어딨어요. 여기가 무슨 동네 구멍가게도 아니고.]

[한동훈/법무부 장관 (어제) : 지난 그럼 5년간 구멍가게처럼 해왔다는 말씀이신가요, 그렇지 않지 않습니까?]

처럼회 의원들과 한 장관의 치열한 신경전은 태도 논란에 대한 지적으로도 이어졌습니다.

[최강욱/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답을 알려주면서 뭐 하러 질문을 합니까? 기본적인 것도 아까 물어보니까 자꾸 망설이니까 하는 얘기 아니에요? 법제처, 중앙행정기관 맞습니까? {예, 맞습니다.} 대통령 비서실, 혹은 대통령실은? {그냥 말씀을 해 주십시오.} 맞습니까? {말씀해 주시죠.} 자꾸 그러니까 옛날 검사 시절 버릇이 나와가지고 뭔가 이게 넘겨짚고 다른 생각이 있어서 하는 것처럼 생각하는데 그거 굉장히 안 좋은 직업병입니다.]

두 사람의 뜨거운 신경전, 눈빛만으로도 확인이 가능했는데요. 가만히 서로의 눈을 바라보는 모습. 며칠 전 어느 순간을 떠오르게 했습니다.

한 장관과 눈으로 대화를 나눈 사람, 최강욱 의원이 처음은 아니었죠. 지난 대정부질문에서 전현직 법무부 장관의 맞대결은 단연코 가장 큰 화제가 됐습니다. 첫 질의자로 나섰던 전직 법무부 장관 박범계 의원은 공직자의 인사 검증 업무를 법무부가 맡는다는 건 "꼼수고 법치 농단"이라고 말했습니다.

[박범계/더불어민주당 의원 : 그래서 법무부 직제령에 인사정보관리단장 장관을 보임한다라고 그렇게 끼워넣기 했습니다. 물건을 끼워팔기는 제가 봤어도 법령을 끼워넣기 하는 건 처음 봅니다. 이게 꼼수입니다. 이게 법치 농단이에요.]

[한동훈/법무부 장관 :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박범계/더불어민주당 의원 : 외향은 법치를 띠고 있지만 실제로는 반법치다 이 말입니다.]

[한동훈/법무부 장관 : 저는 거기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지난 대정부 질문에선 다소 격양된 모습의 박 의원과 이에 맞서 조근조근 반박하는 한 장관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는데요. 어제는 조금 달랐습니다. 대정부 질문 이후, 여론 반응을 의식했던 걸까요?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차분하게 말을 이어가던 박범계 의원, 전임 장관으로서 한 장관에게 우려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박범계/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인사검증 권한을 법무부에 준 것은 법치주의 위반임이 분명하고 법무행정이 부실 인사, 또 검증과 사찰은 종이 한 장 차이인데 그 논란으로 커다란 책임과 혼란이 일어날까 두렵습니다. 혹시나 민정수석실 없애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이러한 법적인 헌법적 근거를 벗어나서 인사검증을 준 것은 대통령의 책임에 방패막이가 되려고 하려고 하는 거 아닌가 하는 그런 우려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중간중간 질문의 포인트를 알려줄테니 메모를 해서 답변해달란 말을 덧붙였는데요. 7분여간 혼자서 질의를 이어가던 박 의원, 한 장관이 말을 꺼내자 이를 만류하기도 했습니다.

[박범계/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검찰국장이 이 가져다준 메모에 의해서 법무부 장관이 방금 대답한 헌법과 법률과 시행령이 인사정보관리단의 근거다라고 하는 장관의 답변에 따른 그 근거를…]

[한동훈/법무부 장관 (어제) : 신자용 국장님, 그 메모가 아닙니다.]

[박범계/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알았어요, 알았고. 그렇게 너무 그렇게, 그렇게 저 바로바로 반응하지 마시죠, 아니면 아닌 거니까.]

지난 대정부질문과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시였을까요? 하지만 결국, 한 장관의 답변 태도를 지적하면서 두 사람의 신경전은 다시 불거졌습니다.

[박범계/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제 말을 잘 듣고, 제 말의 그 부분에 대해서만 답을 좀 해보세요.]

[한동훈/법무부 장관 (어제) : 말씀드리고 있지 않습니까.]

[박범계/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한번 그런 버릇을 한번 좀 가져보세요, 좀.]

[한동훈/법무부 장관 (어제) : 제가 충분히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한동훈/법무부 장관 (어제) : 계속 이렇게 반대하시는 이유는 뭔지 저는 정말 궁금합니다.]

법사위 내내 치열했던 한 장관과 민주당 의원들 간의 신경전. 같은 당 기동민 의원은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기동민/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국회에 오셨으니까 많은 의원님들이 불편한 질문하시잖아요, 대정부 질문할 때도 마찬가지고. 국회는 전쟁하러 오신 게 아니에요. 특히 장관님, 전장에 나선 장수, 무사처럼 보일 때가 많습니다.]

[한동훈/법무부 장관 (어제) : 더 주의하겠습니다.]

한편, 처럼회 소속 김용민 의원은 한동훈 장관과 이상민 행안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 법안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당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죠. 그간 어설프게 한 장관을 공격해 존재감만 더 부각시켜주지 않았냐는 겁니다. 오늘의 줌 인 한마디는 이 장면으로 대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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