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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상 내줄테니 농구스타 풀어달라"…미국, 러시아에 죄수 맞교환 제안

입력 2022-07-28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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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러시아에 붙잡혀 있는 자국민들과 미국에서 복역 중인 러시아인 죄수를 서로 교환하자고 제안했습니다. 현지시간 27일 앤서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미국 농구 스타 브리트니 그라이너와 전직 해병 폴 휠런의 석방을 위해 "러시아에 중대한 제안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에 부당하게 구금된 미국인을 송환받기 위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고, 이번 주 블링컨 장관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통화할 때 이 문제가 다뤄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마약 밀반입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미국 농구스타 브리트니 그라이너가 현지시간 27일 러시아 모스크바 힘키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마약 밀반입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미국 농구스타 브리트니 그라이너가 현지시간 27일 러시아 모스크바 힘키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 미국 "자국인 2명, '죽음의 상인'과 맞바꾸자"

러시아에 붙잡힌 브리트니 그라이너는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스타로 올림픽 금메달 2관왕입니다. 오프 시즌에는 러시아팀에서 활동하는데, 지난 2월 러시아로 입국하다 모스크바 공항에서 체포됐습니다. 기내 수하물에서 대마초 추출 오일이 담긴 전자담배 액상 카트리지가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그라이너는 지난 1일부터 러시아에서 마약 밀반입 혐의로 재판을 받는 중입니다. 러시아에서는 마약 밀수를 하다 적발되면 최대 10년의 징역에 처할 수 있는데요. 일단 그라이너 측은 밀반입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의사의 처방을 받아 통증 관리를 위해 쓰던 것이고, 급하게 짐을 싸는 과정에서 가방 안에 어떻게 들어갔는지도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그라이너는 지난 5일 바이든 대통령에게 "평생 여기에 있을까봐 겁난다"며 구조를 요청하는 자필 편지를 보냈습니다.

폴 휠런은 미국 해병 출신의 기업 보안 책임자입니다. 2018년 동료의 결혼식에 참석하려고 모스크바에 갔다가 러시아 정보기관에 간첩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징역 16년형을 받고 현재 수감 중입니다.

■ 바이든 직접 서명한 '위험한' 맞교환, 왜?

러시아의 무기 밀매상 빅토르 부트가 2010년 10월 태국 방콕의 형사 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그는 2008년 방콕에서 미국 마약단속국 요원들에게 붙잡혔고, 2010년 11월 미국으로 압송됐다. (사진=AP 연합뉴스)러시아의 무기 밀매상 빅토르 부트가 2010년 10월 태국 방콕의 형사 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그는 2008년 방콕에서 미국 마약단속국 요원들에게 붙잡혔고, 2010년 11월 미국으로 압송됐다. (사진=AP 연합뉴스)

이날 블링컨 장관이 말한 제안은 그 내용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맞교환할 러시아인은 마약 밀매상 빅토르 부트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에 무기를 대량 판매해 미국인들을 살해하려 한 혐의로 지난 2011년 25년 형을 선고 받았는데요. 아프리카와 남미, 중동 등에 퍼져 있는 국제 테러 단체에 무기를 제공해 '죽음의 상인'으로도 불립니다. 2005년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영화 '로드 오브 워'의 실제 모델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맞교환 제안에 직접 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원래 미국 정부는 죄수 맞교환에 부정적이었는데,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초부터 찬성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최근 구금자 가족들로부터 압박이 거세지고 있고, 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성과가 필요하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러시아 측은 이번 제안에 대해 아직 명확한 답변은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28일 CNN방송은 "이런 포로 교환이 실제로 이뤄지면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맞교환 선례가 생기면, 외국 정부에서 미국인 여행자들을 타깃 삼기 더 쉬워진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부트 같은 인물은 러시아 당국과 가깝고 앞으로 전 세계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CNN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할 무기를 조달하는 데도 유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제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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