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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또 구타 사건 "숨 멎도록 맞고 기절했다가 깨어나"

입력 2022-07-28 14:52 수정 2022-07-28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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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권센터. 〈사진=연합뉴스〉군인권센터. 〈사진=연합뉴스〉
해병대에서 선임병의 장시간 구타로 인해 후임병이 의식을 잃고 병원에 실려 가는 등 가혹행위가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오늘(28일) 시민단체인 군인권센터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22일 해병 2사단 예하 부대에서 A일병이 선임인 B상병에게 구타와 가혹 행위를 당한 뒤 기절해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건이 일어났다”라는 제보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군인센터에 따르면 A일병은 지난 6월 초부터 B상병으로부터 괴롭힘과 폭행에 시달렸습니다. 지난달 19일 초소 근무 중에는 B상병이 A일병에게 완전무장 상태에서 2시간 30분 동안 차렷 자세로 근무하도록 명령했습니다.

센터측은 다른 중대 선임 기수를 외우지 못한다는 이유로 B상병이 A일병을 초소 뒤쪽 CCTV 사각지대로 불러 뺨을 7~8대 때렸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너는 외우지도 못하니까 짐승이다. 개처럼 짖어라”라며 동물 흉내를 강요하고 A일병의 명치를 20~30분가량 폭행했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달 22일에도 초소에서 구타와 괴롭힘을 당한 A일병은 결국 의식을 잃고 쓰러져 민간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5일간 병원에 입원해있다 퇴원한 A일병은 현재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다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대 간부들이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2차 가해'를 저질렀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가해자인 B상병은 다른 부대로 전출됐으나 A일병에게 “널 강하게 키우려고 한 것”이라고 연락을 했습니다. A일병이 퇴원 후에 자대로 복귀하자 소속 대대 주임원사는 “이 정도면 많이 쉬지 않았느냐” “일병 땐 누구나 힘들다” “네 정신력 문제다”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도 전해졌습니다.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은 “인권 침해를 '그럴 수도 있는 일' 정도로 치부하는 그릇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라면서 “가해자를 엄정 수사함은 물론 해병대의 사건 처리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책임자를 엄중 문책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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