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쿠데타 세력'에 빗대면서 정확히는 밝히지 않았던 특정 집단을 구체적으로 지목했습니다. 바로 '경찰대 출신'입니다. 이 장관은 이들의 움직임과 졸업 후의 행보 등을 거론하면서, 정부가 경찰대와 관련된 체제를 바꿀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소수의 경찰대 출신과 다수의 비경찰대 출신을 나누려는 의도냐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임지수 기자입니다.
[기자]
이상민 장관은 거침없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던 '특정 그룹'은 '경찰대 출신'을 말한 거라고 명확히 밝혔습니다.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 언론에 등장하시는 분들은 다 경찰대 출신이더라고요. 특정 출신들이 집단행동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대단히 적절치 않을 것 같다는…]
이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경찰대 출신이 우대받는 체제를 손봐야 한다는 내용을 업무보고했습니다.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 특정 대학을 졸업했단 그 사실만으로 자동적으로 경위로 임관될 수 있다는 그런 것이 불공정한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장관은 최근 꾸준히 경찰대 중심 체제를 고쳐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지난 6월 28일) : 경찰 수뇌부의 95%, 93%인가가 경찰대 출신입니다. 그런 고위직에서 인사를 BH(청와대)와 협의하면 당연히 경찰대 우선으로 (인사가 되겠죠.)]
여당도 경찰대 공세를 지원하고 나섰습니다.
[이채익/국민의힘 의원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 (경찰대 출신은) 전체 경찰의 3%밖에 되지 않습니다. 과연 그분들이 전국 13만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처럼 보여지고 있는데…]
경찰 내부에선 경찰대와 비경찰대 출신을 갈라서 줄 세우기를 시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경기 지역 한 경찰관은 실명을 내걸고 "토론회 추진을 특정 집단 출신의 모의, 쿠데타로 언급하는 것을 보고 이분의 상식이나 생각이 궁금해진다"며 "경찰관으로서 모욕을 느끼게 된다"고 경찰 내부망에 썼습니다.
서울의 또 다른 경찰관은 "소수가 모이면 타겟이 되지만 14만이 뭉치면 두려울 게 없다"고 독려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경찰대와 비경찰대의 해묵은 갈등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 이 장관의 발언이 어떤 영향을 불러올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영상디자인 : 최석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