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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톤 치우지만 5만톤 쌓인다…'바다 쓰레기'의 역습

입력 2022-07-21 20:33 수정 2022-07-21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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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민들이 물고기가 아닌 그물을 낚습니다. 바닷속에 쌓인 폐그물입니다. 생태계를 위협하고, 사고 위험도 있습니다. 해마다 이런 쓰레기가 5만 톤이나 쌓이고 있습니다.

임지수 기자입니다.

[기자]

어스름한 새벽, 조명을 밝힌 어선이 바다로 나갑니다.

항만을 벗어나자 점점 속도를 내는 어선들.

3킬로미터 정도를 달린 뒤 작업을 시작합니다.

통발 갈고리를 물 속으로 내리고 걸리는 것들을 끌어올립니다.

그런데 어민들 목표는 물고기나 수산물이 아니었습니다.

폐그물과 낚싯줄 같은 바닷속 쓰레기입니다.

바다 밑을 살펴봤습니다.

바닥엔 폐그물이 이리저리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알 수 없습니다.

쓰다 버린 통발엔 해초가 자랐습니다.

바닥 곳곳이 이런 쓰레기들로 가득합니다.

잠수사들은 쓰레기가 특히 많은 지점에 부표를 달아 표시를 했습니다.

어선 24척은 어제(20일)부터 부표 근처로 모여 쓰레기를 건져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내일까지 쓰레기 40톤을 꺼낼 예정입니다.

그 사흘 동안 조업은 중단합니다.

[김영백/경동시장 상인회 수석부회장 : 이걸 건져내야지 수산 생물도 살 거 아닙니까. 그래야 우리 작업도 수월해질 거고. 그래서 저희는 매년 하는 겁니다.]

바다 쓰레기는 해양 생물 뿐 아니라 인간에게도 직접적인 위협입니다.

지난해 일어난 선박 사고 1700여 건 가운데 폐어구가 엔진에 감겨 발생한 건 260여 건이었습니다.

[이종락/양양연합통발 회장 : 침적 쓰레기는 널려 있는 것이 아니라 한 군데 뭉쳐 있습니다. 집채만큼 산더미같이 이뤄집니다. 그걸 어떻게 끌어내느냐 그게 문제죠.]

치우는 양보다 쌓이는 속도가 훨씬 빠릅니다.

해마다 3만 톤을 치우지만 5만 톤이 유입됩니다.

우리나라 주변에 쌓인 해안 쓰레기는 11만 톤 정도로 추산되지만 갈수록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바다 쓰레기로 생기는 피해액은 4600억 원 정도.

쓰레기로 사라져가는 생물들의 가치는 돈으로 따지기도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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