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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산' 김한민 감독 "외유내강 박해일, '지장' 이순신에 적역"

입력 2022-07-2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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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산' 김한민 감독 "외유내강 박해일, '지장' 이순신에 적역"
1761만 관객의 신화 '명량' 김한민 감독이 후속작 '한산: 용의 출현' 출정시켰다. 무려 8년의 기다림 끝에 빛을 보게 됐다.

'명량'은 현재까지도 한국 박스오피스 최다 관객수 1위 작품이다. 1000만을 넘기도 힘든 시장에서 1761만의 기록은 한국 영화사에서도 두고 두고 회자될 역사다.

자타공인 이순신에 진심인 김한민 감독은 급기야 '이순신 3부작'을 선언했다. 27일 개봉하는 박해일 주연의 '한산: 용의 출현' 뿐 아니라 김윤석 주연의 '노량: 죽음의 바다'까지 출격 대기 중이다. 김한민 감독의 남다른 이순신을 향한 애정에 '전생에 이순신 장군이 아니었을까'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김한민 감독은 "그러네가 말이다. 나도 왜 이리 끌리는지 모르겠다. 돌이켜 보면 어렸을 때부터 영향을 받았다. 역사도 참 좋아했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서 그는 "물론 '명량' 후속이라는 부담은 크지만, '한산: 용의 출현'을 통해 보시는 분들도 자긍심과 용기, 희망을 얻으셨으면 좋겠다. 마음 같아선 7년의 전쟁을 드라마화도 해보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인터뷰] '한산' 김한민 감독 "외유내강 박해일, '지장' 이순신에 적역"

-'명량'은 역대 박스오피스 1위 작품이다. 후속편 제작부터 부담이 컸을 듯 하다.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 '명량'은 '맨땅에 헤딩'이었다면 '한산'과 '노량'은 차근차근 노력해서 더 엣지있고 의미있는 작품을 만들고자 했다. 사전 시각화 작업이라 해서 '명량' 땐 하지 못했던 콘티의 애니메이션화도 시도 했다. 적어도 70%의 성공률은 있는 거 같다. 해전 장면에선 특히 사전 시각화 작업이 매우 필요했다. '명량'처럼 배를 띄우고 찍는 것도 아니고, 평창 동계 올림픽 스케이트장 4000평 세트장에서 전체 크로마키로 찍었다."

-직접 배를 띄우지 않은 게 기술의 발전도 느끼면서 동시에 아쉬움이 있지는 않았나.
"스태프들 사이에서도 그 문제를 둘러싸고 두개의 파로 나뉘었다(웃음). 그런데 이제 52시간 근무 체제에선 불가능하다. 걷잡을 수 없는 스케줄의 오바와 제작비 등 그런 것들을 감당할 수가 없다. 두편을 연달아 찍어야 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아쉽더라도 사전 시각화 하고 통제된 공간에서 찍어야 한다. 덕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을 피해가는 매우 중요한 상황이 됐다. 보조 출연도 아무나 쓴 게 아니다. 돈을 더 주더라도 고정 출연이 있고 고정 단역이 있고 따로 있었다. 철저하게 관리하면서 찍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날것의 느낌이나 엣지있는 표현을 놓쳤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만족도는 '명량'보다 높다."

-작업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이순신 영화를 왜 또 찍어' 하는 이의제기가 안나오길 바랐다. 3부작을 통해 이순신을 오롯이 더 잘 표현했으면 좋겠다 싶었다. 이순신을 통해 이런 측면이 있구나 하는 부분을 꼭 관객들이 봐줬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으로 시나리오가 좀 걸렸다. '명량' 끝나고 '한산', '노량' 시나리오 나왔는데 상당히 부족하다 생각했고 다시 면밀하고 엣지있게 개발하는데 시간이 걸렸던 거 같다. 그러니 7년이 훅 가버리더라."
[인터뷰] '한산' 김한민 감독 "외유내강 박해일, '지장' 이순신에 적역"

-'한산: 용의 출현'에서는 '지장' 이순신의 모습이 눈에 띈다. 박해일의 캐스팅과도 연결되는 지점일까.
"한산해전을 보면 정말 이순신의 고뇌가 느껴지는 해전이다. 철저한 전략 전술, 완벽한 진법에 대한 완성, 거북선의 운영, 적들을 넓은 바다로 유인해서 선별하는 것 등이다. 그런 이순신이라고 한다면 지략가일 수밖에 없다. 나이대가 젊은 이순신이었고 이런 인물 표현하려면 박해일이라는 배우를 통해서 '지장' 이순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박해일은 외유내강이다. 박배우를 보면 유하게 보이는데 그 안에 강직함이 있다. 이런 부분이 이순신에 적역이라 생각했다. 박해일마저도 처음에는 의아해했다. '내가 어떻게 이순신 하냐' 했을 때 오히려 ''한산'에서의 이순신은 너의 모습이 더 필요해, 더 맞는거 같아'라고 대답했다. 대화를 많이 나눴다."

-'이순신 3부작'은 처음부터 매 작품 다른 이순신을 캐스팅 하려 했던걸까.
"처음부터 정해진 건 아니었다. '명량'을 찍고 나서 최민식 배우가 '이 작품으로 내 역할을 다 한 거 같다'고 하셨다. 그거에 대해 반박할 게 없었다. 역사적 실존 인물인 이순신이라 배우가 바뀌어도 된다고 생각했다. 마블의 아이언맨이 바뀌면 이상하지만 이순신이라는 인물이 정확히 있기 때문에 좀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인물이라면 바뀌어도 관객들이 충분히 받아들일 거 같았다."

-많은 역사적 인물 중 왜 이순신이었나.
"이순신을 달리 표현해야 한다 이런게 아니라 이순신을 깊이 표현하게 조망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했다. 난 평소에도 난중일기를 끼고 산다. 울적할 때 보면 위안이 되고 잠안올 때 봐도 위안이 된다. 어려운 시기에 어렵게 생활하며 쓰신거라 이상하게도 내게 큰 위안이 된다."
[인터뷰] '한산' 김한민 감독 "외유내강 박해일, '지장' 이순신에 적역"

-역대 박스오피스 1위 기록을 깨고 싶은 마음은 없나.
"성적의 부분보다는 '한산'을 보든 '노량'을 보든 관객들이 알 수 없는 위안과 힘을 느끼면 좋겠다. 자긍심이 됐든 유대감이나 연대감이 됐든 용기가 됐든 그런 마음을 느끼는 영화였으면 좋겠다."

-참 이순신에 진심이다.
"거부감이 없다. 어렸을 때 기억이 있다. 고향이 순천이라 근처에 왜성터가 있었다. 충무사에서 본 초상화, 영정사진도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그 때 이순신이라는 캐릭터가 내게 그 순간 강렬하게 자리 잡았다. 처음에 '명량' 한다고 하니 '왜 하느냐. 잘 못 건드리면 후폭풍이 대단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난 두렵지 않았다. 난중일기 속 이순신을 그대로 그리면 될 거 같았다. 나도 내가 왜 이렇게까지 이순신에 빨려 들었는지 생각해 봐야겠다(웃음)."

-소위 '국뽕영화'라는 꼬리표에 대해서는 어떤 견해인가.
"이순신의 매력과 마력,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었다. 그래서 3부작으로 가고 있다. 심지어는 7년 전쟁의 역사를 드라마로 만들고 싶은 지점도 있다. 그게 대중에게 잘 와닿느냐 아닌가의 문제인 거 같다. 흥행을 해보겠다 이런거면 국뽕의 논란이 되겠지만, 진정성 다해서 엣지있게 잘 표현했다 하면 지금처럼 긍정적이고 효율적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

[인터뷰] '한산' 김한민 감독 "외유내강 박해일, '지장' 이순신에 적역"
-'명량'은 개봉 당시 해외에서도 반응이 좋았다. '한산: 용의 출현'의 계획은 어떤가.
"27일에 국내 개봉 하지만 미국, 캐나다 동시 개봉이다. 좋은 현상인거 같다. 최근에 해군 장교들과 프리미어 시사회 했는데 반응이 너무 뜨거웠다. '명량' 때 중, 고등학생이었는데 이제 '한산' 보고 감동하더라. 그런 모습에 나도 감동이었다. 중령께서 이건 다른나라 해군들한테도 너무 보여주고 싶다고 하더라. 이런 전쟁 영화도 없었을 뿐더러 이 해전을 보여주는게 난 너무 설득력 있고 좋았다고 했다. 16세기 말에 이런 해전이 벌어졌다는게 우리는 당연한 역사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정말 특이한 역사다. 때문에 계속 자긍심의 이야기를 드리게 된다."

-'한산: 용의 출현'에서는 거북선이 굉장한 포인트다. 디자인이나 전법은 어떻게 구상했나.
"이것 또한 자료를 섭렵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해전에서 개연성이 있으려면 이랬을 거 같다 하는 걸 추론했다. 디자인이나 모습이 이질적이지 않길 바랐다. 때문에 다양한 거북선의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

-'이순신 3부작'의 마지막인 '노량' 개봉에 대한 계획도 궁금하다.
"빠르면 올해 연말이나 내년 설 연휴 쯤 개봉을 보고 있다. 오래 둘 건 아닌거 같다. 드라마화에 대해서는 워낙 임진왜란 당시 역동적이고 매력적인 인물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런 부분을 조명하고 싶다. 정치 외교사적인 측면에서 드라마를 하고 싶다."

-이 영화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한산해전이라고 하면 적당히 거북선 써서 학익진 해서 승리한 그런 식의 관습적인 승리가 아니라, 저런 노고와 고뇌와 위기감 속에서 벌어질 해전이었구나를 보여드리고 싶다. 관객들이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에 대해서 좀 더 감동이 있고 소중함을 알게 됐으면 좋겠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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