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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정거 차에 놀라 넘어진 아이, 운전자 책임일까?

입력 2022-06-30 14:48 수정 2022-06-3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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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사진=JTBC 캡처〉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사진=JTBC 캡처〉
횡단보도 부근에서 보행자가 급정거한 차에 놀라 넘어지더라도 운전자의 잘못이라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오늘(30일) 대법원 2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의 상고심에서 원심 무죄를 파기하고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에 따르면 2020년 4월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 부근에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A씨는 차량에서 내린 뒤 피해 아동에게 괜찮냐고 물었고 아동은 괜찮다고 한 뒤 현장에서 떠났습니다.

하지만 이후 아동은 부모에게 다리와 무릎 통증을 호소했습니다. 다음 날 병원에서 진료한 결과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검찰은 A씨가 피해 아동을 들이받았고 구호 조치를 하지 않은 뒤 도주했다는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1심은 아동이 사고를 당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도 A씨에게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된다며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2심은 무죄로 봤습니다. A씨는 "횡단보도를 벗어난 곳에서 아동이 갑자기 차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뛰어오는 것을 발견해 급정거했고 그 직후 아동이 차 앞에서 넘어졌다"며 "당시 그런 방식으로 무단횡단을 하는 보행자가 있으리라고는 예측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2심 재판부는 A씨가 운전자로서 주의를 다 했어도 사고를 막지 못했을 수 있다는 점 등을 참작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판결은 대법원에서 한 번 더 뒤집혔습니다. 횡단보도 부근에서 도로를 건너려는 보행자가 흔히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가 주의를 기울였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대법원은 "자동차가 보행자를 직접 충격한 것이 아니고 보행자가 자동차의 급정거에 놀라 도로에 넘어져 상해를 입은 경우라고 해도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과 교통사고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A씨가 횡단보도 부근에서 안전하게 서행했더라면 사고 발생을 충분히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이를 발견한 즉시 안전하게 정차할 수 있도록 속도를 줄여 서행하고 안전하게 운전함으로써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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