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밀착카메라] "너구리를 만나면 도망가라"…서울 도심 '너구리 습격사건'

입력 2022-06-27 20:38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트위터

[앵커]

산책하는 강아지와 사람이냐, 거기에 터 잡고 살아가는 너구리 가족이냐. 어느 한쪽을 막거나 골라야 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각자의 영역을 지켜주면서 함께 살아갈 방법이 뭐가 있을지, 밀착카메라 이상엽 기자와 같이 고민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기자]

몸과 다리에 큰 상처가 났습니다.

닷새 전 주인과 서울 우이천에서 산책을 하다 너구리의 공격을 받은 강아지입니다.

[임소현/피해 견주 : 한 마리가 뛰어오더니 한 번 물리고 도망가니까 다른 너구리가 와서 물더라고요. 도망 다니면서 열 번 정도 물렸고. 처음 봤어요. 동물원에서도 본 적이 없는데.]

직접 가봤습니다.

[이윤환/주민 : (우이천에 자주 오세요?) 네. 올빼미도 있고 백로도 있고요. (혹시 너구리는 본 적 없으세요?) 아직 못 봤어요.]

[유윤님/주민 : 본 적 없어요. 나는 이야기도 못 들었네요. 만나면 무섭겠는데요.]

하지만 길고양이 밥을 챙겨주는 사람들 사이에선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홍기석/주민 : 고양이 밥 주는 곳인데 너구리 때문에 쫓겨 다녀요. 코코야, 너구리 나타나면 싸우지 말고 도망가라. 알았지?]

산책로를 돌아보니 곳곳에서 너구리들이 눈에 띕니다.

몸집이 큰 아빠 너구리와 엄마 너구리, 옆엔 새끼도 보입니다.

풀숲에 숨어 있다 밖으로 나온 겁니다.

길고양이 밥그릇 주위를 어슬렁 맴돌고, 산책로를 가로지르다 취재진을 보고 멈칫하기도 합니다.

[홍기석/주민 : 여덟 마리 태어났는데 잡식성이라서 닥치는 대로 먹어요. 너구리야, 밥 먹자.]

반가운 마음에 사진을 찍기도 하지만,

[복준영/주민 : 가족 단위예요. 새끼 한 마리와 엄마 아빠 이렇게 있어요. 물가 근처에서 먹이 찾으러 돌아다니는 거예요.]

위험한 장면을 봤다는 목격담도 많습니다.

[유영웅/주민 : 허스키 데리고 다니는 여자분이 너구리들이 튀어나와서 강아지를 공격하니까… 강아지를 빼돌려도 안 되는 거야. 남자분들이 달려와서 쫓아냈어요.]

산책을 하다 너구리를 만나면 일단 개를 안고 피하라, 안내도 해놨습니다.

[김슬빈/주민 : 강아지가 풀숲 주변에서 응아를 한 거예요. 너구리가 강아지를 본 거죠. 점점 가까워지니까 제가 바로 안았거든요. (응아는 다 못한 상황인가요?) 다 하고.]

순식간에 벌어지는 일이라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김순정/피해 견주 : 강아지를 물려고 너구리 두 마리가 달려와서… (너구리 봤을 때 어땠어요?) 다리에 힘이 풀렸어요. 만식이(강아지) 오줌 쌌어요. 개를 안고 뛴다는 건 어려웠죠.]

취재 중에도 강아지와 너구리가 서로 달려들 뻔한 상황이 펼쳐집니다.

[최창용/주민 : (강아지도 경계하고 있네요?) 네. 너구리가 야생이라 사나워요. 산책로는 자연적인 환경이 아니잖아요. 도시인데 너구리들은 자연에서 살아야 하고. 부딪히게 되는 거죠.]

너구리는 공격성이 없는 동물로 알려져 있지만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위협적인 행동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강북구청 공원녹지과 : (너구리는) 포획금지 야생동물로 규정이 돼 있어요. (우이천이) 일종의 보금자리일 거 아니에요. 우리가 임의로 옮길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도봉구청 물관리과 : 저희는 긍정적인 거죠. 너구리가 나타나고 환경이 복원되는 중이잖아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계속 검토를 하고 있어요.]

겉보기에 귀엽지만 길들이지 않은 야생동물을 산책로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는 상황은 자칫 위험할 수 있습니다.

너구리가 나타나면 개를 안고 이동하라는 말로는 사람도 반려견도 너구리도 안전하지 못합니다.

밀착카메라 이상엽입니다.

(VJ : 최효일 / 인턴기자 : 김민진)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