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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법에 따른 권리"?…맞불 집회에 시민들만 '열불'

입력 2022-06-15 20:32 수정 2022-06-15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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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현직 대통령 자택 앞에서 각각 집회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계속 이어지는 집회 소리 속에 주민들의 일상은 어떨지, 밀착카메라 이예원 기자가 찾아가 봤습니다.

[기자]

윤석열 대통령 자택 앞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건너편 인도 위에서 집회가 한창 열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옆을 보시면 다른 단체 또한 집회를 하고 있는데요.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큰 소리를 내면서 현장은 지금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는 문 전 대통령 사저 앞 집회에 대한 맞불 집회를 시작했습니다.

[백은종/서울의소리 대표 : 양산에서 벌이고 있는 테러에 준하는 욕설 소음 집회를 중단시켜라!]

그 옆에선 또 다른 단체가 집회를 하고 있습니다.

서로 큰 소리가 오갑니다.

[김상진/신자유연대 대표 : 저 차량은 집어 넣어주고 우리 차량은 못 들어가게 지금 막고 있는 겁니다!]

경찰이 분리해둔 임시 보행로가 혼잡해지고, 펜스를 두고 실랑이도 벌어집니다.

[안 무너지게 할게요. 무너지면 제가 책임질게요. (어떻게 책임지실 거예요? 안쪽으로 들어가세요, 얼른.)]

지나가던 사람들은 놀라서 쳐다봅니다.

[김정자/서울 신림동 : 아니 맨날 지나가는데, 저런 게 없었는데. 오늘은 왜 이렇게 경찰이 쫙 깔렸나 하고.]

맞은편 아크로비스타 집 안에선 창문을 닫아도 집회 소리가 들립니다.

[서울 서초동 주민 : 지금은 반대를 위한 반대밖에 안 되는 거예요. 그냥 무조건 까자는 거밖에 안 되는 거예요.]

단체는 소음 기준을 지키겠다고 했지만, 시민들의 피로감은 쌓이고 있습니다.

[왜 시위를 하냐 이거지 서로. 주민들이 얼마나 불편하냐 이거지.]

매주 비슷한 풍경이 반복되는 곳은 또 있습니다.

1548번째 정기 수요시위가 열리는 바로 앞에서 이를 모욕하는 피켓이 보입니다.

[한미경/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 : 당사자인 일본군위안부 생존자들의 증언이 없었더라면, 전시 성폭력 문제가 주요한 의제가 될 수 있었을까…]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집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몇 걸음 떨어져서 다른 단체도 집회를 하고 있는데요.

두 단체의 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한데 섞이고 있습니다.

노골적인 표현도 버젓이 등장하고, 경찰은 경고 방송을 합니다.

[상대를 비방하거나 자극할 수 있는 표현은 자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정당한 신고를 한 집회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긴 어려워, 경찰은 최근 집시법 악용 사례를 관리하기 위한 연구 용역을 발주했습니다.

또 정치권에선 집회를 두고 특정 장소나 방식을 금지하는 법 개정안도 내놓고 있지만, 자유를 위축시킨다는 지적도 따릅니다.

집회의 장소와 방식, 내용을 두고서도 우리 사회의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의 자유가 본래의 뜻과 의미를 잃지 않도록 많은 고민과 논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밀착카메라 이예원입니다.

(VJ : 김대현 / 인턴기자 : 이동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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