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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번날 강릉 여행 중 심정지 환자 살린 서울 소방관

입력 2022-04-06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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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부소방서 119구조대에 근무하는 최재성 소방사는 휴무를 맞아 지난 2일, 아내와 둘이서 강릉으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완연한 봄기운을 만끽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낸 뒤, 낮 1시쯤 점심을 먹으러 식당에 갔을 때였습니다.

주문한 짬뽕 순두부가 나와 막 한술 뜨던 찰나, 계산대 쪽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숟가락을 내려놓고 가보니 웅성거리는 사람들 사이로 의식을 잃고 바닥에 쓰러진 50대 남성이 보였습니다.
사고가 난 식당 내부 CCTV 영상. 하얀색 동그라미 안으로 최재성 소방사가 쓰러진 남성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는 모습사고가 난 식당 내부 CCTV 영상. 하얀색 동그라미 안으로 최재성 소방사가 쓰러진 남성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는 모습

사람들은 쓰러진 남성이 '급체'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최 소방사는 직감적으로 '심정지' 환자라는 것을 알아차렸고, 곧장 심폐소생술을 시작했습니다.

때마침 같은 식당에 있던 현직 간호사도 합세해 남성의 기도를 확보했습니다.

최 소방사의 온몸은 비처럼 흘러내린 땀으로 흠뻑 젖었습니다.

119구급대가 도착한 뒤에도 심폐소생술은 계속됐습니다.

남성의 심장 박동이 돌아온 뒤에야 10분 넘게 이어진 응급처치는 끝났습니다.
사고가 난 식당 내부 CCTV 캡처. 붉은색 동그라미 안으로 119구급대가 쓰러진 남성을 들것에 싣고 나가는 모습사고가 난 식당 내부 CCTV 캡처. 붉은색 동그라미 안으로 119구급대가 쓰러진 남성을 들것에 싣고 나가는 모습

병원에 옮겨지기 전에 남성은 의식과 호흡을 되찾았습니다.

매우 위험했던 부정맥 탓에 지금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다행히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식당 안에 있던 다른 손님들은 서로 앞다퉈 최 소방사의 밥값을 계산해줬습니다.

각자가 느낀 고마움과 뿌듯함의 표시였습니다.

사고가 났던 식당 주인은 JTBC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심폐소생술을 정말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내 가족이 됐든, 누가 됐든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서울 중부소방서 119구조대 최재성 소방사서울 중부소방서 119구조대 최재성 소방사

한편, 쓰러졌던 남성의 아내는 강릉소방서 누리집에도 감사의 글을 올렸습니다.

병원으로 가는 구급차 안에서 남편이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구토까지 했는데, 구급대원들이 언짢은 내색 하나 없이 침착하게 처리해줬다고 적었습니다.

그러자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구급대원은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감사의 댓글을 남겼습니다.
강릉소방서 누리집 '칭찬합시다' 코너에 환자 아내가 올린 글과 현장 출동 구급대원이 남긴 답글 캡처강릉소방서 누리집 '칭찬합시다' 코너에 환자 아내가 올린 글과 현장 출동 구급대원이 남긴 답글 캡처

하마터면 누군가의 불행으로 끝날 뻔했던 순간이, 최 소방사를 비롯한 많은 이들의 활약 덕에 행복한 결말로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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